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박금남

[무안신문] 2005년 도청이 남악으로 이주한 후 현재 남악에는 3만2천여명이 살고 있다. 2007년 11월 무안국제공항 개항 후 올해 이용객 50만을 돌파했고, 지난해 말 우여곡절 끝에 결정된 호남고속철 2단계(고막원-무안공항-임성)사업이 실시설계에 들어가는 등 무안발전을 이끌 수 있는 S0C 사업들이 속도를 내고 있다.

반면 이들 호재를 한꺼번에 뭉갤 수 있는 악재도 공존한다. 광주군공항 이전 추진이 당장 눈앞의 악재이고, 이 모든 사업들을 풀어가는 데 중심에 있는 공직자들의 복무기강도 문제다.

지난 5일 국민권익위가 발표한 전국 공공기관 청렴도 발표결과, 무안군 종합청렴도는 내부평가 2등급, 외부평가 5등급, 종합 4등급으로 지난해보다 1등급 하락했다. 내부평가야 상호 공직자간에 주니까 그렇다 치고 외부평가 5등급은 군단위 전국 82개 자치제 중 최하위권으로 부끄러운 성적이다.

이번 청렴도 평가는 지난해 7월1일부터 올해 6월30일까지여서 김산 군수와 관련은 없다. 그러나 김 군수가 이번 청렴도 평가를 타산지석 삼아야 할 필요는 있다. 특히, 이번 청렴도 평가기간이 군수궐석과 맞물려 공직자들의 도덕적 해이의 심각성을 보여주었고, 단체장의 공석이 청렴도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설상가상 이 같은 청렴도 결과는 전남도가 지난 14일 공개한 무안군 정기종합 감사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전라남도 감사관실은 무안군 감사를 진행해 모두 26건을 적발, 12명에 대해 신분상 조처하고 9천만 원 추징 감액 등 11억9천여만 원의 재정상 조처를 했다. 쪼개기 발주를 통해 공개경쟁 입찰을 피함으로써 예산을 낭비하고 유효기간이 이미 끝난 신기술 공법 업체와 수의계약 등 부적정 행정을 했다가 감사에서 무더기 적발됐다. 지자체의 비리는 감시와 견제가 부실한 탓에서 가능해 진다.

김산 군수가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후 6개월이 지나고 있다. 그 동안 김 군수에 대한 업무평가는 거절 못하는 ‘만사형통’ 군수다. 살아 온 그의 인품을 감안하면 이해는 가지만 개인 김산과 군수 김산은 전혀 달라져야 한다는 주문이다.

무엇보다 지금 무안군은 호재와 악재 갈림길에서 서 있다. 당장은 광주군공항 예비후보지 선정을 막아내야만 무안의 미래를 꿈꿀 수 있다. 따라서 군민들의 역량결집이 중요한 시점이다. 마침 개청 이래 처음 2국이 신설되는 조직개편이 이뤄져 내년 초 정기인사부터 반영된다. 확대된 조직개편이 간부 공무원 자리와 공무원 수만 늘리는 상황이 되서는 안된다. 조직개편으로 무안군은 11명의 5급 승진 인사와 40여명의 공직자가 늘어 인건비로만 한 해 20억원이 더 들어간다. 당연히 군민들은 공무원 수 증가로 위민행정 서비스도 나아질 것을 기대한다.

하지만 공직자들은 기업가나 자영업자들에 비해 ‘변화와 개혁’이 보수적이다. 재정자립도 여부와 상관없이 제때 봉급이 나오며, 업무추진에 있어 감사 지적 및 사고만 없다면 정년은 보장돼 복지부동 경향이 높다.

더구나 민선 시대 들어 단체장에 대한 줄서기와 단체장 선거와 관련된 외부인들의 인사 입김마저 없지 않아 단체장은 자유로울 수 없다. 때문에 승진 하나만 희망 삼고 열심히 근무하는 공직자들은 스스로 절망에 빠지곤 한다.

취임 6개월을 보내고 조직개편을 통해 새해 새롭게 시작하는 김산 군수의 리더쉽에 고민이 있어야 한다는 주문이 많다. ‘일을 많이 하면 감사 때문에 진급에 악영향을 받는다’는 인식을 바꾸는 기피 부서 인사고가 반영 등의 인사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또한, 전문성을 지닌 공직자 데이터베이스화(D/B)를 통한 적재적소 인사풀(인력은행)로 지금까지의 인(in)↔아웃(out) 인사를 탈피해야 한다.

그간 공직사회의 변화를 유도하는 다양한 대책들은 많았다. 하지만 매번 용두사미로 끝났다.

변화는 생각이 바뀌는 곳에서 시작된다. 또 생각은 실천에서부터 바뀐다. 물론 공직의 특성상 모든 공직자가 안일해 있는 것만도 아니어서 무능과 유능 판단이 결코 쉽지는 않다.

문제는 자기개발과 업무에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공직자들이 소신 있게 일을 하다보면 타 공직자들로부터 눈총을 받는다고 한다. 여기에 상관의 근무평정, 인사고가 등 평가방법 등이 대인관계가 원만하지 않는 공직자에게는 ‘열심히 하나마나’라고 한다. 객관적이고 투명한 평가 기준을 마련해 일 잘하는 공직자를 우대하는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

공직자가 편하면 군민이 불편해지고, 공직자가 불편하면 군민이 편해진다. 세상이 급변하고 있는데도 과거 정책을 고집하거나 이미 진행된 사업이어서 바꿀 수 없다는 경직된 사고를 가진 공직사회라면 결국 무안군의 발전을 더디 끌고 갈 수밖에 없다.

민선 7기 새해 출발은 공직사회가 함께 움직이는 강력한 리더십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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