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군, 지난해까지 9억 들여 178개소에 469개 설치
농촌 고령화 이용률 낮고 외면…설치 후 관리 안 돼 사고위험
녹슬고 고철화 흉물 전락, 이용률 낮은 마을 철거 필요

[무안신문=박금남 기자]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건강증진을 위해 무안군이 공원이나 산책로, 마을회관 등에 설치한 동네 체육시설 상당수가 실효성보다는 방치로 인한 안전사고 위험과 흉물로 전락하고 있다. 따라서 전수조사를 거쳐 이용률이 낮고 방치된 곳은 철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는 설치 취지와는 달리 고령화된 농촌 실정에서 운동기구 이용률이 떨어지고 관리조차 안 되고 있는가 하면, 겨울철에는 아예 이용자가 없어 녹슬고, 고장난 채 방치돼 사고 위험은 물론 운동기구 주변에는 잡풀까지 무성해 흉물로 전락한 곳이 많다.

야외운동설치 사업은 농촌마을 주민들의 쾌적한 삶과 건강한 생활을 위해 전남도가 지자체와 함께 추진, 2015년부터 실외운동기구 설치를 희망한 마을별로 설치해 주었다.

무안군은 지난해까지 마을단위 실외운동기구 및 소규모 체육시설 설치 사업을 추진했고 올해부터 중단했다. 대신 기존 설치된 운동기구는 수리 보수를 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올해도 지난 2일부터 13일까지 일제점검을 실시해 3월16일부터 31일까지 보수대상 시설물에 대해 수리·수선한다.

문제는 이 같은 수리·수선이 매년 이어질 수밖에 없어 장기적 차원에서 이용률이 낮아 마을에 방치된 운동기구는 철거하는 것이 예산절감에 효과가 있다는 지적이다.

무안군은 2015년 2개소를 시작으로 2016년 75개소, 2017년 30개소, 2018년 42개소, 2019년 29개소 등 지난해까지 총 178개소 마을에 469종의 운동기구를 설치했다. 예산은 9억여원이 투자됐다. 이 밖에도 소규모 체육시설로 9개 읍면 22개소가 설치돼 있다.

운동기구는 하늘걷기, 달리기, 허리돌리기, 온몸돌리기, 앉아당기기, 앉아밀어주기, 자전거, 거꾸로매달리기, 파도타기, 활차머신, 복근기르기, 관절운동, 원그리기, 다리뻗치기, 등허리지압기 등 마을에서 원하는 형태로 2∼3대에 한해 설치해 줬다.

하지만 몇 년이 지난 지금 마을에 설치된 운동기구 중 상당수 마을 운동기구가 이용률이 없고 관리가 안 되고 있다. 운동기구 대부분 마을회관 앞이나 산책로, 공원 등 야외에 설치돼 있어 비바람에 퇴색 및 녹이 슬고, 고장 난 곳이 많다. 여기에 일부 마을에 설치된 운동기구는 허리돌리기, 다리뻗치기, 복근기르기 등 고령자들 이용이 어려운 운동기구 설치로 이용률을 떨어뜨리고 있다.

여기에는 “다른 마을에는 설치돼 있는데 우리 마을에는 없다”는 마을 주민과 이장들의 경쟁도 한몫 거들고 있다.

따라서 무안군의 매년 수리비가 투입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고, 수리를 위해 요청하는 마을들도 없다는 점으로 견주어 볼 때 사실상 방치로 이어지고 있음을 반증하고 있다.

무안군 관계자는 “사실상 방치되어 있는 운동기구라도 마을에서 철거에는 반대하는 실정이어서 철거는 어려운 실정이다”면서 “운동기구 설치사업은 지난해로 사업이 끝났고, 다만 남악과 무안읍 등 이용률이 높은 곳은 운동기구 설치를 늘려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운동기구는 군민의 안전과 직결되고 군의 재산관리와 예산절약을 위해 적정장소 설치, 사후관리 규정수립을 통해 피해를 미리 방지하는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운동기구가 설치 마을에서는 관리 책임도 따르는 시민의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무안은 도농복합의 특성을 살려 이용률이 높은 남악지역과 읍면 소재지에는 운동기구 설치를 늘리고, 그 밖의 9개 읍면 농촌 마을에는 고령화를 감안해 운동기구 대신 경로당에 의료기구 설치로 사업비를 전환 지원해 주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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