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2일→3월9일→3월23일→4월6일 3차례
중간고사 못 칠 듯…3차 개학연기에 학사일정 전면조정 불가피
‘수능 연기’는 “코로나19 상황 보며 4월까지 검토”
수업시수 그대로라 ‘하루 수업량’ 증가

[무안신문=김수지 기자]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사상 첫 4월 개학이 현실화됐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23일 유치원과 초·중·고교 개학이 사실상 불가하다고 판단, 지난 17일 4월6일로 2주간 추가 연기했다. 어린이집도 4월6일로 휴원 연장한다. 이로써 정부는 개학일인 3월2일에서 9일, 23일, 4월6일 등 총 3차례에 걸쳐 약 5주간 개학을 연기했다.

교육부는 코로나19 진행 상황을 예의주시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의 협의를 거쳐 개학 시기와 방식 등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며 운영해나갈 예정이다.

개학이 늦어지면서 총 25일만큼의 수업일이 휴업일로 바뀐다. 휴업일이 15일을 넘어서게 됨에 따라 이제부터는 학교장이 재량으로 연간 수업일수를 법정 최소치(유치원 180일·초중고 190일)의 10% 범위에서 감축할 수 있다.

수업일수에 비례한 수업시수(이수단위) 감축도 허용됐다. 고교생의 경우 3년간 총 204단위(1단위는 50분짜리 수업 17회)를 이수해야 졸업할 수 있어 연간 68단위의 수업을 듣는다. 이러한 이수단위는 줄지 않은 상태에서 수업일수가 줄면 하루에 들어야 하는 수업량이 증가해 그간 수업일수와 이수단위를 함께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장기간 고교 개학 연기 등을 감안해 실현 가능한 여러 대입 일정 변경안도 검토 중이다.

◆ 대학입시=교육부는 3차 개학 연기를 발표하면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등 올해 대학입시 일정을 전반적으로 순연할지는 4월께 결정하겠다며 보류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언제 종식될지 아직은 가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만에 하나 코로나19 지역 감염이 계속 일어나면 개학을 4차 연기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올해 대입 수시모집은 9월 7∼11일 원서 접수를 시작하기로 예정돼 있다. 11월 19일로 예정된 2021학년도 수능의 연기 여부도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종식되느냐에 달려 있다.

대학 수시모집 일정을 확정하려면 학교가 고3 1학기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작성을 마감할 날짜가 확정돼야 한다. 그런데 4차 개학 연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 학생부 마감일도 불투명해질 수밖에 없다.

교육부는 코로나19 확산 추이를 지켜보면서 학생부 마감일과 수시모집 일정만 조정할지, 수능과 정시모집 일정까지 조정할지, 6월·9월 모의평가는 어떻게 할지 등을 더 고민하겠다는 입장이다.

수능은 1993년(1994학년도) 도입된 이래 세 차례 연기된 바 있다. 부산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공동체(APEC) 정상회의가 열린 2005년, 서울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이 열린 2010년, 포항 지진이 발생한 2017년에 수능이 연기됐다.

◆ 중간고사=중고교는 4월 초 개학 시 1학기 중간고사를 치르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보통 중고교들은 휴일이 많은 5월이 시작되기 전 4월 말에 중간고사를 실시한 뒤 7월 초 기말고사를 보고 7월 15일 전후로 여름방학에 들어간다.

1학기 학생부 마감일은 매년 8월 31일이다. 그러나 개학이 4월 6일로 연기되면서 원래 4월 말∼5월 초인 중간고사는 5월 중순∼5월 말로 밀리거나 수행평가로 대체 또는 아예 생략되고, 보통 7월 초인 기말고사는 7월 중순∼7월 말로 밀릴 상황이다.

통상 ‘중간’과 ‘기말’로 나뉘어 한 학기에 두 번 치르는 정기고사를 한 번밖에 치르지 못할 것으로 보여 대학입시를 앞둔 수험생이 특히 큰 부담을 안게 됐다.

실수업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중간고사를 안 치르는 게 낫다. 사실 중간고사를 치르지 않아도 법적으로 문제는 없다.

그러나 지필평가를 한 학기에 한 번만 실시하면 시험을 잘 보지 못했을 때 학생들의 부담이 커서 관행적으로 두 차례 실시해 중간고사를 망쳐도 기말고사를 잘 봐서 학기 성적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해 왔다.

대학 수시모집에는 고교 3학년 1학기까지 내신성적이 반영된다. 대학이 수시에서 고교 내신성적을 학년별로 차등해 반영하는 경우 통상 고3 성적을 가장 많이 반영한다.

이같은 사정 때문에 학교들에도 고3 1학기 중간고사를 생략하고 지필평가를 한 번만 치는 것은 큰 부담이 된다.

◆ 여름방학=개학 연기로 여름방학이 2주 정도로 짧아질 가능성이 크다.

개학이 워낙 늦어 학교들이 방학을 줄이지 않고는 정해진 교육과정을 이행하기 위한 수업일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여름방학은 보통 7월 중순∼8월 중순 4주 정도였는데, 올해는 대다수 학교 여름방학이 7월 중하순 또는 8월 초·중순 2주 정도로 줄어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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