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무안공항 37.8도…지자체 선제적 대응 한계
누적피해 눈덩이…무안, 가축폐사 5만2천마리
폭염가뭄…농작물은 이제 시작, 해제지역 벼논 5ha 피해

[무안신문]

◆ 폭염 역대 최고 = 올 여름 폭염은 지난 7월 12일부터 시작해 한달 째 이어지고 있다. 낮기온이 연일 33도 이상이고 밤 기온이 25도 이상인 열대야로 인해 온열질환자 및 사망자 발생과 가축폐사, 농작물 고사 등 피해가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일 서울 최고 낮 기온이 38.5도로 측정돼 1907년 기상청 관측 시작한 이래 111년만에 최고 기온을 경신했다. 광주·전남 평균기온도 1939년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높았다. 여름철(7월1일∼8월5일) 비가 오지 않은 무강수 일수도 관측 이래 가장 길다.

지난 1일 무안지역 최고기온은 해제 35.6도, 무안공항 37.1도를 기록했고, 무안 전역이 연일 33도 이상을 기록하면서 열대야도 이어지고 있다.

◆ 온열질환자 및 사망자 늘어 = 온열 질환자는 전남에서 7일까지 241명이 발생, 4명이 숨졌다. 전국적으로는 온열질환자 3천329명이 발생해 40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는 지난 2015년 우리 사회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메르스사태때 사망자(38명)수를 넘어섰다.

◆ 양축산피해 재앙 수준 = 닭과 돼지 등 피해도 연일 커지고 있다.

지난 9일 현재 전남지역은 20개 시군 438호 74만8천여마리가 폐사했다. 피해액도 30여억원에 이른다. 무안지역도 지난 12일 현재 40농가 5만2천765마리가 폐사, 피해액이 3억여원에 이른다. 축종별로는 닭 19농가 5만2천500만리(피해액 1억4천), 돼지 21농가 265마리가 폐사(피해 1억4천)했다. 지난해 무안지역은 34농가 3만9,708마리(닭 3만8,130마리(20농가), 오리 1,500마리(3농가), 돼지 78마리(11농가) 폐사 피해를 냈다.

◆ 농업용수 비상 = 폭염과 강수부족으로 일부 지역 밭작물이 타들어 가거나 저수율이 감소하는 등 가뭄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 9일 무안지역 밭작물 가뭄 ‘주의’ 단계가 내려졌다. 농업용수 가뭄 ‘주의’ 단계는 4∼10월 영농기에 저수지 저수율이 평년의 60% 이하 또는 밭 토양 유효 수분율이 15∼45%에 해당하는 경우 내려진다.

지난 5일 한국농어촌공사 전남지역본부에 따르면 전남의 평균 저수율은 52.9%를 기록, 평년(71.4%)의 74% 수준으로 나타났다. 광주와 전남의 530곳 중 15곳이 저수율이 50% 이하로 떨어져 ‘심각’ 단계이며 ‘경계’ 25곳, ‘주의’ 63곳, ‘관심’ 427곳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지금까지는 고추 등 일부 밭작물이 가뭄 피해가 발생했으나 벼 이삭이 펴기 시작하는 시기가 되면서 가뭄이 지속될 경우 큰 피해가 우려된다. 이미 운남, 해제지역 간척지를 중심으로 염해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 바다 수온 높아 = 전남도는 도내 연안해역이 28도를 넘으면서 지난 6일 고수온 주의보를 경보로 확대했다. 이날 신안 압해는 29.9도, 영광 안마도 해역은 29.8도를 기록했다.

바다수온이 28도 이상 지속되면 전복, 넙치, 우럭 등 양식생물은 대량폐사 우려가 높다.

이에 따라 무안군은 해양수산과학원 목포지원, 목포수협 등 유관기관 합동 현장대응팀을 구성, 어패류 양식장은 먹이 공급을 중단하고 액화산소를 충분히 공급하며, 해상가두리는 차광막 설치와 가두리 침하 또는 저층수 순환 등 피해 예방 조치 관리를 당부했다.

무안군 양식현황은 해면(새우, 숭어)에 축제식 24개소(122.3ha), 가두리 2개소(3ha), 육상해수양식 16개소(6,2ha), 수산종자생산 39개소(6.5ha) 등 81개소 138ha와 내수면에 33개소 12.1ha에 뱀장어를 양식하고 있다.

