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해·가뭄·폭염·폭우 겹쳐 농촌들녘 상심만 가득
2∼3일에 비…조생벼, 고구마 수확 못하고, 배추 적기 정식 늦어져
올 여름 가뭄, 폭우로 전남 농작물·축산·양식장 등 1천억원대 피해

[무안신문=박승일 기자] 수확의 계절 가을이 다가왔다. 그러나 농가들은 달갑지가 않다. 추석을 앞두고 수확의 기쁨이 가득해야 할 농어촌이 하늘의 심술 때문에 상심이 크다.

올여름 가뭄과 사상 최악의 폭염, 그리고 태풍까지 덮쳐 전남 지역 시군에서 축산과 농·수산물 피해가 1천억원에 가까운 큰 피해를 입었다.

지난 4일 전남도에 따르면 전남에서 올여름 6월부터 8월까지 온열질환자가 321명 발생(지난해 196명) 이중 6명이 숨졌다.

6월부터 지난 9월3일 현재 폭염으로 전남 19개 시·군 축산농가 563곳에서 닭·오리·돼지 등 97만2328마리가 폐사했다. 피해액은 26억50만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중 무안군도 지난 8월20일 집계 결과 닭 5만4,200마리(19농가), 오리 4000마리(2농가), 돼지 365마리(27농가) 등 총 5만8,565마리 폐사돼 추정보험금 8천420만원 피해를 입었다. 이중 8월20일 현재 보험 확정은 닭 3만2,130마리에 불과하다.

농작물은 전남 19개 시·군에서 무안 등 426.3㏊가 말라죽었다.

제19호 태풍 ‘솔릭’ 이후 내린 폭우로 인해서는 벼 피해는 흑수(벼가 검게 변하는 현상) 8300㏊를 비롯 침관수 370㏊, 쓰러짐 58㏊ 등 8,728㏊로 집계됐다. 밭작물도 고추, 참깨, 콩, 옥수수 등 185㏊에 피해가 났다.

과수도 배, 사과, 단감, 참다래, 등 201㏊가 낙과피해를 입었다. 무안은 지난 4월 냉해로 39농가에서 43.8ha 피해를 입었다. 또한 올해 봄 무안지역은 고온으로 양파(중만생) 926.8ha, 마늘 75.5ha, 맥류 62.4ha 등 1.064.7ha에 총 20억원의 피해액가 발생했다.

특히, 과수는 지난 4월 난데없이 추워진 냉해로 꽃이 제대로 피지 못하고, 7월·8월에는 33도 이상의 고온현상까지 나타나 화상을 입는 피해를 피었다. 과수는 7~8월 기후에 따라 이듬해 수확량을 예측할 수 있지만 올해 고온 피해로 내년도 농사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바다에서도 피해는 나타났다. 고수온 주의보가 발령된 7월24일 이후부터 지난 3일까지 전남지역 양식장 피해액이 9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안군과 여수, 고흥, 장흥, 함평 등 5개 시군 330개 어가에서 523억5천300만원의 피해가 신고됐다. 제19호 태풍 ‘솔릭’으로 인한 양식장 피해도 7개 시군, 497개 어가에서 총 428억원이 접수됐다.

문제는 이 같은 농작물 피해가 계속 이어지고 있고 후기작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추석을 앞두고 수확을 해야 하는 조생벼가 잦은 비로 인해 논이 바르지 않아 수확이 어렵고, 고구마도 잦은 비로 인해 수확이 미뤄지고 있다. 설상가상 겨울배추와 양배추는 정식을 이미 마쳤어야 하지만 잦은 비로 인해 모판에서 키만 자라고 있어 농가들이 애를 끓고 있다.

농민들의 큰 걱정은 올 같은 이상기온이 앞으로도 계속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농민들은 “기후 변화 대책이라도 있다면 좋겠지만, 예측조차 할 수 없는 이상기온이라 걱정 뿐이다.”면서“이제는 하늘이 농사를 지어 주다보니 올 같은 이상기온이 계속된다면 농사도 포기해야 될 판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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