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과잉 8만t 중 전남이 절반 차지
40㎏ 가격 전년보다 최대 1만원 뚝

[무안신문=김정순 기자] 마늘, 양파에 이어 보리도 풍년을 맞았지만 가격 폭락으로 농민들의 시름만 커지고 있다. 최소 6만톤에서 많게는 8만톤까지 ‘공급과잉’ 되면서 보리 가격이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지만 정부수매 외에는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지적이다.

전남도에 따르면 올해 보리재배 면적은 전국적으로 4만4천㏊로 생산량은 20만3톤에 이른다. 이 중 전남지역 보리 재배면적은 2만126㏊로 전체 재배면적의 46%에 달한다. 생산량도 8만9천617톤(44.8%)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하지만, 국내 연간 보리 수요가 12~14만톤 수준이어서 6~8만톤가량은 따로 사용처를 찾지 못하면 폐기 처분해야 할 상황이다.

지난해 과잉생산분은 1만톤 수준이었지만 올해는 그보다 6~8배나 물량이 많다. 지난해 보리 생산량은 5만9천962톤이었지만 올해 49.5%가 증가한 탓이다. 특히 과잉생산분 절반에 가까운 3만8천653톤이 전남지역 생산분이다.

이 때문에 주정용 쌀보리의 경우 계약가격(조곡 40㎏ 기준)은 지난해 3만9천원에서 올해 3만7천원으로, 비계약 가격은 3만5천100원에서 2만7천원으로 각각 떨어졌다. 겉보리와 맥주보리도 계약가격은 3만8천원에서 3만3천원으로, 비계약은 3만4천200원에서 2만3천원으로 큰 폭으로 가격이 낮아졌다. 보리차용도 3만8천원에서 3만5천원으로 하락했다.

보리의 경우 농협과 계약재배가 이뤄지고 있어서 계약물량의 하락폭은 상대적으로 적지만 공급과잉분, 즉 비계약분은 최소 8천100원에서 많게는 1만1천200원이 급락했다.

정부는 이 같은 점을 감안해 비계약분에 대해 주정용 쌀 대체 공급단가(겉·맥주보리 242.9원/㎏, 쌀보리 263.41원/㎏) 간 차액을 보전하는 방식으로 매입해 주정용으로 처분을 추진하고 있다. 매입예산은 국비·농협 각각 40%, 지자체 20% 분담할 방침이다.

문제는 지난 15일 국회 추경안에 보리 긴급수매 예산 127억원을 반영했지만 추경안 통과가 계속 지연되면서 보리 수매 시기가 지연되고 있는 점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올해 작황 호조로 늘어난 물량은 정부 방침이 결정되면 수매 방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국회 추경을 통해 지자체 부담분을 확보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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