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무(현경 출신)

[무안신문] 40년 동안 다산 정약용을 연구해 오고 있는 다산연구소 박석무(79) 이사장이 지난 4일 그동안 쓴 논문과 기고문을 엮은 논집 「다산에게 배운다」(창비. 404쪽. 1만8천원)를 출간했다.

박 이사장은 국회의원을 지냈고, 학술기관인 한국고전번역원 초대 원장을 역임했다.

1942년 무안에서 출생한 그는 전남대 대학원에서 ‘다산 정약용의 법사상’이라는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았고, 교사 재직시절 다산 서간을 번역해 1979년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라는 책을 썼다. 이후에도 ‘다산기행’, ‘다산 정약용 평전’ 등 다산 정약용과 관련된 저서를 꾸준히 펴냈다.

그는 「다산에게 배운다」는 머리말에서 “다산연구가라는 호칭에 부합하려면 연구 논문집은 한 권쯤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이제는 더 미루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에 책을 내놓는다”고 발간 취지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 이사장은 인생 절반 넘는 기간에 몰두한 다산 연구를 통해 밝히고자 할 사항들이 있는데, 그중 첫 번째가 다산이 청년 시절인 1791년 신해옥사 이후 마음을 끊고 천주교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산 정약용의 생애와 사상’이라는 글에서 다산이 유배지에서 돌아온 뒤 세상을 떠날 때까지 천주교를 믿었다는 견해에 대해 “정약용이 일생 사업으로 치력(致力)한 학문은 ‘상례사전’(喪禮四箋)이라는 방대한 예서(禮書)와 ‘주역심전’(周易心箋)이라는 역학 저서였다”고 반박했다.

이어 “한 인간의 주장이나 사상은 자신의 주된 저서에 담는데, 다산의 주저들은 모두 천주교 논리와는 배치된다”면서 “그가 만약 천주교 신자였다면 그의 사상이나 철학은 어처구니없는 거짓이 되고 만다”고 역설했다.

박 이사장은 이른바 ‘다산학’이 주자학의 영향을 받았지만, 독자적 학문체계를 이뤘다는 사실과 중화주의에서 탈피해 민족자아론과 민족주의를 설파한 점, 민본사상에 뿌리를 둔 민중지향적 정치의식, 공정함과 청렴함을 뜻하는 ‘공렴’(公廉)도 다산 사상이 지닌 특징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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