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기준 74개 위원회 894명 위원 활동 ‘위원회 천국’
20개 위원회 1년 간 회의 한번 안 해 11개는 3년 동안 無
회의 절반은 서면으로…비효율적 위원회 통·폐합해야

[무안신문=서상용 기자] 무안군 각종 위원회가 아예 열리지 않거나 서면으로 개최되는 등 본래 목적이 퇴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위원회 심사 절반 가까이가 서면으로만 진행된 데다, 단 한 차례도 열린 적 없는 이른바 ‘유령위원회’도 수두룩하다.

무안군에 따르면 지방자치법이나 조례 등에 따라 사업추진에 필요한 객관적, 전문적 견해를 얻기 위해 위원회 등 자문기관을 설치·운영하고 있다. 위원회마다 구성은 다르지만 대부분 시민과 전문가, 공무원, 군의원들이 주로 참여하고 있다.

시민 참여 기회를 넓혀 행정이 독단적으로 흐르지 않도록 제어하는 등의 역할을 맡는다. 위원회 심의 사항은 지역발전 촉진, 분쟁 해결, 각종 지원 사업, 사회단체 육성 등 다양하다.

단순 자문에서부터 시책 추진 여부를 결정짓는 등의 권한을 갖고 있다. 그만큼 위원회가 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셈이다.

문제는 상당수 위원회가 단 한 차례도 회의를 개최하지 않는 등 제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무안군엔 74개 위원회에 894명이 위원으로 등록돼 있다. 2004년 39개 위원회 455명에 비하면 13년 사이 위원수가 2배나 늘었다. 법령에 의한 위원회가 59개, 조례 13개, 기타 2개로 저마다 위원회 설치의 명분은 있다.

그러나 이들 위원회 74곳 중 20곳은 지난해 한 번도 회의를 개최한 적이 없고 11곳은 3년 동안 회의 개최실적이 없어 유명무실한 위원회인 것으로 조사됐다.

3년 동안 회의를 한 번도 개최하지 않은 위원회는 ▲장애인복지위원회(13명) ▲도로명주소위원회(15명) ▲공유토지분할위원회(9명) ▲투자유치위원회(7명) ▲농공단지심의위원회(10명) ▲노사민정협의회(10명) ▲광고물관리심의위원회(9명) ▲재해지도작성 자문위원회(9명) ▲체육진흥협의회(15명) ▲공동주택관리분쟁조정위원회(10명) ▲임대주택분쟁조정위원회(10명) 등이다.

특히, 지난해 개최된 회의 247차례 중 절반 가까운 116차례는 서면으로만 열려 본연의 기능을 다 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주민의견을 무안군 예산에 반영한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주민참여예산 위원회는 지난해 서면으로 한차례 회의를 개최하는 것에 그쳐 조례 취지마저 무색하게 하고 있다. 때문에 이름뿐이거나 비효율적으로 운영되는 위원회는 대폭 정리하고 기능이 유사한 위원회는 과감하게 통·폐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안군은 지난해 유명무실한 3개 위원회를 통합하거나 폐지했지만 3개 위원회를 신설해 위원회 숫자에 변함이 없다. 더구나 무안군은 894명의 위원 중 12.4%인 111명만 여자여서 전국에서 여성 비율이 가장 낮은 지자체에 속한 것으로 알려져 여성위원 확대방안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지만 형식적으로 여는데 그치는 위원회가 다수 있다”면서 “지방자치 기능이 강화되고 있는 만큼 위원회 본연의 역할을 찾을 수 있도록 내실화를 다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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