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식기 하루 활동반경 최대 100㎞…전남 양돈농가 비상
전남 3만3천여마리 서식 추정

[무안신문=박금남 기자] 경기도 파주에서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 전염 원인 중 하나가 야생멧돼지로 지목되면서 전남 양돈농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특히 개체 수가 크게 늘어난 야생멧돼지들이 번식기인 11월을 앞두고 몸집을 키우기 위한 먹이활동이 왕성하다. 야생멧돼지는 하루평균 15㎞ 정도 이동하지만, 10~11월께 번식기가 되면 하루 최대 100㎞까지 이동한다.

환경부 야생동물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전남지역 1㎢당 4.9마리씩 총 3만3,000여 마리의 야생멧돼지가 서식 중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10년 전인 2008년 1만5,000여 마리보다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개체 수 증가에 따라 포획된 야생멧돼지도 늘고 있다. 전남에서 기동포획단 활동과 포획 틀을 통해 공식적으로 잡은 야생멧돼지는 2016년 2,646마리, 2017년 4,357마리, 2018년 5,564마리, 올해 8월 기준 3,150마리 등이다.

이들 멧돼지는 먹이를 찾아 민가는 물론 돼지 사육농장 인근으로까지 출몰하고 있어 양돈 농가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는 돼지사육농가 주변에 1.5m 높이로 철제 철조망을 두르는 ‘울타리 설치 지원 사업’을 시행 중이다.

하지만, 전남지역 양돈농가의 설치율은 21%에 불과하다.

지난 17일 기준 전남도내 양돈농가 520여 곳 중 21%인 110곳에만 철제 울타리 설치 자금을 지원했다. 철제 철조망은 야생멧돼지의 접근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꼽힌다.

전남도는 최근 임시방편으로 자체 사업비 2억원을 투입해 멧돼지 기피제 1,692t을 양돈농가 주변에 살포하고 1억7000만원을 들여 야생멧돼지 포획 틀을 추가 구입하는 등 멧돼지의 농가 접근을 막는 데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전남도의 조치만으로는 야생멧돼지를 막는 데 한계가 있다는 의견이다. 발정기를 맞은 야생멧돼지에겐 기피제 등이 사실상 무용지물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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