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장에 잠자는 돈 2,243억…군수 부재, 정부 교부금 증가, 적극 투자 미흡 원인
2019년 결산 1,100억 줄 듯…재정 안정화 기금 700억, 무안군신청사건립 400억 적립
관례적인 재정 운용 ‘답습’…무안군 미래 성장동력 사업에 적극 행정 필요

[무안신문=박금남 기자] 무안군이 지난해 사용하지 않고 올해 넘어온 ‘순세계잉여금’이 무려 2,243억원이나 됐다. 이 돈은 올해 본예산에 반영되지 않은 사용처가 없는 예산으로 통장에서 잠자고 있는 돈이어서 무안군의 적극적인 예산 편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순세계잉여금은 세입에서 세출을 뺀 것으로 지자체가 예산을 배정했으나 회계연도 안에 다 쓰지 못한 돈을 의미한다. 순세계잉여금에서 다음 해로 이월되지도, 보조금으로 반환되지도 못하고 순수하게 남은 금액을 순세계잉여금이라 한다. 때문에 순세계잉여금은 지자체가 필요한 경우 본예산이나 추경 등을 통해 예산에 반영하여 예산 활용을 원활하게 하는 윤활제 역할을 한다.

무안군에 따르면 2019년 회계연도로 넘어온 순세계잉여금이 2,242억8천1백만원이다.

이 돈은 2019년 본예산 4천851억원에 포함되지 않고 무안군 통장에 보관돼 있다. 본예산의 48.5%에 해당한다. 천문학적인 순세계잉여금이 많이 남는다는 것은 그만큼 예산집행이 매끄럽지 못했고 무안군이 적극 행정을 하지 않는다는 방증이다.

순세계잉여금 증가는 세입 과소 추계가 근본 원인이다. 이는 초과 세수에 다른 불가피한 상황보다는 기존 순세계잉여금을 차년도 세입에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세출 측면에서 불용금액, 특히 연례적 이월금액이 증가했다. 통상 지자체들은 정부 권장에 따라 순세계잉여금을 전체 예산의 10% 정도 보유하고 있다. 이렇게 볼 때 내년도 예산대비 무안군은 최대 500억 정도다.

무안군이 순세계잉여금이 쌓인 데는 지방채(480억)를 모두 갚은 2014년 이후 시작으로 2017년부터다. 정부 교부금이 매년 300∼400억원 증가 지원한 데다 도 교부금 역시 지방세가 많이 걷히면서 지원금이 많았던 것도 한몫했다. 여기에 무안군의 굵직한 대형사업들도 대부분 종료돼 예산 반영이 없었고, 2016년 김철주 전 군수 구속으로 인해 2년 가깝게 군수 공백을 겪으면서 신규사업을 만들지 못한 이유 등이 크다.

실제로 무안군 순세계잉여금 결산분을 보면 2016년 841억, 2017년 1천52억으로 증가했다가 2018년 1천740억으로 690여억원이 증가했고, 2019년 2천242억으로 500억원이 증가했다. 군수 공백 기간인 2017년에서 2018년 사이에 700여억원이 증가한 게 가장 크다.(표참조)

이에 따라 무안군은 올해 순세계잉여금 줄이기에 나섰다.

지난 3월, 1차 추경에서 700억원을 재정안정화 기금으로 이미 적립했다. 재정안정화기금은 필요하면 일반 특별회계에서 언제든지 쓸 수 있는 예산이다. 또한, 올해 12월 정리추경에서 400억원을 무안군신청사건립비로 적립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2019년 순세계잉여금 결산에서 절반인 1,100억원이 적립돼 1천143여억원으로 줄게 된다.

무안군관계자는 남은 1천143여억원 순세계잉여금 역시 2021년부터 관내 대형사업들이 줄줄이 시작돼 매칭 사업비로 투자될 경우 2022년께는 순세계잉여금이 예산대비 10%(500∼600억)로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내년 추경에는 오룡지구 청사 부지 매입도 계획돼 있다.

정부는 순세계잉여금이 많은 지자체에 대해 2019년 결산부터 페널티를 준다는 계획이다.

한편 지난 4일 나라살림연구소가 전국 243개 기초·광역자치단체 결산서를 전수조사해 분석한 결과 2018년 결산 기준 지자체가 세금을 쓰고 남은 돈이 최근 5년간 90% 넘게 급증해 지난해 69조원에 달했다. 전남도와 22개 시·군이 지난해 쓰지 못한 잉여금도 5조4천억원에 이른다. 잉여금 가운데 이월금과 보조금 집행 잔액을 제거한 순세계잉여금은 2조6천490억원(본청 2천840억, 기초지자체 2조3천650억)이다.

나라살림연구소에 따르면 순세계잉여금 비율이 높은 지자체는 과천시(82.1%), 안산시(56.7%), 시흥시(52.4%), 서울 강남구(51.9%), 무안군(51.8%)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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