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신문] 지난 7월11일부터 시작된 올 여름 찜통더위가 20일 넘게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요즘 만나는 사람마다 첫 인사가 “무더위에 어떻게 지내느냐”는 안부다. 열대야로 밤잠을 설치고, 낮기온은 습도까지 머금어 체감온도는 실제 온도보다 더 덥다. 더구나 올 여름 날씨는 어찌된 일인지 뜨뜻미지근한 바람도 불지 않아 지역마다 날이 새면 연일 최고 기온을 기록하는 여름나기가 고통의 연속이다. 경남 일부지역 낮 최고기온이 40도를 넘었다고 하니 오죽하면 태풍을 학수고대하는 아이러니 상황까지 벌어질까 싶다.

그도 그럴 것이 요즘 우리나라의 무더위를 두고 아프리카 날씨보다 더 덥다고 한다. 우리나라 무더위가 세계에서 대체 어느 정도인지가 궁금해져 자료를 뒤져 봤다.

지난 7월24일 오후 1시 기준 서울의 온도는 38도였다. 1994년 이후 24년만에 가장 높은 온도를 기록했단다. 같은 시각 우리와 최대 8시간 이상 시차가 나는 아프리카 대륙 카메룬, 나이지리아, 소말리아, 우간다 등은 모두 낮 최고기온이 24~28도 수준이다. 이유는 적도 부근 아프리카 대륙 대부분 나라가 지금이 일년 중 기온이 가장 낮기 때문이란다. 어찌됐든 요즘 우리나라 날씨가 ‘더위의 대륙’이라고 불리는 아프리카보다 더 덥다는 것은 사실이다.

이날 한국과 2, 3시간 시차를 두고 있는 동남아 날씨는 여름더위로 ‘끗발’ 날리는 대만 32도, 여름의 도시 방콕 33도, 자카르타 33도, 라오스 33도, 베트남(하노이) 33도로 이들 나라보다도 우리나라가 더 더웠다.

그렇다고 지구 온난화로 인한 폭염이 우리나라만 펄펄 끓고 있는 것이 아니다. 전 세계에서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우리나라보다 더 더운 나라들도 많다.

우리와 인접 국가인 일본은 18일 최고기온이 40도를 넘어섰다.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지역도 기록적인 더위에 시달리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지난 5일 북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에 위치한 알제리 기온은 아프리카 관측 사상 최고기온인 51.3도를 기록했다. 미국 남서부 지역도 50도에 육박했고,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도 42도, 우즈베키스탄도 41도까지 올랐다.

특히, 우리나라보다 위도가 높아 무더위와 거리가 멀어 보이는 얼음왕국 북유럽 국가도 무더위를 피해가지 못하고 예외 없이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북극권과 인접한 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 등이 32도를 훌쩍 넘기면서 스웨덴은 무더위로 인해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산불이 발생했다.

문제는 점점 뜨거워지는 지구를 감안할 때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폭염이 올해로 끝날 것 같지 않다는 것이다. 예측할 수 없는 이상기온이 매년 해를 거듭할수록 더워지면서 사람들의 목숨을 위태롭게 한고 있다. 유엔 산하 ‘지속가능에너지기구’(SE4ALL)는 냉각 장치가 없어 폭염 위험에 처한 인구가 당장 11억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또 다른 23억명도 크고 작은 냉방 문제와 관련 노출돼 있다고 한다. 특히 방글라데시, 브라질,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모잠비크,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수단 등 9개국의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쯤 되면 다른 나라와 비교해 우리나라 무더위는 참을 만한 무더위다. 올해 우리나라 무더위는 티베트 상공에서 형성된 뜨거운 공기 때문이란다. 기상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로 올해 티베트 상공이 평년보다 빨리 뜨거워져 북태평양 고기압이 빠르게 확장하면서 한반도에서 장마가 빨리 끝나고,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를 덮쳤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8월에도 폭염이 지속될 것이라는 기상청의 예보다. 하루하루 온열질환자가 늘고 가축폐사 피해도 눈덩이다. 이 상황이 지속되면 가뭄으로 이어져 농작물 피해도 걱정하지 않을 수 없어 대책이 시급하다.

국회에서 잠자는 자연재해대책법에 폭염이 하루 빨리 포함돼야 하고, 세계 곳곳에서 가뭄으로 인한 흉작에 대비한 식량난 대비책도 요구된다. 갈수록 높아지는 고령화, 독거노인들의 추세에 맞춘 다양한 대책들도 요구된다.

자연은 우리가 이길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대비하고 대처해야 하는 순응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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