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만나는 군상들

[무안신문]

이재광 (환경농업팀장)

「A업체는 인터넷으로 보건용 마스크 105만개를 현금 14억 원에 판매하겠다고 광고해 구매자를 고속도로 휴게소로 유인한 후 보관창고로 데려가 판매하는 수법으로 정부의 단속을 피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B업체는 온라인 마켓으로 보건용 마스크를 판매하면서 1월31일~2월6일 재고가 충분히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품절’로 표시했다. 확인결과, 실제 창고에는 39만개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었다.」

사람 욕심의 끝은 어디까지일까? 재물이 그렇게도 좋은 것이라면 그것을 취하는 방법도 정당해야 하지 않을까? 코로나19 재난 상황에 국민들의 불안 심리를 이용한 마스크와 손세정제에 대한 매점매석을 비롯해 국민 안전을 볼모로 이윤을 남기고 시장을 교란하려 드는 행위에 대해서는 좀 더 강력한 처벌이 뒤따라야 하지 않을까?

경찰청과 관세청이 나서고, 식품의약처가 나섰다. 글쎄다. 이번 기회에 이런 일그러진 군상들에 대해서는 뿌리를 뽑아야 차후 유사한 사태가 또 발생할 경우 꼴사나운 작태를 더 이상은 안볼 테니 말이다.

비단 사재기를 통해 폭리를 취하려는 짓만이 문제가 아니다. 지하철역이나 관공서 출입구에 비치해 놓은 마스크와 손세정제를 싹쓸이해간 군상들에 대해서도 대 짚어 볼 일이다. 오죽했으면 세정제 용기 바닥에 접착제를 발라 고정을 시킬 생각을 했을까? 그래, 내 것이 소중하면 남의 것도 소중하고 다 같이 살아남겠다는 생각은 하지 못할까?

어디 이뿐인가? 가짜뉴스를 퍼뜨리고 개인정보가 그대로 드러난 공문서가 SNS를 통해 여과 없이 퍼져가는 것은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까? 물론, 필자 역시도 16번째 확진 환자가 광주에서 발생하였을 때 비슷한 시간에 지인으로부터 받았다. 조심하라는 취지에서 보내 줬겠지만, 개인 신상정보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 불안 심리에 편승 휩싸이지 말라는 얘기를 해줬는데 그래도 이 정도는 약과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하철에서 코로나 확진환자 흉내를 내며 경찰을 조롱하고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불안감을 조장하던 유류버는 무엇인가? 속된 말로 내 자식이 그런 철딱서니 없는 짓을 했다면 나는 어떻게 했을까? 모르긴 몰라도 귀방매기가 무사하지 않았을 것이다.

공자님 말씀을 인용해 전자에 언급했듯 어려움을 겪어봐야 그 사람의 진가를 알 수 있다. 또 그러면서 우리는 수많은 군상들을 접한다. 물론, 그런 부류들만이 2020년 2월 이 땅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위치에서 묵묵히 본분을 다하고 있는 공직자들이 있고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있다. 재난안전 대책본부 상황실을 지키는 일이 신경이 쓰였던지 몇 날 며칠 동안 부르튼 입술이 아물지 않은 공무원도 보았고, 감염병으로부터 건강한 국민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24시간 365일 대응 하느라 수척해진 채 브리핑을 하는 공무원도 보았다. 어디 그뿐인가? 우한교민을 집단시설로 운송하기 위해 3차례나 자원해준 경찰관들도 봤다.

중앙부처에 근무하는 공직자뿐 만이 아니다. 주변을 둘러보게 된다. 국제공항이 소재하다 보니 인근의 다른 지자체들에 비해 고충이 더할 수밖에 없다. 보건소 앞에 몽골 텐트로 선별진료소가 허접하게 설치되는가 싶더니 조립식 컨테이너로 교체되는 것을 봤다. 그래, 국제공항이 있는 도청소재지 지자체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렇게 움직이기까지는 군정을 이끄는 지자체장의 마인드가 반영되었을 것이다.

코로나는 참으로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아니 성한 곳이 없다. 화훼농가들이 그렇고 식당들이 그렇고, 행사와 모임이 없으니 축산물 소비가 줄고, 덩달아 상추와 깻잎, 대파를 비롯한 채소류의 소비도 줄었다. 또, 시장 격리(隔離)라는 이름으로 대파 밭이 갈아엎어지고 있다.

하지만, 삼라만상에 무한한 것은 없다. 시작이 있으면 반드시 끝도 있다. 코로나19 가 제아무리 기승을 부려도 날이 풀리고 봄이 오면 진정 국면에 접어들 것이다. 잘 버텨보자. 코로나19 덕에 꽃을 사들고 퇴근을 하게 되고, 또 하꼬방(판잣집)같은 자취방에 엉성하게 꽂아 놓은 꽃을 보면서 지금 이 시각 감염병 종식을 위해 고생하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감사와 격려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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