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고구마 명성을 되찾자

238년 전인 1763년 일본 통신정사 조엄에 의해 우리나라에 최초로 도입된 고구마는 그 후 식량이 부족할 때마다 식량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여왔다.

가뭄 등으로 흉년이 들었을 때 초근목피로 연명을 하거나 덜 익은 보리를 베어 보릿고개를 넘기던 시절에 고구마는 매우 중요한 식량자원이었다.

이러한 고구마가 1977년 녹색혁명에 의한 쌀 자급달성과 경제성장으로 생활수준이 향상되고 식생활 패턴이 고급화되자 고구마는 가난의 상징물이 되어 우리의 식탁에서 멀어져 갔다. 육류 및 과일 등의 소비가 급증하자 80년대 중반부터는 그 후유증으로 성인병이 만연하게 되었다.

암, 당뇨, 고혈압 등 성인병이 급속히 늘어나자 자연식운동이 다시 전개되면서 조기에 출하되는 고품질 햇고구마가 건강보조식품으로 각광을 받게되었다. 이렇게 식량이 아닌 건강식품으로의 신수요가 창출되자 고구마 생산과 소비의 감소 추세가 멈추었고 95년부터는 재배면적이 안정되어 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고구마가 식량에서 건강식품으로 그 역할이 변화되었음을 뜻한다.

건강식품으로 고구마의 역할이 바뀌면서 피색은 자색계열이며 육질은 고분질 즉 밤고구마이고 식미는 당도가 높으며 모양과 크기는 둥글고 크기가 적당한 고구마가 고품질식용고구마로 인기를 얻게되었고 또 조기개량피복재배기술 보급과 저장기술의 개선 등으로 공급이 가능하게 되었으며 1∼5㎏ 소포장도 등장하게 되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무안밤고구마”는 맛좋은 고구마로 명성을 떨쳤으나 최근 양파, 마늘재배면적증가와 연작으로 인한 품질저하로 면적이 크게 줄고 말았다.(1987년 1,718ha→ 현재 180여ha) 다시 옛날 그 명성을 찾기 위해서는 생식용 주황색고구마(신황미)를 재배하여 특화하거나 가공업체를 유치하여 훌륭한 고구마 가공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청과용이 아닌 주황색고구마나 자색고구마 등 가공용 고구마는 지력이 높은 토양에서도 큰 문제없이 다수확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 목포시험장에서는 이러한 기능성 유색고구마를 개발하여 다양한 가공기술을 개발, 산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의 고구마 소비추세를 계속 유지 또는 확대하기 위해서는 용도의 다양화, 즉 청과용과 전분 및 주정용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그 외의 새로운 고구마 가공식품을 개발하는 것이 절대 필요하다.

전분, 주정용은 경쟁력이 취약하여 국내산의 전분용 소비량은 계속 감소추세이므로 주류, 음료, 식용색소, 각종 과자류 등 제품개발에 산업체의 적극적인 참여가 요구된다. 일본에서는 고구마 주산지인 가고시마현에서 고구마 소주 등 300여종의 가공제품을 개발 산업화하고 있다.

농산물을 원료로 하는 농촌소재 산업체가 성공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로 생각되나 생산단체나 농민들이 조직을 만들어 연구기관이나 대학과 공동연구로 기술개발을 하며 행정기관에서 자금을 지원 받는 등 산학관연민이 협력하면서 투명한 경영을 한다면 성공한 케이스의 새로운 농촌형 공장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취지 하에 목포시험장에서는 색소용 자색고구마를 필요로 하는 산업체와 농민간에 계약재배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계약물량은 다소 미흡한 점이 있었으나 쌍방 간에 큰이의 없이 성공적으로 80여 톤이 납품되었다.

색소용 자색고구마, 생식용 주황색고구마, 용도별 고품질고구마 등의 품종을 모두 가지고 있는 호남농업시험장 목포시험장에서는 앞으로 고구마를 이용하여 가공업을 시작하고자 하는 분들께 도움을 주고자 대비하고 있다.

생식용 주황색 고구마 신황미에 대해서는 백화점이나 마트 그리고 음식점과 농민간에 계약재배가 이루어지도록 추진하고 있으며 상표등록도 준비중에 있다. 신황미는 베타카로틴(비타민A의 전구물질) 함량이 많아 생식용 건강식품이나 채소조리용으로 수요가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고구마는 환경적응력이 높아 타작물에 비해 재배가능지역이 넓으며 재배가 쉽고 수량이 많은 재배적 장점과 경엽은 채소로, 괴근은 식량대용으로 쓸 수 있어 버릴 것이 없으므로 미래 우주식량으로 우수한 점 등 용도가 다양한 이용적 특성도 갖고있다.

또 주성분은 탄수화물이나 비타민, 미네랄, 식이섬유 등 건강기능성분도 많이 함유하고 있어 식량 및 에너지 문제, 건강 문제 등 미래 지구와 인류가 극복해야할 문제 해결에 주요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목포시험장에서는 고구마 산업의 발전과 국민 건강을 위하여 고구마를 원료로 하는 산업체들이 계약재배를 요구할 때 농민들의 계약불이행을 염려하는 점을 감안하여 새로운 형태의 생산자 조직을 구성하고 있다.

원료용 고구마를 확보하지 못하여 사업을 착수하지 못하거나 확대하지 못하고 있는 분들이나 관련 업체들의 적극적인 상담과 참여를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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