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신년사

▲ 박금남 무안신문 발행인
한해(무술년)가 가고 한해(기해년)가 왔다. 어제와 오늘이 별반 달라진 건 없는데 새해라고들 한다. 사람들은 열두 달 365일을 1년이라 규정하고 그 1년이 켜켜이 쌓이면 몽땅그려 세월로 표현한다. 그리고 그 세월의 무게로 삶을 평가하지만 세월은 구룰 수록 후회의 덩어리만 커지게 된다. 그러나 어쩌랴, 사람 속에서 살아가려면 연말연시 행하는 통과제의에 맞춰 한해를 뒤돌아보고, 새해를 가늠해 볼 수밖에.

문제는 새해도 희망을 노래하기에는 여건이 시원찮다. 경제 위기, 기후 변화 등 경기침체로 불확실함이 깊어지면서 생존경쟁이 사람간 장막을 치고 있다. 현대 산업시스템은 필연적으로 소수에게만 권력이 집중돼 언젠가는 사회가 붕괴될 수밖에 없어 갈수록 사회는 ‘함께’ ‘더불어’라는 공동체 말이 낯설게만 들린다.

지난해 우리사회는 ‘미투’로 시작돼 ‘빚투’로 끝나는 혼돈 속에서 희망이라면 남북 화해 무드를 엮어냈다. 우리 지역 역시 지역구 국회의원 구속, 지방선거, 광주 군 공항 예비후보지 (무안)추진 등 무안의 망신살 및 미래 존폐를 좌우할 만한 사건들이 발생했다.

문제는 이들 사건 중심에는 무늬만 지역발전을 외치는 정치인들의 생존연장 셈법이 우선하고 있다. 그들은 생존을 위해 추종 세력을 통해 진실을 닮은 가짜 권모술수로 편가르기를 한다. 총선이 1년 넘게 남았는데도 벌써 선거 이야기로 부지런 떠는 것도 그 일환이다. 기득권 유지에만 관심 가질 뿐 무안의 미래는 관심 없다. 이를 보면 민초들이 끌고 가는 세상에서 그들은 거짓을 팔아 실속만 챙기는 듯 싶다.

올해는 무안의 미래 존폐를 좌우할 광주 군공항 예비후보지 (무안)선정을 두고 찬반문제가 새해벽두부터 시끄러울 전망이다. 국방부는 지난해 무안을 예비후보지 0순위로 두고 늦어도 12월 중순까지 예비후보지로 발표하려 했다가 군수, 군의회, 사회단체들의 한목소리 반대로 해를 넘겼다. 군민들의 승리다.

그러나 올해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편가르기 정치 찬반 변질 우려가 높다. 지역 발전과 무안의 미래 존폐보다는 정치적 대립으로 지역을 혼란에 빠뜨릴 가능성이 크다. 군민들이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그들의 권모술수 꼬임에 넘어갈 수 있다. 기득권과 정치인이 살아가는 무안이 아니라 우리 민초들이 살아갈 무안이다. 군공항 이전 찬반은 무안이 잘살고 못살고를 떠나 전투기 소음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따져 보면 된다. 왜 그들이 군고항 이전을 추진하려 하는지 속내를 보면 된다. 무엇보다 무안의 미래를 ‘기부대 양여’ 방식으로 추진하는 광주시에게 맡길 수 없고, 광주시의 소음피해 민원해결 장소가 무안이 되서도 안된다. 민간공항이 오니 군사공항도 받아들여야 한다는 명분아닌 논리에 속아서도 안된다.

무안공항은 지난해 이용객 56만을 넘겼다. 올해는 100만 이용객도 어렵지 않다. 여기에 공항 주변에 공항클러스터 사업이 진행되고 있고 호남고속철이 경유하면 역세권 개발로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시너지 효과는 군공항 이전보다 훨씬 커진다. 무안공항 활성화는 무안의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역량을 모아나가야 한다.

지난해는 가짜뉴스가 판을 쳤다. 올해도 가짜뉴스는 전성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신문쟁이로 살면서 핸드폰 카카오톡에 이름 대신 ‘역지사지’를 올려놓고 있다. 상대방 입장을 공감해 보자는 취지다. 허울은 그럴싸하다. 그렇지만 정말 상대방 입장을 고려하는지는 의문이다. 어설픈 공감은 고통과 상처만 주기 때문이다.

공감하려면 타인의 삶을 잘 느껴야 하고, 나 자신을 잘 알아야 한다. 소설가 김형경씨는 ‘천 개의 공감’에서 타인이 겪는 고통에 동참해 그 고통을 내가 겪는 것처럼 다시 겪는 것’을 공감이라고 했다. 결국 공감은 타인의 삶이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면서 함께 느낄 때 가능하다.

새해는 다름을 인정하는 한해가 됐으면 싶다. 우리는 생각이 다르면 편을 갈랐다. 개인이 집단에 속하면 다수의 의사에 편승하여 단순무식해지는 경향이 짙다. 여기에 유통된 지식과 정보가 정확한 것이 아니라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새해 상호 신뢰에 기반을 두고 무안의 생존과 미래 발전을 위해 나아가는 상황의 힘이 필요해 보인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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