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신문] 통신매체 발달은 많은 생활상을 바꿔 놓고 있다. 1인 1핸드폰 시대가 되면서 이제는 핸드폰 없는 개인 생활이 어려워 졌다. 집 전화기가 사라졌고, 공중전화 부스가 거리의 흉물로 전락되어 가는 세상이다.

전쟁터에 나가는 병사들에게 총이 필수품이 듯 요즘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어디를 가든 핸드폰은 반드시 손에 쥐어져 있다. 사람과 사람의 연결고리를 핸드폰이 하는 세상이고, 자신과 관계망을 맺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전화번호가 핸드폰에 저장돼 있어 가족 전화번호도 외우지 못해 황당해 하는 경우도 있다. 사회생활 좀 한다는 사람들은 ‘마누라(남편) 없이 한달은 살아도 핸드폰 없이 하루 살기 어려운 세상이 됐다.”고 할 정도다.

그 만큼 핸드폰은 요즘 우리 시대 신체의 일부가 됐다.

마주 앉은 상대방과 대화보다 문자, 카카오톡, 페이스북 등 다양한 SNS를 통해 그 속에 웃고 웃는다. 식당이나 커피숍에 동행한 상대방은 뒷전이고 각자 핸드폰에 심취한 풍경은 이제 자연스럽다. 대화는 최소한이다. 장시간 함께 같은 장소에 있었을 뿐 대화는 핸드폰 속 타인과 이루어진다.

누가 핸드폰 기능을 더 많이 활용할 수 있느냐 없느냐 차이만 있을 뿐이다. 우스갯소리로 요즘 아이들은 엄마 뱃속에서부터 핸드폰 작동법을 알고 태어난다고 할 정도다. 그도 그럴 것이 두 세 살이면 혼자 핸드폰을 켜고 게임도 할 줄 안다. 신통방통 할 정도다.

이 같은 통신매체 발달은 생활 패턴까지도 자연스럽게 바꾸고 있다. 과거에는 생필품을 사기 위해 마트를 갔다. 지금은 다르다. 핸드폰 하나면 끝이다. 중간 교두보 역할은 택배가 한다. 때문에 택배 회사 없는 세상을 이제 꿈꾸기 어렵다.

골목 가게들을 몰락시키며 지역마다 등장해 승승장구 할 것처럼 보였던 대형마트나 기업형 슈퍼마켓들도 갈수록 어려움을 겪는 모양이다. 핸드폰을 통한 온라인 유통(전자상) 판매 때문이란다. 롯데마트와 이마트가 적자에 직면했고, 롯데슈퍼·GS더프레시(구 GS슈퍼마켓) 같은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매출도 감소해 적자폭은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단다. 물론 당장은 경기침체, 가격경쟁 심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비용 상승 등의 이유는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온라인 판매는 갈수록 증가할 것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대형 유통업체들은 쿠팡·인터파크 같은 종합전자상거래업체와 마켓컬리·헬로네이처 등 식품전문 온라인 쇼핑몰에 밀리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의 경우 대형마트 매출은 33조5000억원이지만, 전자상거래를 비롯한 무점포판매의 매출은 70조3000억원을 기록, 두 배를 넘었다.

문제는 그동안 유통업계를 선도해온 대형마트나 기업형 슈퍼마켓이 농산물 판매에도 중추적 역할을 담당했지만 이들의 영업 부진은 농산물 판매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유통경로가 대형 유통업체 위주에서 전자상거래업체로 전환되면서 농산물 역시 온라인 판매에 적합한 소포장 상품 개발과 소비패턴 변화에 발맞춘 새로운 상품 개발 등이 시급해 졌다. 특히, 현재 온라인 판매가 확대되고 있는 밀키트(Meal Kit) 상품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밀키트는 손질한 식재료와 레시피를 함께 동봉한 제품으로, 현대인들이 즐겨 먹는 가정 간편식으로 떠오르고 있다.

무엇보다 대형 유통업체들의 생존전략에 따른 변화에 선 대응책이 필요하다.

대형유통업체들은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신선식품 강화 전략을 추진할 게 뻔하다. 또 농식품분야에서 차별화된 상품개발이나 로컬푸드 확대 등을 계획하고 있어 농업도 이제는 한곳에 대량판매 의존에서 소량 다량판매 변화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경영이 악화될수록 대형 유통업체들은 저가판매 전략을 확대하게 되어 있다. 이 과정에서 납품가 인하나 덤 제공 등을 요구하며 산지 농가를 더욱 압박하게 되어 있다. 이에 농협 등 산지유통조직들은 연합마케팅을 통해 교섭력을 확대하여 대형 유통업체의 압박에 대처하는 등 대형 유통업체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를 줄여 나갈 필요가 있다.

일례로 올해 양파가격 폭락으로 무안군은 유관기관들과 각종 업체들에게 780톤 양파를 직거래로 판매했다. 이 같은 판로도 일회적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리가 유통업체들의 횡포에 대응해 나갈 수 있는 한 방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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