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박금남

[무안신문] 촛불 시민의 염원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지난 10일 출범 2년을 맞았다. 헌정 사상 첫 대통령 파면으로 탄생된 문 대통령은 출발 각오부터가 남달라 기대를 모았었다.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분열과 갈등의 정치를 바꾸겠습니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 그리고 ‘국민 통합’을 제시했다. 취임 선서식에서는 ‘겸손한 권력이 되겠다’며 탈권위적인 행보까지 보여줬다.

그로부터 두 해가 지난 지금, 현 정부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어떠할까.

정치권은 촛불 이전의 모습과 이후의 모습이 달라진 것 같지 않다. 정부의 평화프로세스 구축 노력에 야당은 분단을 색깔 정치의 낡은 이념의 잣대로 여전히 이용하고 있다. 타협없는 극혐정치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약속을 극좌↔극우로 분열과 갈등이 여전하다. 오히려 국회는 역대 최악의 동물국회로 불릴 만큼 최근 패스트트랙을 앞두고 패싸움을 벌였고, 매일매일 쏟아지는 혐오성 막말은 귀를 의심할 만큼 심각하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당 이익을 위한 셈법 때문에 ‘국민통합’은 만무하다.

이 과정에서 “기회 평등과 공정한 과정, 정의로운 결과를 만들어 가겠다”는 문 대통령 취임사는 립서비스로 전락된 건 아닌지 생각해 볼 문제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 1, 2기 내각이 꾸려질 때 청문 보고서 없이 임명된 장관급 이상 인사는 박근혜 정부(10명) 때보다 많은 11명이다. 문 대통령의 고집처럼 보여 지는 부분이다. 또한, 장관 후보자 청문 대상자 중 낙마한 인사도 8명이나 돼 후보자 부실 검증 논란에도 책임지는 사람은 없었다.

결국 집권 중반기 인사 실패 등에 대한 민심의 경고는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에서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취임 초 80%를 웃돌았던 지지율은 올 들어선 40%대로 떨어졌다.

특히, 국정 지지도 하락에는 경제침체 등 경제 정책에 대한 불안 심리가 크다. 소상공인들과 중소기업은 “버틸수록 적자”라고 할 만큼 경기가 좋지 않아 폐업이 늘고 체감경기도 갈수록 악화 되고 있는 추세다. 이런 가운데서도 정부는 ‘평화가 경제’라며 최우선 국정 과제로 ‘올인’해 왔다. 그런데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도 북미 비핵화 협상의 교착 상태가 되면서 그리 밝지만은 않다.

그럼에도 현재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역대 대통령과 비교해 보면 결코 낮은 편은 아니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과거 대통령들의 집권 2년 차 국정 지지율은 김영삼 36%, 김대중 50%, 노무현 27%, 이명박 47%, 박근혜 44% 등이었다. 특히,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 조사 에서 눈에 띄는 것은 호남 지지율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7∼10일 YTN 의뢰로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0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는 호남에서 62.2%로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얻은 호남 득표율(광주 61.14% 전남 59.87%)보다 높은 지지를 여전히 보내고 있다. 이는 문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약속한 호남 배려를 잘 지켜 온 신뢰와 정책 방향성과 의지에 대해 높게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지도자는 결과로 평가받는다. 좋은 결실을 얻으려면 정책을 국민의 눈높이에서 추진해야 한다.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인사에서 벗어나 인사의 스펙트럼를 넓히고, 인사 추천 및 검증 시스템의 보완도 필요하다. 그것이 ‘기회의 평등’을 여는 길이다.

또한, 정책 추진에 있어서는 정의감과 의욕만 앞세우는 조급증도 버려야 한다. 원칙을 견지하면서 현실을 접목하는 실사구시 공정 사회와 공정 경제 구현으로 시장의 신뢰를 회복해 바닥 경제에 온기를 불어넣어야 한다.

특히, 촛불 민심이 부여한 개혁 과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극한 정쟁으로 치닫는 야당을 국정 운영의 동반자로 받아들이고 필요하면 타협도 해야 한다. 그것이 민주주의요 ‘포용 국가’다.

문 대통령의 임기는 3년이 남아 있다. 위기를 기회로 바꿀 시간은 충분하다. ‘역사가 평가하는 성공한 대통령’이 될 수 있는 길은 다시 한번 문 대통령이 취임사를 음미해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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