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열대(亞熱帶) 과수나 틈새작목에도 관심을 가질 때가 되지 않았나!

[무안신문] 왕들이 다 죽었나 보다. ‘왕의 열매’라 일컫는 ‘아로니아’ 가격이 3년 전에 비해 반 토막도 아니고1/3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금년에는 여름 폭염으로 인해 생산량 급감과 가격하락의 이중고 속에서 재배농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는 것이다.

아로니아(aronia)는 장미과 아로니아속에 해당하는 관목과 그 열매의 총칭으로, 베리류의 열매 중에서도 안토시아닌 함량이 가장 높다. 열매는 식용 또는 약용으로 사용하며, 식용 색소의 원료로 쓰이기도 한다. 또 아로니아는 크게 블랙초크베리, 레드초크베리, 퍼플초크베리 3개 종으로 분류하며, 킹스베리(King's Berry)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다.

3년 전,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농장에서 kg당 20,000원에 생과를 택배로 구입했던 것 같은데, 엊그제 인터넷에 올라온 기사를 보니 친환경(?)농법으로 재배한 ‘아로니아’ 생과를 6~8,000원에 판매한다는 것이다. 아로니아를 즐겨 찾던 왕(?)들이 죽고 없어서 가격이 이리 폭락을 한 것일까? 사실, 누가 무엇을 해서 재미(?)를 좀 봤다고 하면 판로나 저장 여건 등은 재껴둔 채 너도나도 묘목을 심다보니 3~4년이 지나면 과잉(過剩)생산이 되고 가격이 폭락한다는 것이다.

이는 비단 아로니아 뿐만이 아니다. 딸기, 라즈베리, 블랙베리 등의 베리류와 소과류(小果類)대부분이 그렇다. 52개국과 맺은 FTA로 15건이 발효가 되어 전체 수입농산물의 80% 이상이 FTA체결 상대국에서 수입이 되고 있으며, 수입물량도 매년 늘고 있다.

2010년이던가! 여섯끗 승진(?)을 맨 막차로 하고 보은(?)차원에서라도 무엇인가를 해야겠다며 나서는데, 구미(口味)가 당기는 기사 하나가 눈에 띄는 것이다. 「노지블루베리 출하시기 차별화, 고소득」 이라는 제목 아래 ‘귀농목표는 블루베리 재배였고, 영농전략은 출하시기 차별화입니다’라는 부제가 붙은 기사였다.

사실, 그 무렵 블루베리가 고소득 틈새작목으로 부각이 되면서 재배면적이 급증하고 있었기에 농업조직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작목을 전환하거나 품목을 선택할 때는 FTA 체결 상대국의 출하 시기는 물론 수입하는 형태(生果, 冷凍果)까지도 검토를 해야 하니 말이다.

17년간의 직장생활을 접고 2007년 서울에서 제주도(서귀포시)로 귀농하여 모친의 감귤 과원을 폐원하고 농사일에 뛰어 들었다고 한다. 초창기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150여 가지가 넘는 블루베리 품종 중에 제주에 적합한 품종으로 출하(出荷)시기에서 답을 찾았다는 내용이었다.

육지의 경우 노지재배 품종으로 주로 ‘북부 하이부시’를 심어 보통 5월 말에서 7월 말까지 출하를 하지만, 자신은 2,500평의 노지에 7월 중순부터 9월 중순까지 출하할 수 있는 ‘래빗아이’를 주력품종으로 심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조기수확을 위해서 200평 규모의 하우스에 ‘남부 하이부시’를 심어 5월 말부터 6월 하순까지 출하를 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니 보통 농가들에 비해 2개월이나 더 생과를 공급하게 되니 그만큼 소득이 올라가더라는 것이다.

하우스 블루베리를 1kg당 10만원이라는 높은 값을 받고 판매도 해봤고, 부유층 고객들은 냉동과 보다는 생과를 선호할 것이라는 전략이 적중하더라는 거였다.

선택 작목에 대한 재배기술이나 정보가 없으면 남들이 하는 것을 그대로 따라 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하다. 사실, 우리 지역은 양파와 마늘에 의존하다 보니 이런 틈새작목 분야에 크게 관심을 갖는 분들이 많지 않아 지금까지는 조용히 지나왔던 게 사실이다.

다소 늦은 감은 있으나 우리도 이제 지구 온난화에 대비하여 아열대과수에 대한 관심과 틈새작목들에 대한 체계적인 재배기술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일 때가 되지 않았나 한다. 물론, 기술센터에 실증시험포 한 평 없는 우리 조직으로서는 다소 무리이겠지만, 그래도 준비를 해야 ‘남이 장에 가니 두엄지고 장에 간다’라는 우스갯소리를 듣지 않게 될 것 같기에 조심스럽게 운을 떼어 본다.

저작권자 © 무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