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신문] 지금 지구는 인류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는 것일까?

지난겨울 영하 15도를 오르내리는 극심한 한파가 한 달 가까이 지속되었다. 사람들은 경험치 못했던 최악의 한파에 속수무책으로 망연자실했다. 그리고 맞이한 봄은 굳이 봄이라고 표현하기 어려웠다. 밤낮으로 겨울과 여름이 오갔을 뿐 우리가 바라고 기다리던 봄은 없었다. 밤은 매서운 겨울이 지배했으며 낮은 뜨거운 여름이 지배한 수상한 봄이 그렇게 지나쳐갔다.

그리고 맞이한 여름은 여름이라 표현할 수 없는 낯선 계절이었다. 사람들이 경험한적 없었던 사막을 능가하는 막강한 폭염이 한반도와 지구를 덮쳤다. 장마는 사라졌고 40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40여 일 동안 지속중이다.

아마도 지옥이 있다면 지금 한반도가 아닐까? 싶을 정도다. 여름 무더위의 기준선인 섭씨 32도를 넘기고 사막에서나 나타나는 새로운 여름이 등장한 것이다.

밀집사육중인 가축들은 폭염을 견디지 못하고 집단 폐사하고 있으며 들녘의 농작물은 가뭄과 폭염을 견디지 못하고 타들어가고 있다. 열사병으로 인한 인명 피해도 심각하게 커지고 있다. 한반도에 생존하는 모든 생명체는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다.

지금 인류가 이룩한 모든 물질문명은 환경파괴의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시멘트로 일군 인류의 도시문명은 열대야의 상징이 되어 사람들로부터 밤을 앗아갔다. 사람들이 더위를 견디기 위해 에어컨을 사용할수록 도시는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전기를 사용하고 17기의 원자력발전소가 돌아갈면서 발생하는 초당 수십만 톤의 온배수가 한반도 주변 바다를 덥히고 있다. 여기에 달리는 자동차와 우리가 사용하는 핸드폰 전자파가 전자레인지효과를 만들어내면서 더욱 지구의 열을 올리고 있다. 지구의 열을 올리는 주범은 인류이며 인류가 발전시킨 문명이다. 인류의 문명은 지구환경과 정반대로 성장해오면 지금의 새로운 기후를 만들어냈다. 폭염은 철저한 인재이며 책임은 인류가 져야 한다.

폭염을 피하기 위해 에어컨 사용을 권장하고 가구당 만 원가량의 전기료를 인하해 주는 폭염에 대한 정부대책은 미흡함을 넘어 대책이라고 표현하기에 창피스럽다. 인류문명에 의해 파괴된 환경에 대한 근본적 문제에 대해 전혀 고민이 없다. 전기료 만 원 정도 인하해 주면 이 더위가 지나갈 것이라는 무책임만이 있을 뿐이다.

정부도 국민도 지구의 경고에 정신을 차려야 한다. 지구는 인류를 위해 존재하는 객관의 환경이라는 그릇된 인식을 고쳐야 한다. 지구는 인류 밖의 객관 환경이 아닌 인류와 함께 공존해갈 하나의 생태계이다. 인류가 살기위해서는 지구라는 생태계가 더는 붕괴되어서는 안 된다.

숲이 사라진 도시에 숲을 조성하고 시멘트보다 흙을 찬양해야 한다. 도시중심의 개발 사업을 벗어나 농촌과 도시가 공존하는 농촌 활성화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지구 열을 올리는 주범 중에 하나인 플라스틱 사용을 과감하게 줄여나가야 한다. 인류 이기심의 극단적 표현인 공장식 축산업을 극복해 친환경 생태축산을 만들어내야 한다. 이미 달라진 기후가 공장식 축산업의 끝을 제시하고 있다. 친환경직불금의 대폭적인 인상을 바탕으로 환경을 중시하는 농업정책으로 근본적 전환이 필요하다. 그것만이 후대를 위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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