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포간척지서 6만평 고사… 재작업 비용 3천만원 개인 몫
상시 염도측정 통한 조기경보시스템 도입 필요

▲ 지난해 복길간척지에서 말라 죽은 어린 모

간척지 내 수로의 염농도 상승으로 인한 어린모 고사피해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농민들은 주요 간척지 수로에 상시 염농도 측정이 가능한 장비를 설치해 농민들에게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조기경보시스템을 도입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창포간척지에서 6만평 논농사를 짓는 김모 씨는 지난 5월 조생종 모내기를 했는데 심어놓은 모가 시들시들하더니 모두 말라죽었다.

부랴부랴 못자리를 다시 해 모내기는 했지만 재작업 비용만 3천만원에 달했다. 무안군이 확인한 결과 창포간척지 내 수로 염농도가 ‘0.3~0.45’에 달해 농사에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통상 염도가 ‘0.3’을 넘어서면 염해 피해가 발생한다. 관리소홀로 중간수문을 통해 바닷물이 유입된 것으로 무안군은 파악했다.

이 같은 피해는 자주 반복돼 농민들만 골탕을 먹고 있다.

지난 2017년 5월 청계면 복길간척지에서 벼농사를 짓는 이모 씨는 간척지 수로에서 물을 대고 로터리 작업을 마친 뒤 모를 이앙하기 위해 조생벼 모종을 본 논에 가져다 놨다. 며칠 뒤 이앙작업을 하려고 찾아간 이 씨는 깜짝 놀랐다. 가져다 놓은 벼 모종이 모두 말라버렸기 때문이다.(사진) 모판 1,500장을 버리게 된 이 씨는 그해 조생벼 농사를 포기했다.

같은 해 청계면 서호리 창포간척지도 비슷한 피해가 발생했다. 이곳에서 벼농사를 짓는 정모 씨도 2만여평 농사를 모두 망쳤다. 간척지 수로에서 물을 대고 벼를 이앙했는데 이앙한 벼가 말라죽었기 때문이다.

무안군이 확인한 결과 이들 논은 모두 염해피해를 입었다. ‘0’이어야할 염도가 복길간척지의 경우 ‘0.5’, 창포간척지는 ‘0.42’가 나왔다.

당시 가뭄이 심하기는 했지만 가뭄 탓만이 아니라는 게 농민들의 주장이다. 두 간척지 모두 수문관리를 잘 못해 발생한 피해라는 것. 복길간척지는 2월경 수문 오작동으로 바닷물이 유입됐고 창포간척지는 무안공항 진입도로 공사의 편의를 봐주기 위해 담수했던 물을 방류했다가 비가 내리지 않아 염농도가 상승했다.

염농도가 높다는 것을 알 수 없는 농민들만 애꿎은 피해를 입고 있다.

무안군은 4월 말부터 우리지역 5개 간척지 20개 지점에 대해 담당공무원이 염도를 측정하고 있다. 하지만 측정 주기가 10일 간격이어서 수문오작동으로 인한 바닷물 유입 등 갑작스러운 사고에 대비하기 어렵다. 때문에 농민들은 농업용수관리 책임이 있는 무안군에 조기경보시스템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농민 김모 씨는 “상시 염농도 측정 장치를 주요 간척지에 설치해 자료를 전송받을 수 있는 자동시스템이 필요하다”면서 “인력을 통해 10일 간격으로 염농도를 측정하는 것은 비효율적이고 실효성도 떨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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