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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고육지계(苦肉之計)-자기의 살점을 도려내는 계책-⑥
이정랑
2019년 01월 31일 (목) 08:44:05 이정랑 muannews05@hanmail.net

   
[무안신문] ‘삼국지 연의’에 나오는 유명한 말이다. 동오(東吳)의 대장 황개(黃蓋)는 ‘적벽대전(赤壁大戰)’에서 조조의 위나라 군대를 격파하기 위해 대도독(大都督) 주유(周瑜)에게 ‘고육계’를 건의, 자신의 육체적인 고통을 감수하고 거짓으로 항복하여 조조의 함대를 불태우는 데 큰 공을 세웠다.

병서인 ‘36계’에서는 ‘고육계’를 제 34계에 배열하고 있는데, 대체로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풀이하고 있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육체적 고통을 원치 않는다. 따라서 상해를 입는다는 것은 심각하고 진지한 상황이 된다. 진실을 가장하여 적이 의심하지 않게 한 다음, 첩자를 활용하여 목적을 달성한다. 그런 다음 주역(周易)의 “어린 아이의 몽매함이 길하다는 것은 유순함을 따라야 한다는 것이니라.”라는 ‘몽괘(蒙卦)’를 인용하고 있다. 이 괘에 대한 해석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군사에 활용될 때는 일반적으로 적의 의도에 따라 간첩 활동을 펼쳐 적이 의심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을 말한다. 36계는 이에 대해 다시 설명을 덧붙이고 있다.

‘고육계’는 거짓으로 간첩을 써서 사람을 이간질하는 것이다. 자기와 틈이 있는 자를 보내 적을 유인하여 서로 협력할 것을 약속하는 것 등이 모두 이 ‘고육지계’에 속한다.

‘고육계’는 일반적인 상식을 뒤엎고 스스로를 다치게 하는 것으로, 그 목적은 적이 믿도록 하는 데 있다. 그와 동시에 고육계는 흔히 ‘간첩’을 활용한다. 적의 이목이 이미 자신을 주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풀을 헤집어 뱀 을 놀라게 하는’ ‘타초경사(打草驚蛇)’와 같은 경솔한 행동은 삼가고 대세의 흐름에 따라 거짓 정보 따위를 흘려 적의 간첩으로 하여금 그것을 활용하도록 한다.

주유가 군영안의 여러 사람이 보는 앞에서 황개를 마구 때린 것도 조조가 파견한 간첩이 주위에 잠복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간첩이란 거짓으로 항복한 채중(蔡仲)·채화(蔡和) 두 사람이었다. 요컨대 주유의 목적은 그들을 통해 황개 사건을 조조에게 알리도록 하자는데 있었다.

또 이런 이야기도 있다. 춘추말기, 검객 요이(要離)는 일찍이 오자서(伍子胥)의 추천을 받아 오나라 왕에게 발탁되어 위(魏)나라 공자인 경기(慶忌)를 살해하는 임무를 맡게 되었다. 요이는 경기의 신임을 얻기 위해 결행에 앞서 오왕에게 자신의 오른손을 자르고 처자를 죽여 달라고 요청한 후, 오나라 왕에게 죄를 지은 것처럼 하고 도망쳤다. 오왕은 그의 부탁대로 요이의 처자를 잡아 죽인 후 저잣거리의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시신을 불태웠다. 요이는 위나라에 도착한 후 경기 앞에서 오나라 왕을 크게 욕하면서, 거짓으로 경기에게 오나라를 칠 계략을 일러주기까지 했다. 두 사람은 곧 의기투합했다. 그 뒤 함께 배를 타고 강을 건너는 기회를 틈타 요이는 돌연 검을 뽑아 경기를 찔러 죽였다.

정(鄭)나라 무공(武公)이 호(胡)를 멸망시키기 위해 먼저 공주를 호의 왕에게 시집보낸 후 호를 공격하자고 주장하는 대부 관기사(關其思)를 죽여 호를 안심시켰는데, 이 역시 ‘고육지계’를 활용한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일이다. 영국 해군 정보국에 소속된 이중간첩 중 노르웨이 국적을 가진 무트와 제프라는 두 사람이 있었다. 그들은 원래 독일 간첩이었는데, 영국에 체포된 후 매수되어 독일에 가짜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다. 당시 독일이 이 두 사람에게 맡긴 주요 임무는 파괴 활동을 통해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었다. 두 사람이 독일 정보국으로부터 계속 신임을 얻도록 하기 위해 영국 해군정보국은 두 차례 주목할 만한 대형 폭발사건을 연출해야 했다. 독일은 이것을 사실로 믿고 대단히 만족해했다. 두 사람은 그 틈을 타 많은 거짓 정보를 독일에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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