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연 (전, 영암신북초등학교 교장)

물고기를 낚시로 잡는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을 낚시꾼이라 하고 물건을 팔기 위해 사려는 사람을 찾아다니거나 일정한 장소에서 손님 오기를 기다려 물건을 팔고 이익을 챙기는 사람을 장사꾼이라 한다.

낚시꾼은 물고기가 모여들기를 기다리고 장사꾼은 물건을 사려는 고객이 모여들기를 기다린다. 낚시꾼이나 장사꾼이란 말을 들으려면 그 분야에 노련한 기술을 가지고 있어야 꾼이란 말을 듣게 된다. 낚시하러 가서 고기 한 마리도 못 잡고 오는 사람을 낚시꾼이라 부를 수 없으며 온종일 물건을 팔지 못하는 실적이 없는 사람을 장사꾼이라 할 수 없다.

낚시꾼은 물고기를 낚을 수 있는 낚시와 미끼 준비를 잘해야 하고 낚시할 장소를 어디서 할 것인가 최적의 장소를 선택해야 하며 고기가 입질을 하면 낚아채는 기술이 있어야 한다. 일정한 낚시터를 정했으면 그곳에 고기들이 모여들도록 떡밥을 주어 고기가 모이게 한다.

현명한 장사꾼은 장사가 잘될 수 있는 장소를 정하고 그곳에 고객이 모여들 수 있도록 광고를 하고 광고에 해당하는 경비만큼 고객이 이익을 보게 해서 단골손님을 만든다. 단골손님이 많은 가게의 장사꾼은 돈을 버는 장사보다는 사람을 버는 장사에 우선 한다. 그러므로 한번 고객은 영원한 고객이 되도록 인간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그러나 자기 가게를 찾은 고객이 돈을 보태주는 봉이라 생각하고 이문을 많이 챙기는 상인은 시간이 지날수록 문전이 한산해진다. 이 논리는 시장도 마찬가지다. 어떤 시장이 값싸고 좋은 물건을 살 수 있다는 소문이 나면 고객 소비자는 그 시장으로 모여든다. 어떻게 하면 물고기가 많이 모여들게 할 것인가에 낚시꾼은 노련한 준비와 대책을 세워야 하며 장사꾼은 고객이 모여들게 하는 전략을 세워 꾸준히 추진하여 많은 고객을 확보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

우리는 필요한 물건을 소매상 가게에서 구입해 쓰게 되는 데 생필품은 생산자-도매상-소매상의 다단계 유통구조에서 물건값에 거품이 많이 붙어 소비자는 값비싼 물건을 사게 되며 상인이 이문을 많이 챙기면 판매값은 더욱 비싸지게 된다.

소비자들은 통신과 교통의 발달로 말미암아 물건값을 비교할 수 있고 상인이 정당한 이문인 운반비 보관비 외에 이문을 많이 챙기는 것을 알게 된다.

신 유통구조는 생산자와 소비자의 직거래 유통인 프로슈머 체제로 변하고 있으며 통신판매인 인터넷 쇼핑 시대로 변해가고 있다. 그러므로 장사꾼은 낚시꾼이 어떤 물고기를 잡을 것인가에 따라 낚시 도구를 달리하듯이 변해가는 유통구조와 소비자들의 취향을 살펴서 고객 유치에 힘쓰는 장사꾼이 되어야 한다. 옛날 어두웠던 시대에 소비자가 봉이 되어 상인에게 이익을 주는 시대는 막을 내리고 있다. 소비자를 위해 봉사하는 장사꾼으로서 전문성을 길러 돈을 버는 장사꾼이 되어야 한다.

정부에서는 재래시장을 활성화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과거의 시골 오일장 시장은 대부분 영세 생산자와 소비자의 직거래 시장이었으며 여기에 장사꾼들이 모여들어 거래를 도왔으나 최근 재래시장은 직거래시장이라기보다는 중간소매상 장사꾼들이 모여들어 주축을 이루는 시장이 되고 있음으로 소비자들이 호감을 사지 못하는 시장이 되고 있다.

수많은 직업 중에서 장사꾼이 된 상인들은 소비자를 돕는 현명한 장사꾼이 되어야 한다. 낚시꾼이 낚시가 잘되는 낚시터를 찾고 낚시를 비롯한 어구를 새롭게 하여 현명한 낚시꾼이 되듯이 장사꾼은 변해가는 유통구조를 파악하여 유통비용을 줄이고 질 좋은 상품을 저렴하게 사들여 소비자들에게 저렴하게 팔아 고객인 소비자가 선호하고 찾아오는 장사꾼이 되어야 한다. 경쟁하는 시장들도 소비자에게 이익을 주는 시장이 되도록 노력하여 소비자가 찾아들게 하는 현명한 시장경영을 해야 한다. 소일거리로 낚시꾼이 되고 장사꾼이 되겠다고 생각한 사람은 물고기를 잘 잡는 낚시꾼과 장사를 잘하는 장사꾼에게서 방법을 배워서 시작해야 할 것이며, 물고기나 고객이 모여들 수 있게 하고 기다리는 현명한 낚시꾼과 장사꾼이 되어야 한다.

저작권자 © 무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