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직위공모(職位公募)와 소수직렬에 대한 배려

[무안신문] 얼마 전 광주(광역)시가 산하 기관장들을 공모한다는 기사가 있었다. 6개월 이상 공백상태인 광주테크노파크(광주TP)원장 공모에 이어 광주 영어방송재단 사장과 광주도시공사 사장을 공모한다는 내용이 그것이다.

이가 없어 잇몸으로 버틸 바엔 차라리 문호를 개방하여 외부에서 인재를 맞이하겠다는 것이다. 어찌 보면 신선하기 까지 하다. 그러면서 일선 지자체들도 한번쯤 시도(試圖)를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권한을 줘도 행사를 못하는 사례들을 종종 봐오면서 들었던 생각이다. 더군다나 기술적인 문제나 전문성을 요하는 분야라면 더더욱 그렇다는 것이다.

쌀이 귀하던 시절 삶은 강냉이로 식사를 대용하고 강냉이밥을 지어 먹던 때가 있었다. 한두 끼라면 몰라도 매식을 이렇게 때우다 보면 입안이 껄끄럽기까지 했다. 물론, 젊은 사람들한테 이런 얘기를 하면 알아듣기나 할까마는 그런 때가 있었다는 것이다.

무더운 여름철 옥수수가 간식거리로 부각이 되면서 훌륭한 건강식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이런 추세를 반영이라도 하듯 일부 지자체들은 틈새 소득 작목으로 육성을 해서 농가소득을 짭짤하게 올린다는 것이다.

우리 지역도 철도변 쪽의 일부 농가들이 식용 옥수수를 조기(早期)재배하는 것으로 아는데, 크게 재미를 보고 있다는 얘기는 못 들어본 것 같다.

땅끝 해남과 충북 괴산에서 옥수수를 지역 특화품목으로 육성해서 농가소득을 올린다는 것이다. 이런 뉴스를 접할 때면 우리도 농군(農郡)이고 농업이 주업인 주민들이 많기에 허탈감을 느끼면서 또 애써 침묵하기도 한다. 변변한 시험연구포장 한 뙈기가 없는 것이 우리네 농업조직이기 때문이다.

벌써 강산이 한번 바뀌고 다시 바뀔 준비를 할 만큼의 시간이 지났지만, 필자는 우리군 농정조직을 통합할 때 우려를 하면서 적시했던 얘기들이 지워지지가 않는다. 글로벌시대 도시화도 좋고, 세계화도 좋지만 도시의 뿌리는 농촌이고, 모든 산업의 근간은 농업이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무엇보다 나라(?) 밥을 더 이상 먹을 수 없게 되었을 때 돌아가야 할 곳도 농촌이기에 농업부서를 떠나 있을 때도 농업과 농촌에 대한 애착은 각별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보니 어깨너머가 되었건 귀동냥이 되었건 이 땅의 농업이 처한 현실을 간과(看過)할 수가 없었다.

그건 그렇고, SNS 활동을 하다보면 각계각층의 사람들과 소통을 하게 된다.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싶으면 상대방의 허물까지도 얘기를 하게 된다. 몸담고 있는 조직에 대한 얘기가 되었건 필자가 처한 모습이 되었건 내 눈에는 보이지 않고 드러나지 않은 허물을 얘기해 주니 고마울 뿐이다. 그들이 하나같이 하는 말 중에 “우리군 농업조직을 보면 침체된 느낌이 든다.” 라는 것이다. 사실이 그렇다.

각종 지원과 집행은 물론 지도업무까지 합쳐지다 보니 확연하게 드러나는 것도 없고, 또, 농업이라는 분야가 메리트가 없다보니 조직은 왜소화 되어 가지 그렇다보니 소속 구성원들의 움직이는 모습이 피동적(被動的)으로 비춰졌나 보다. 그래, 원인을 알아야 대책을 세우던지 개선을 하던지 할 것이다. 인적쇄신이 요구되거나 충격요법(衝擊療法. shock therapy)이 필요하다면 그렇게라도 해야 한다. 농업 군으로서의 위상과 함께 ‘소득가득 농수축산’ 이라는 군정방침이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말이다.

주제넘은 얘기 같지만, 공로연수 들어가기 전에 거쳐 가는 자리정도로 비춰지고 있는 특정 직위(職位)에 대한 개방과 공모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고, 또 외부와의 교류도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15년 전, 농정부서 통합 당시 지금은 소수직렬이 되었지만 농촌지도직과 농업직들이 차지했던 자리만큼은 다시 돌려줘야 되지 않을까? 그렇게 하는 것이 소수직렬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라고 여겨지기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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