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박금남

[무안신문]

발행인 박금남
발행인 박금남

기해년 끝자락에서 되돌아본 한 해는 국민을 충격과 슬픔에 휩싸이게 하거나 분노로 몰아넣는 사건·사고가 유난히 많았습니다.

국회는 12월 마지막까지 싸움질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국민은 없고 밥그릇 싸움질은 국회의원 상호 간에 위아래도 없는 막말이 난무했고, 이해하려 해도 이해가 안 되는 식물국회 그 자체였습니다. 국민들의 국회의원은 없는데 끄떡하면 그들은 국민을 아전인수격으로 끌어들여 마치 국민을 위한 양 치장했습니다. 누군가 막장국회를 가르켜 직업없이 살던 비전문가들이 전문가처럼 행세하려다 보니 막말 난투극이 난무한다고 정의했습니다. 그래서 조금은 이해가 됐습니다.

또한 기해년 한해는 유난히 눈과 귀를 의심께 하는 살인 방화도 많았습니다. 이들은 살인을 저지르고도 반성이 없는 점이 공통점입니다. 설상가상 유튜브 전성시대를 맞아 가짜뉴스도 판을 쳐 혼돈의 한 해였습니다.

언제부턴가 우리사회는 상식이 사라졌습니다. 관습으로 행해왔던 정이 법의 틀에 끼워져 삭막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사람간의 관계는 불신이 자리하게 됐고, 전화마저 녹음하는 상황이라 의사소통도 자유롭지 못한 사회가 우리 현실입니다.

요즘 죽지 못해 버티며 살아가고 있다는 사람들이 주변에 참 많습니다. 줄곧 불안과 우울, 공황장애, 대인기피증 등에 시달린다고 하소연입니다. 평범한 삶 자체가 무너졌습니다.

신뢰가 무너지고 상호 간 오가는 정이 끊기면서 이 같은 현상은 갈수록 짙어지는 모양입니다.

최근 어느 설문조사에서 봤습니다. 농촌이 위급시에 부탁할 이웃이 없고 돈을 빌리려 해도 도시보다 더 없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우리사회가 ‘함께’ ‘더불어’라는 공동체 말이 낯설게만 들리면서 각박해져 감을 느낌이다.

새해 경자년이 왔습니다. 세월은 구를수록 후회의 덩어리만 커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에게는 어제와 오늘이 별반 달라진 게 없는데 사람들은 새해라고 부산을 떱니다. 아마도 힘들었던 지난 세월보다는 올 해가 더 낳지 않을까 하는 기대 때문일 겁니다.

문제는 새해도 희망을 노래하기에는 여건이 시원찮다고들 합니다. 경기침체는 생존경쟁으로 사람간 장막을 치고 있습니다. 여기에 4월 총선을 앞두고 벌써 선거 이야기로 부지런을 떠는 기득권은 또 다시 군민간 갈등을 불러 올 것으로 보입니다. 기득권 유지에만 관심 있는 그들은 민초들이 끌고 가는 세상에서 거짓을 팔아 실속만 챙기곤 합니다.

무엇보다 올해는 광주 군공항 예비후보지 선정을 두고 새해벽두부터 시끄러울 전망입니다. 군공항 이전 찬반은 무안이 잘살고 못살고를 떠나 전투기 소음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따져 보면 됩니다. 왜 그들이 군고항 이전을 추진하려 하는지 속내를 보면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무안군민들의 역량을 모은다면 무안의 미래가 어두운 것만도 아닙니다. 무안공항은 이용객 90만을 돌파하면서 올해는 120만 이용객이 될 거라는 전망입니다. 여기에 공항 주변에 무안항공특화산업단지가 올해 말부터 시작되고, 무안공항을 경유하는 호남고속철도 역시 2025년 완공에서 2년은 더 빨라 질것이라고 합니다.

이들 사업들은 우리 무안의 미래 신성장산업으로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여 기대가 큽니다. 힘들고 어렵지만 서로 역량을 모아야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올해도 ‘역지사지’를 생각하며 살아보려고 합니다. 하지만 어설픈 공감은 상대에게 고통과 상처만 줍니다. 공감은 타인의 삶이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면서 함께 느낄 때 가능합니다.

새해는 다름을 인정하는 한해가 됐으면 싶습니다. 우리는 생각이 다르면 편을 가르고 단절의 벽을 쌓습니다. 이때 개인이 집단에 속하면 다수의 의사에 편승하여 단순무식해지는 경향이 커지고, 잘못 유통된 지식과 정보가 더해지면 20대 막장국회와 흡사해 집니다.

새해는 상대방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함께’ ‘더불어’라는 상황의 힘이 되도록 노력해 갔으면 합니다. 새해 건강하고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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