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같은 시기 대비 중만생 엽수 3장 많아
농식품부, “풍년역설 재연될라” 주산지 실측조사 앞당겨 선제적 수급관리

[무안신문=박금남 기자] 포근한 겨울 날씨 탓에 중만생종 양파가 한 달이나 빨리 자라면서 수확시기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월13일 무안·해남지역의 양파·마늘·배추 산지 동향을 파악한 결과 중만생종 양파의 초장(식물의 키)이 40㎝에 달하고, 엽수(이파리수)는 8장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이맘때는 22㎝와 5장이었다.

조생종 양파 역시 초장이 비가림 재배의 경우 70㎝, 노지는 60㎝로 지난해보다 각각 5㎝, 10㎝ 더 길었다. 엽수는 비가림이 지난해와 같았지만 노지는 1장 더 많았다. 이 수준은 평년보다 한 달가량 빨리 자란 상태다. 앞으로 심한 꽃샘추위 등 날씨 변수만 없다면 수확시기도 10~20일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생육상태가 이처럼 좋은 것은 올겨울 기온이 유례없이 포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난해 양파·마늘 수급관리 실패로 곤혹을 치룬 농식품부가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양파의 경우 재배면적이 전년보다 18%나 줄었지만 기상 호조에 생산량은 역대 최고치를 찍어 값 폭락 등 곤욕을 치렀다.

통계청이 지난해 12월27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산 양파 재배면적은 1만6,209~1만8,318㏊로 19년산(2만1,777㏊)보다 15.9~25.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수치만 보면 공급과잉 우려가 적다. 하지만 구 비대기인 4~5월까지 날씨가 계속 좋으면 지난해와 같은 ‘풍년의 역설’이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극도의 소비위축에 따른 수요감소로 수급이 크게 요동칠 수 있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지난 2월17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을 통해 전국 주산지를 대상으로 양파·마늘 생육동향 실측조사에 들어갔다. 구 비대기도 아닌 2월 중순에 생육상태를 조사하는 건 처음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봄철 날씨는 들쭉날쭉하기 때문에 현재의 생육상태가 수확 때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면서도 “보름 후면 나올 농경연 실측조사 결과를 토대로 선제적인 수급관리대책을 세워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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