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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칼럼 - ‘아픈 4월’ 다시 그날을 기억하며
2019년 04월 23일 (화) 16:24:42 발행인 박금남 muannews05@hanmail.net
   

[무안신문] 세월호는 우리에게 잊지 못할 아픔이면서 치유하기 힘든 트라우마다.

지난 16일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5주년이 됐다. 탑승객 476명 가운데 304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수많은 생명을 저 세상으로 떠나보낸 기억은 세월이 흘러도 끔찍하다. 수학여행에 들떠 있었을 학생들이 이유도 모른 채 마지막 순간 겪었을 공포를 생각해보면 자식을 둔 부모로써 가슴이 저민다.

그날 국민들의 마음은 속절없이 무너지며 통곡했다. 그리고 안전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다짐도 수없이 했다. 그리고 5년이 흘렀다. 정권이 바뀐 지금까지도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고 유가족과 국민들의 시린 가슴도 치유되지 못한 채 세월호의 아픔은 그대로다.

매년 찾아오는 4월의 계절은 온통 봄꽃이 만발하고 나무는 새 생명을 틔워 따사로운 봄볕에 신록을 만들어 가고 있는데, 4월은 여전히 어둡고 차갑고 아픈 겨울이다.

이런 4월을 더 잔혹하게 만드는 것은 정치인들이다. 국회가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곳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망발을 통한 국민 가슴에 대못 박는 정치는 늘어만 가고 있다. 이념 색깔론, 청문회 신상털기, 내로남불, 5,18 및 세월호 참사 망언 등 상호 고소고발 난무가 국민정서와는 거꾸로 가는 그들의 생존전략 정치다. 문제는 그들끼리야 유유상종으로 말꼬리 잡는 정치는 그렇다 쳐도 국민들의 정서를 반하는 망발은 삼가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이번에도 세월호 참상 하루 전날 자유한국당 전·현직 국회의원의 원색적 망말은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17·18대 국회의원을 지낸 차명진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월호 유가족들.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 처먹고, 찜 쪄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 먹고 진짜 징하게 해 처먹는다”고 막말을 올렸다. 그리고 하루만에 여론의 뭇매에 못 견뎌 사과문을 게시하고 비난 글을 삭제했다.

한국당 원내대표를 지낸 정진석 의원도 페이스북에 ‘받은 메시지’라며 “세월호 그만 좀 우려먹으라 하세요. … 이제 징글징글해요”라고 적었다가 사과했다. 정 의원은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한국당의 참패를 두고도 “세월호처럼 완전히 침몰했다”고 표현해 비판받은 바 있다.

국회의원 이전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 자식을 둔 부모로서 할 말은 아니었다. 한국당은 두 의원에 대해 윤리위원회에 회부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한국당을 향한 비난 여론의 불을 끄자는 속셈일 뿐, 오히려 그들에게 생존 돌파구를 찾아주는 면죄부에 불과하다.

5·18 망언을 한 김순례 최고위원과 김진태 의원에 대해 당 윤리위원회 징계만 봐도 그렇다. 한국당은 지난 19일 김 최고위원에게 당원권 3개월 정지, 김진태 의원에게는 경고 조치했을 뿐이다. 최대야당인 자유한국당의 의식이 이런 수준이니, 세월호 참사 진실규명이 5년이 지나도록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이나, 39년이 지난 5·18 진상규명이 안되는 것도 당연하다. 

같은 국민으로 함량미달인 당신들이 지겹고 징글징글 하다. 어찌 자식을 잃은 부모 앞에 그들도 자식이 있을 진데 막말을 할 수 있을까 싶다. 자기 자식이 죽었다고 해도 그런 망발을 할수 있을까. 정치인들의 망언과 저주의 끝은 어디까지 일까. 오직 당 지지율과 내년 총선 이외에는 관심이 없다. 오죽하면 세월호 참사에 대해 일말의 죄책감도 없이 정쟁의 도구로만 사용한 그들에게 동료 의원들까지 반사회적 인격장애 ‘소시오패스’ 라고 말할까 싶다.

말로 인한 잔인한 2차 피해로 인격살인을 하는 그들이 세월호가 침몰한 이후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쓴 글을 읽어 봤으면 싶다. 김 전 부총리는 2013년 당시 28살인 아들을 백혈병으로 먼저 보내고, 이듬해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자 자식 잃은 부모의 아픔에 공감하면서 이 글을 썼다고 한다.

“시간이 지나야 해결될 것이라고. 일에 몰두해 잊어보라고. 고마운 위로의 말이긴 하지만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자식 대신 나를 가게 해달라고 울부짖어 보지 않은 사람, 자식 따라 나도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이해하지 못할 아픔이란 것을….”

역사는 반복된다. 그래서 진실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 진실이 살아가는 사람들의 교훈으로 미래의 양심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참사가 반복되지 않으려면 세월호 참사의 원인이 제대로 규명돼야 하는 이유는 자명하다.

그러나 지난 5년 동안 ‘그 날의 진실’은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다. 2015년 1월 1일 출범한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1기는 박근혜 정부의 조직적 방해로 정상적인 활동을 못한 채 해산됐다. 문재인 정부 들어 출범한 2기 특조위도 수사권이 없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전면 재수사를 할 수 있는 특별수사단 설치가 필요하다.

특히, 세월호 참사 이후 살인 등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이준석 선장은 당시 상황을 가장 잘 알고 있다. 이 선장이 유족들에게 진정으로 참회하는 방법은 세월호 참상의 진실을 낱낱이 밝히는 일이다. 이는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규명할 수 있다.

지난 16일 텔레비전에 비친 팽목항은 추모객들의 발길이 전국 각지에서 몰렸다. ‘기억의 벽’ 전체에 설치돼 바람에 펄럭이는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 ‘전면 재수사’ 등의 깃발과 플래카드는 세월호 참사가 ‘현재 진행형’이란 점을 새삼 일깨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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