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 캐기 및 담기 체험(體驗)행사를 마치면서

고육지책(苦肉之策)인가!

[무안신문] 천 원짜리 지폐 세 장만 체험비로 내놓고 양파 밭에 들어가서 뽑아놓은 양파를 다듬어 망에 담든지 직접 뽑아 다듬어 담든지 10kg들이 그물망 두 망씩만 담아 가져가라고 했더니 다들 난리(?)들이다.

그래, 공짜라면 양잿물도 큰 것에 손이 가고, 또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이 있다. 그렇다보니 다들 싼 맛에 몰려드는 것 같다. 요샛말로 가성비(?性比)가 좋다는 얘기일 것이다. 사실, 오늘(6/14)자 도매시장의 양파가격이 9,100원/20kg이니 10kg들이로 환산을 하면 한 망에 4,550원 셈이다. 이러니 다들 구미가 당길 수밖에 없는 것일 것이다.

물론, 축제기간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지역의 농산물을 알리고, 양파 소비 촉진을 위한 홍보를 겸한다고는 하나 농산물가격을 너무 가볍게 취급(?)을 한 것은 아닌지! 그러면서도 일각에서는 축제장까지 왔으니 뭔가 들고 갈 수 있도록 인심(?) 한번 쓰자는 의견도 있었다.

아무튼 큰 맘 먹고 준비를 했으니, 축제가 끝나는 순간까지 순조롭게 진행이 되어 깔끔하게 마무리가 되었으면 한다.

행사를 진행하다 보니 사람의 심리들이 참으로 묘하다. 싼 게 비지떡인데, 더 싼 것을 요구하니 말이다. 천 원짜리 지폐로 할 수 있는 것이 몇 가지나 될까? 몇 안 된다. 하지만, 천 원짜리 지폐 한 장도 이곳에서는 자기 몸값을 하더라는 것이다. 3,000원을 내놓고 양파를 두 망씩 담아 가라고 했더니, 다를 이게 웬 떡이냐 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동전지갑 속에 있는 꼬깃꼬깃한 천 원짜리 지폐를 어렵게 찾아서 내민다. 그래도 금액을 다 주면 다행인데, 2,000원 밖에 없다고 양파 망 하나만 채워서 나오겠다는 사람도 있더라는 것이다.

체험이 진행 중인 포장 안으로 갔더니 양파만 담아서 가지고 나오고, 가위와 장갑은 밭 가장자리에 모아 놓은 것이다. 그래도 이 정도는 양호하다. 양파를 담던 곳에 그대로 가위를 내팽개치고 나온 경우도 많다. 가위를 수거해서 나오다 옆을 보니 양파 망이 아닌 일회용 파란 비닐봉투에 양파를 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건 아니지 않는가?

과잉 생산으로 폭락한 양파가격을 어떻게든 해 보겠다며 이런 극약처방까지 동원을 해서 농산물 소비를 늘려 보겠다는데, 이렇게까지 나올 줄은 몰랐다. 그래도, 내 지역에 찾아온 손님(?)이기에 점잖게 얘기를 해 주고 나왔다.

제 아무리 질 좋고 몸에 좋은 농산물도 가격이 싸면 덜 찾는 게 소비자의 심리이다. 또, 싼 것만 찾아다니는 사람은 싸게 팔 때만 농산물을 구입하려고 하지! 정품 제값은 사지 않는 습성이 있다. 한 톨의 볍씨가 쌀이 되기까지 여든 여덟 번의 손길을 거쳐야 하듯 생산량이 많아 채 수확도 끝내지 못한 양파 하나하나에도 농부의 땀과 수십 번의 돌봄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런 사정을 헤아린다면 말라 비뚤어진 푸성귀 한 포기도 농산물은 달리 보일 것이다.

다들 농업의 가치보다는 경제논리에 길들여져 싼 물건만 찾아다니고, 비쌀 때는 거들떠보지도 않는다면, 재배면적은 그대로 인데도 기상여건이 좋아서 과잉 생산된 농산물을 놓고 농민들이 하소연을 할 때 나 몰라라 할 그런 국민들을 없을 거라 믿는다.

농촌은 우리의 고향이며 미래이다. 농업의 가치와 농민들의 땀방울의 가치를 헤아려 달라는 얘기를 하고 싶다. 그리고 식탁 위의 불로초(不老草)라고 불리는 양파. 하루 하나 더 먹기로 성인병도 예방하고 우리 농촌도 지키자는 호소를 한다.

양파는 그래도 붉은 망에 촘촘하게 잘 담아 쌓아놔야 상품(?)같다는 느낌이 드는데, 막바지 모내기를 하려고 그랬는지 20kg망에 담지 않고 톤 백 자루에 그대로 담아 논 밖으로 꺼내어 도로변에 쌓아 놓았다. 그래,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 이런 양파들이 다 팔려가야 할 텐데! 즙이 되었든지 생양파가 되었든지 몸에 좋은 양파 많이 먹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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