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위탁 운영자 소극적 대처가 경쟁력 잃어
민간위탁 운영자 기피…행정, 사업추진 사전 대책 미흡

해수풀장 메우고 사무실은 해수욕장 상황실로 둔갑…흉물전락 높아

[무안신문=박금남 기자] 무안군이 수억 원의 예산을 들여 망운면 톱머리 해수욕장 인근에 개발한 해수풀장이 10년 만에 결국 폐장했다. 지난해 영업을 끝으로 운영하겠다는 민간위탁자가 없어 군이 해수풀장을 메우고, 건물은 톱머리해수욕장 상황실로 사용하고 있다.

문제는 해수풀장이 폐업, 용도 전환되기까지는 그 동안 예견돼 있었지만 시설 보완 투자 계획 등 행정과 위탁 운영자 모두 적극적인 활성화 대책이 전무했다는 지적이 크다.

무안군에 따르면 톱머리 해수풀장은 밀물과 썰물의 조수간만 차가 심해 썰물 때는 해수욕을 즐길 수 없는 톱머리 해수욕장의 불편을 해소하고자 지난 1998년 어촌종합개발사업 일환으로 사업비 4억여원을 투입해 추진했다. 이후 공유수면 점사용 억제방침에 따라 육상사업으로 전환돼 추가예산 1억2천여만원을 더해 5억2천만원이 투자됐다.

2004년 해수풀장 인근 M호텔 김모씨에게 600여평을 기부체납 받아 10년 동안 운영권을 주기로 하고 추진된 해수풀장은 어린이용 풀 84평(130여명 수용), 성인용 풀 30여평(40여명 수용)과 미끄럼틀, 매점, 그늘집 등 편의시설을 갖추고 어른 5천원, 어린이 3천원으로 2005년 7월 개장했다.

하지만 운영 기간이 여름 한철이고 톱머리해수욕장 개장기간과 거의 같아 개장 첫 해부터 이용객이 많지 않았다. 2005년 1천여명(3백여만원), 2006년 2천여명(9백여만원)에 그쳐 톱머리를 찾는 관광객 숫자에 비해 극히 저조한 이용율을 보였다.

이 같은 현상은 매년 반복됐지만 시설투자 및 홍보는 전무하다 시피했다. 해수풀장 추진 당시 매년 10만여명 이상의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는 보성 해수풀장 등을 벤치마킹 해 주변 위락시설까지 함께 고민하기로 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위탁 운영을 한 김 모씨는 주변 시설 미비로 수익 부진의 원인을 공감하면서도 행정 지원이 없다는 이유로 부지 제공 외 투자를 기피했다. 무안군 역시 해수풀장 주변부지 8천여평이 김모씨 등 개인 사유지다보니 적극 나서 투자 계획을 세울 수도 없었다.

이런 가운데서도 무안군은 운영을 이어가기 위해 2016년 10회 무상 사용기간이 만료돼 공모를 통해 운영자 모집에 나섰지만 응찰자가 나타나지 않았고, 마을 주민들과 어촌계 등에 운영 여부를 타진했지만 이 역시 성사되지 못해 휴장했다. 지난해 2017년 개장도 응찰자가 없어 무안군은 기존 운영자에게 사정해 어렵사리 개장했다.

여기에는 해수풀장이 성인과 어린이를 합해 200명 수용도 감당하지 못할 만큼 규모가 적고, 매점 이외에 제2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시설도 전무하다는 점도 기피 이유였다.

실제로 해수풀장은 2017년 24일 동안 총 1,126명(성인 645명, 어린이 481명)이 이용했다. 이용객이 한명도 없는 날도 있는 등 하루 평균 이용객이 47명에 불과했다. 안전요원 2명, 매표소 등 운영요원 2명 인건비와 임대료를 제하면 손해다. 설상가상 인근에 있는 회산백련지 야외물놀이장, 함평 엑스포물놀이장, 목포 외달도 해수풀장, 영암 기찬랜드, 나주 중흥골드스파, 금성산 물놀이장 등에 비해 톱머리 해수풀장 경쟁력이 떨어진다.

이렇게 되자 무안군은 지난해 말 톱머리해수풀장 대책마련에 나서 결국 폐장에 이르렀다. 무엇보다 톱머리 해수욕장 개인 땅에 건설된 화장실과 샤워장, 안전관리초소를 비워달라는 내용증명이 지난해 무안군에 송달된 것도 폐장의 원인이 됐다. 무안군은 해수풀장을 메우고 해수풀장 건물에 화장실, 샤워장, 안전관리초소 등을 옮겨 현재 톱머리해수욕장 상황실로 이용하고 있다.

문제는 타당성 없이 건설한 무안군이 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더구나 피서철이 끝나면 상황실 역시 활용도가 낮아 흉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무안군 대표 관광지 중 하나인 점을 고려할 때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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