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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푸드 선진지 일본을 가다
지산지소 모범, 일본 ‘녹색등식당’ 왜 사라졌나?
관리소홀 민간운동 한계…무안만의 녹색등식당 필요
로컬푸드 계획생산 계획소비 중요 중간지원센터 구축해야
무안군, 로컬푸드 테스크포스팀 구성해 전폭적인 지원필요
2019년 04월 17일 (수) 08:50:35 서상용 기자 mongdal123@hanmail.net

[무안신문=서상용 기자] 김산 군수가 지난해 취임한 이래 로컬푸드 운동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하자는 지산지소 운동으로 농가와 식당, 주민이 상생할 수 있는 선순환적 경제구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무안군에선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3박4일 일정으로 지산지소의 메카 일본 도쿄로 현지 견학을 다녀왔다. 지역 농산물을 식당에서 소비하는 ‘녹색등식당’ 운영 시스템을 둘러보고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지자체들의 ‘안테나숍’ 운영에 관한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관계공무원과 로컬푸드 생산농가, 지역식당 대표, 대학교수, 언론사 등 16명이 연수에 참여해 무안군과의 연계방안을 알아봤다.(편집자 주)

◆ 녹색등식당이란?

   
▲ 도쿄 별 두 개짜리 녹색등식당인 촌정(村井). 식당 밖에 걸었던 큰 녹색등은 사라졌고 식당 안에 작은 녹색등이 걸려있지만 이마저도 파손된 상태다.

일본 지역 내에서 생산되는 채소류 및 과일류 등의 식재 사용률을 증가시킬 목적으로 ‘녹색등 달기 운동’이 2005년부터 확산됐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수축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하자는 ‘지산지소(地産地消/로컬푸드) 운동’ 일환으로 외식업소에서 사용하는 모든 식재료 중 수입산이 아닌 자국산 또는 해당지역산 식재료를 사용하는 비율이 칼로리 기준으로 50% 이상이면 녹색등을 음식점 입구에 달도록 하는 것이다. 별 1개는 50% 이상, 2개는 60% 이상, 3개는 70%, 4개는 80%, 5개는 90% 이상 지역 식재료를 사용할 때 달 수 있다.

이 운동은 일본 소비자들이 외식브랜드를 선택할 때 중요한 기준이 될 정도로 전 국민적 호응을 얻었다.

농업종합연구센터 마루야마 소장에 의해 시작된 녹색등 달기는 일본 전역에서 한때 4천여개 식당이 자발적으로 참여했고 정부기관이나 특정단체가 주관하는 것이 아니라 8,300명의 녹색등 지원단이 봉사활동 개념으로 녹색등 식당을 이용해 참여를 넓혀 갔다.

녹색등 신청, 접수, 제작, 배달, 홈페이지 관리 등은 ‘NPO 법인생활자를 위한 식(食)의안심협의회’라는 민간단체에서 지원했다.

녹색등은 음식점 경영주들이 자발적으로 신청하거나 고객이 추천하면 달 수 있다. 이를 위한 별도의 심사나 사후관리를 위한 점검 같은 감시활동은 전혀 없고 업주의 양심에 맡겼으며 식당 경영주 스스로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경우 반성한다는 뜻의 머리띠를 두르도록 하는 벌칙이 있다.

◆ 그 많던 녹색등식당 5년만에 자취 감춰

2005년부터 시작된 녹색등달기 운동은 5년만인 2010년경 유야무야 됐다. 식당 입구에 녹색등이 달려있던 풍경은 지금 찾아볼 수 없다.

가장 큰 이유는 이 운동을 주도했던 마루야마 소장이 운영에서 손을 땠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녹색등식당 등에 따르면 2010년까지는 협의회로부터 회보가 왔는데 이후엔 오지 않고 관리가 안 돼 홈페이지도 폐쇄됐다. 녹색등달기 운동이 강제성이 있는 것도 아니고 점검 절차도 없이 오로지 영업주의 양심에만 맡기면서 신뢰성에 대한 믿음이 식었던 영향도 있다는 전언이다.

양심을 지키는 일본사람들의 국민성에 기반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또 국내산 및 지역산 농산물을 사용하면서 가격 면에서 비싸지는 결과가 나와 식당 경쟁력이 떨어졌고 고기, 쌀, 채소 같은 제품은 얼마든지 지역구별이 가능한 반면 조미료와 같은 첨가제는 국내산 또는 지역산을 알 수가 없어 경영주들이 혼란스러워했다.

민간주도 운동이 얼마나 급격하게 쇄락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예가 되고 있다.

   
▲ 촌정식당

◆ 무안만의 녹색등식당 만들어야

무안에서 영업하고 있는 식당은 1,200여개에 달한다. 우리지역 식당들이 무안에서 나오는 농수축산물을 이용할 수만 있다면 그 파급효과는 실로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무안에 로컬푸드 매장이 없는 것도 아니다. 2013년 문을 연 일로농협 로컬푸드는 무안지역 204농가에서 275개 품목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 2018년 문을 연 삼향농협 로컬푸드는 193농가에서 322개 품목을 납품하고 있다. 또 최근엔 무안황토갯벌랜드에도 로컬푸드 매장이 문을 열었다.

무안군로컬푸드생산자협회에는 300여명의 농민들이 회원으로 등록해 70여종, 300여개 품목을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 농산물의 유통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아 식당까지 연결되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지역 식당이 지역 농수축산물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가격과 품질, 서비스 면에서 식당을 만족시켜야 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현재 농협별로 분산되어 있는 관리시스템을 일원화할 필요가 있다. 생산자(농민)와 소비자(식당)를 직접 연결해 줄 중간지원센터를 건설해 유통을 책임져줄 필요가 있다. 농민은 생산만, 식당은 소비만 하고 관리, 배달 등 유통은 지원센터에서 전담하는 구조다. 이 같은 조건만 충족하면 얼마든지 지역 농산물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게 요식업계의 반응으로 무안만의 녹색등식당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최근엔 정부가 푸드플랜과 관련된 다양한 사업을 공모하고 있어 중앙정부 예산으로도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 이러한 중간지원센터를 통해 계획생산, 계획소비로 식당은 물론 학교급식과 전남도청, 전남교육청, 전남경찰청, 무안군청, 무안교육청, 무안경찰서 등 공공급식에 무안산 농수축산물을 납품해야한다. 

◆ 나주 중간지원센터 좋은 모델

완주군이 로컬푸드 선구자로 나서 오랜 기간 기반을 구축했다면 나주시는 최근 2~3년 만에 로컬푸드를 획기적으로 정착시킨 지자체에 속한다.

그 중심엔 중간지원센터가 있었다. 외부 인재를 공무원으로 채용해 중간지원센터 운영을 책임지고 지역의 참신한 일꾼들이 대거 투입돼 일하면서 획기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나주시는 이러한 기반을 바탕으로 2019년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한 ‘푸드플랜 패키지 지원 공모사업’에서 전국 지자체 지원 1순위에 선정됐다.

향후 5년 동안 국비, 지방비 등 290억 원을 투입해 농가 역량강화, 로컬푸드 직매장 확대, 농산물 종합가공기술 지원, 생산농가 기획생산기반 구축에 집중해 연간 700억원 규모의 관계시장 개척, 월 소득 150만원 2,000농가 육성, 200개 이상 신규일자리 창출 효과를 거둘 계획이다.

로컬푸드 고도화가 무안군 농업체질과 유통구조, 소비구조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중요한 사업인 만큼 무안군은 테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관련부서가 유기적으로 협조하고 최대한 빨리 중간지원센터를 건설하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는 게 이번 연수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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