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신문]

▲박수양(무안군선거관리위원회 홍보주무관)
▲박수양(무안군선거관리위원회 홍보주무관)

사회 각 분야에서 변화가 가속화되고 첨단 지식과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쏟아지는 요즘, 우리 사회의 열쇳말은 창조·혁신·개혁인 것 같다. 기존 지식이나 기술을 단순히 습득하고 그대로 적용하는 차원을 넘어서서 기존 지식을 결합하거나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것은 이제 생존의 필수조건이다.

한때 20억 달러 적자에 파산 위기에 놓였던 애플(apple)은 ‘아이튠즈’라는 온라인 음악 사이트를 통해 쉽게 음악을 내려받고 자로 재생하도록 한 앰피3 플레이어 아이팟을 개발해, 지구촌 젊은이들을 열광시켰으며, 다른 검색 엔진이 수익 확장을 위해 백화점식 사업을 할 때 ‘구글’은 불필요한 띠광고와 링크를 과감하게 없앴다. 이들의 공통점은 기존 생각의 틀을 버리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함으로써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했다는 것이다. 이제 변화하지 않는 조직은 생존하기 어렵다. 이런 변화와 개혁의 걸림돌은 무엇일까? 바로 의식하지 못한 채 만들어진 습관적 사고요. 습관적 행동이다.

그러나 문제는 나쁜 습관이다. 나도 모르게 슬그머니 찾아와, 이미 가지고 있는 능력을 잠재워 버리고 변화를 두려워하게 만들어 버린다. 또한, 외부에서 새로운 자극이 주어지지 않으면, 습관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다.

2020년 1월 14일 공직선거법이 개정되어 2020년 4월 15일(수) 실시하는 제21대 국회의원선거부터 만 18세(2002. 4. 16. 이전 출생자)로 선거권 연령이 확대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만 18세 선거권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학생들은 제대로 된 판단을 할 수 없다고, 교실이 정치화될 것이라고 말이다. 이것 또한 습관의 관성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어른들의 굳어버린 관념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스쳤다.

우리는 법으로 정해놓은 기준에 따라 책임과 권리가 생기고 어른이 된다고 믿는다. 실제로는 우리 모두 언제 진짜 어른이 되는지 모른다. 그저 만 19세는 되어야만 이성적인 사고를 할 수 있다고 규정짓고 믿고자 하는 것은 습관의 관성 아닌가?

대다수의 학생들은 입시경쟁 등으로 어른들이 정한 미래에 따라 수동적인 사고와 판단을 하기를 강요받고 있다. 이제까지 이것은 학생들 스스로 선택한 것이 아닌 자연스러운 것이고 당연한 것이었다. 학생들은 그동안 정치나 민주시민에 대한 교육을 물론 정치에 대한 관심조차 금기시되었다.

하지만 만 18세 선거권 부여가 학생들에게 정치를 하라는 것이 아니라 민주시민으로서 자신의 견해를 나타내고 상대방의 입장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 학생들에게 선거와 정치에 대한 교육이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다. 교복 유권자가 생기면서 정치 및 토론 교육이 활성화되면 자신의 권리에 대해 인식하고 본인의 생각과 의견을 표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에 따라 사회분위기도 청소년들이 정치에 절망하지 않고 어른들에게 질문하고 사회문제에 대해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고 젊은 세대에서의 정치혐오도 또 다른 정치참여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이번 만 18세 유권자의 첫 투표를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한 변화의 시작이라고 생각해보는 것이 어떨까.

처음 구두를 사서 신으면 기분이 좋은 것도 잠시 발이 아파온다. 하지만 두 번, 세 번 신고 굳은살이 생기면 처음보단 덜 예쁘지만 진짜 내신발이 되듯 첫 변화들은 힘들 수도 있지만 조금 더 견디고 지켜봐 주고 신경 써준다면 훨씬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낼 것이다. 더 나은 내일,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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