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노린재·갈색날개매미충 등 외래종 급증

[무안신문] 집중 호우가 쓸고 간 전남 들녘은 요즘 해충과의 전쟁이 한창이다. 친환경 쌀 생산단지에서는 벼를 망치는 먹노린재, 과수 단지에서는 갈색날개매미충 등과 사투가 벌어졌다.

전남 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친환경 벼 재배단지에서는 가장 큰 골칫거리인 먹노린재 산란기를 맞아 예찰과 방제 작업을 하고 있다. 먹노린재는 낙엽 속이나 잡초 밑에서 성충으로 겨울을 지내고, 모내기가 끝난 6월 상·중순에 논으로 이동해 7∼8월 산란한다.

암컷 1마리가 30여개 정도의 알을 낳는데, 물과 식물체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며 줄기에 침을 박고 즙액을 빨아 먹어 벼 생장을 가로막는다. 방제 적기는 산란 전은 6월 하순부터 7월 상순이다.

친환경 약제에 내성이 생긴 탓인지 지난해부터 발생량이 부쩍 늘었으며 최근 집중 호우가 지나간 뒤 활동도 왕성해졌다.

전남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먹노린재는 논두렁과 인접한 가장자리부터 발생하기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예찰해야 한다”며 “시기를 놓치면 해충 밀도는 높아지고 무성해진 벼 줄기 때문에 약제를 뿌려도 충분히 도달하지 못할 수 있으니 제때 방제를 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벼 재배 농가는 곧 중국에서 날아올 벼멸구에도 대비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과수 농가에서는 갈색날개매미충, 꽃매미, 미국선녀벌레 등 고운 이름과 어울리지 않는 ‘습격자’들이 골치다. 이 중 대표적인 갈색날개매미충은 겨울에 가지에 알을 낳는다. 산란한 가지에서는 열매가 열리지 않게 돼 과수에 치명적이다. 꽃매미는 2004년, 갈색날개매미충은 2011년 각각 국내에서 처음 발견된 외래종이다.

두 해충은 크기가 작게는 새끼손톱만한 것에서 크게는 엄지손가락 정도로 성장하며 톡톡 튀어 다니거나 날아다닌다.

발생 면적은 2016년 1천290㏊, 지난해 1천344㏊, 올해 1천54㏊에 달한다. 발생 시·군은 2016년 7개에서 지난해 9개, 올해 11개로 늘어났다.

농경지와 그 주변, 산림지 협업 방제로 그나마 발생 면적이 줄어든 게 위안거리다.

당국은 지난해 5월 1천522㏊에서 방제 작업을 벌인데 이어 올해는 2천776㏊로 늘렸다.

성충기인 8∼9월 알을 낳기 전 또 한 번 대대적인 방제가 남았다. 지난해에도 8월 중순부터 두 달간 2천427㏊를 방제했다. 방제대책 수립에는 지자체는 물론 농촌진흥청, 산림청, 국방부, 농식품부, 환경부, 문화재청까지 참여하지만 양봉 농가 등 주변의 민원 발생 소지가 있어 당국은 애를 먹기도 한다.

친환경 농업 단지 등에서 농약 잔류 피해를 호소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전남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방제 효과를 높이려면 집중해서 대규모로 약제를 살포해야 하지만 어려움이 있다”며 “잔류 농약 영향과 유해성을 분석하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 방제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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