◆ 폭염 관련 법안 국회서 낮잠 = 연일 최고 기온을 갈아치우는 폭염에도 불구, 정작 ‘폭염’은 재난에 포함되지 못하고 관련 대책 법안들도 국회에서 수년 째 계류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자치단체들이 폭염 피해에 대한 실질적 지원의 법적 근거가 없어 대부분 폭염 대책이 예방 차원에 그치고 있다.

무안군에 따르면 현행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상 자연재난에 태풍이나 홍수, 황사 등이 포함돼 있지만, 폭염은 재난에서 제외돼 있다.

최악의 폭염이 한반도를 덮친 1994년 이후인 지난 18대 국회부터 자연재난에 폭염을 포함하는 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번번이 좌절됐다. 20대 국회에서도 여전히 잠을 자고 있다.

이런 사이 올해 온열 질환 피해가 눈덩이처럼 늘어나면서 폭염 피해 보상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최근 “폭염도 재난으로 취급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도 폭염 관련법 개정에 나서겠다고 밝혀 관련법 개정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폭염은 이제 일시적인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가 아닌 국가 차원에서 관리해야 할 하나의 재난이 됐다. 무엇보다 폭염은 인명피해 뿐만 아니라 경제·산업적 위협적 큰 피해를 주고 있어 자연재난 유형에 포함하고, 국가 재난관리책임기관과 지자체가 대응할 메뉴얼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무안군, 폭염 선제적 대응책에도 한계

◆ 강수 부족…영산강 농업용수 긴급 공급

건강취약계층 건강관리 강화

무안군은 폭염과 강수 부족으로 인해 농작물 피해가 우려됨에 따라 가뭄 피해 예방 선제적 대응책으로 지난 6일부터 영산강 농업용수를 긴급 공급에 나섰다.

현재 관내 저수지 저수율은 63.5%로 당분간 비예보가 없어 천수답, 간척지 등 농경지에 가뭄피해가 우려되는 실정이다.

이에 군은 지난달 30일 한국농어촌공사의 지원을 받아 영산강Ⅳ단계사업 무안양수장을 가동해 창포간척지를 시작으로 2일부터는 무안 4개 저수지(도산제, 평산제, 토성제, 용월제)에 하루 10만t의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있으며, 가뭄 해갈 시까지 가뭄우심지역 농경지에 공급할 예정이다. 지난 7일에는 가뭄이 극심한 운남면 도원 뜰 30ha에 무안축산퇴액비 영농조합법인 액비차량 2대 등 모두 6대의 물차 지원 등 청계면 동암지구는 엔진펌프 및 송수관로를 설치, 태봉천에서 농경지까지 다단계양수 실시 등 농업용수 확보에 나서고 있다

영산강Ⅳ단계사업은 영산강의 물을 이용해 무안과 신안, 함평, 영광 등 전남 서남부의 농경지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한국농어촌공사에서 지난 2001년 착공해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건강취약계층 건강관리 강화

◆ 버스터미널·전통시장 대형얼음 비치

무안군은 지난 7월부터 건강취약계층 여름나기 ‘폭염대응 방문 건강관리 계획’을 수립, 홀로 사는 어르신, 허약노인, 만성질환자 가정을 직접 방문하여 혈압, 혈당, 기본검사 등 건강 상담과 폭염 대비요령을 교육하고, 방문건강 간호사가 수시로 전화하여 안부를 살피고 있다.

무안군은 6월말 현재 독거노인 5천222명이며, 이들에 대해 민관 2천298명이 주 1회 방문 및 매일 안부전화를 통해 살피고 있다.

또한, 마을방송과 무더위 쉼터에 행동요령 부채와 생수 배부를 비롯해 재난기금 10억원을 투입해 폭염 무더위 쉼터 운영, 도로 물 뿌리기, 주요 교차로 및 유동인구가 많은 횡단보도 14개소에 그늘막 쉼터 설치로 보행자 편의 도모, 지난 31일부터 관내 버스터미널 및 전통시장에 대형 얼음을 비치하여 이용객들이 더위를 극복하도록 하고 있다. 여기에 가축피해를 줄이기 위해 축사 물 뿌리기, 스프링클러 설치 등을 통해 폭염 피해에 적극 대응중이다.

하지만 역부족이다. 무안군 관계자는 “폭염이 해소될 때까지 모든 행정력을 동원, 폭염으로 인한 피해 최소화에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면서 “폭염 예보 때는 야외활동 자제 및 하루 중 가장 더운 시간(낮 12시∼오후 5시)에는 휴식 취하기 등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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