유권자 “뭘 보고 투표하나”…후보자 “어떻게 선거운동하나”
묻지 마 선거, 최악의 투표율 불 보듯…정당 이름마저 비슷 ‘헷갈려’
농어촌 어르신 답답…21개 정당, 35개 정당 비례대표 후보
비례대표 투표용지 역사상 가장 긴 48.1cm

[무안신문=박금남 기자] 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고 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어느 때보다도 조용하다. 유권자는 후보를 따져볼 여유가 없고, 후보자는 자신을 알릴 방법이 없다.

현 정부 중간 평가, 야당 심판, 대선 전초전 성격까지 더해져 후보들은 총력전을 펴고 있지만 유권자는 뭐가 뭔지 잘 모르겠다는 입장이다. 여기에는 일상을 멈추게 한 코로나19 사태가 총선의 모든 것을 압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묻지 마 선거, 최악의 투표율이 걱정된다.

선거연령이 만 18세로 낮춰졌고,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됐는데 무슨 의미인지 따져볼 겨를도 없다. 여야 정당의 공약은 물론 후보들의 역량을 검증하는 데도 어려움이 많다.

후보들은 인파가 몰리는 곳이 전략적 요충지인데, 각종 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마땅히 갈 곳이 없다. 장례식장도 예전에는 중요한 곳이었지만 요즘에는 가기가 꺼려진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유권자와의 악수나 포옹도 할 수 없고, 명함 전달도 어렵고, 마스크까지 쓰다 보니 얼굴 알리기에 나서야 하는 후보들로서는 답답하고 조급하기만 하다. 그나마 사람이 몰리는 오일장은 유권자와 대면할 기회가 주어져 빠질 수 없는 유일한 곳이다.

때문에 후보들은 전통적 방식의 선거운동은 출퇴근 시간 인사에 중점을 두고 있다.

문제는 이번 선거가 농어촌 어르신들에게는 역대 최고 복잡하고 어려운 선거라는 점이다.

4·15 총선 후보 등록 마감 결과 21개 정당, 35개 정당비례대표 후보가 등록, 투표용지에 실릴 주요 정당 및 지역구 후보자 기호가 정해졌다. 그러나 뭐가 뭔지 알 수도 없고 유권자들이 투표소에서 받아 볼 비례대표 후보 투표용지는 총선 역사상 가장 긴 48.1cm다. 정책은 물론 정체성도 제대로 파악할 수 없고 이름마저 서로 엇비슷한 정당들이 생겨나면서 유권자들이 어느 때보다 선택에 혼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역구 후보자의 공통기호는 의석수 기준으로 민주당 1번, 통합당 2번, 민생당 3번, 미래한국당 4번, 더불어시민당 5번, 정의당 6번 등으로 6개 정당이 전국 통일 기호를 받았다.

문제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처음 적용되는 이번 총선에서 원내1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은 5번, 2당인 미래통합당의 비례대표 정당인 미래한국당은 4번이다. 비례대표 선출을 위한 정당투표에서도 1∼6번까지 기호는 지역구와 동일하지만, 민주당과 통합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내지 않기 때문에 투표용지에는 3번 민생당, 4번 미래한국당, 5번 더불어시민당, 6번 정의당 순으로 자리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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