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박금남

[무안신문] 민선 7기가 지난 7월 시작됐다. 요즘 지자체장들의 화두는 선거 동안 빚어진 반목과 갈등을 화합과 상생으로 바꾸겠다는 이구동성 입바름 소리다. 이는 예전에도 선거가 끝나면 승자에게서 흘러나온 이야기다. 그러나 지금까지 화합 상생 모습을 보여 준 정치인, 단체장은 흔치 않았기에 식상하게 느껴 질 뿐이다.

노자의 도덕경에는 ‘유무상생’이란 구절이 나온다. 있음과 없음이 서로 함께 사는 대화합의 정신을 의미함이다. 사람이 사는 곳에는 크고 작은 갈등이 항상 다양하게 존재하기 마련이다.

때문에 우리사회의 갈등으로 인한 불협화음은 끊이지 않는다. 과거의 수평적인 계급 간 갈등에서 벗어나 취업, 사회, 정치, 경제 문제 등이 커짐으로 인해 이분법적 사고에 사로잡혀 좋고 나쁨을 구별하는데 급급한 현대인들은 사소한 일에도 분노를 표출하는 ‘앵그리 사회’가 됐다.

갈등이란 ‘제한된 목표를 여러 사람이 차지하기 위해 투쟁할 때 발생한다. 즉, 한 사람 또는 집단의 기대나 목표 지향적 행동이 타인이나 타 집단에 의해 좌절되거나 차단되는 상황에서 발생한다.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바라보면서 지역일꾼을 선출하는 지방선거 필요성에 대한 회의감마저 든다. 지방선거는 지역주민들의 의사에 따라 지역 일꾼들을 선출하는 선거임에도 아직도 중앙정치 개입으로 지방자치가 짓밟히고 있다. 지역의 일꾼을 선출하는 선거에 중앙정치가 개입하여 그 지역의 공약은 보이지 않고, 기호만 보인다. 이런 선거에서 과연 지역의 행정을 책임질 수 있는 후보들이 선출될 것인가라는 의문이 든다. 지방선거 본질이 흐려지고, 인물 중심이 아닌 정당 중심으로 선거판을 오염시키고 말았다.

결국 지역내 갈등은 정치인 사이에서 태동해 커졌고,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기득권 지역정치가 되면서 지역 민심은 항상 평행선으로 나눠져 지역발전 장애물이 되고 있다.

본지는 지난 6일 창간 15주년 기념행사로 ‘상생과 화합’을 도모해 보고자 지역 정치인을 비롯해 기관사회단체장을 초청한 교례회를 갖졌다. 이번 선거에선 무안지역에서는 국회의원, 군수, 도·군의원 후보에 비례대표 포함 35명의 후보가 출마해 12명이 축배를, 23명이 쓴잔을 마셨다. 그리고 승자와 패자는 나뉘었다.

패자에게 상생은 아직 멀어 보였다. 이번 교례회를 위해 똑 같이 초청장을 보내고 문자를 보냈다. 하지만 낙선의 아픔을 아직 치유하지 못한 그들이 선뜻 교례회 자리에 나서지 못했다. 통큰 낙선인들이 없어 아쉬웠다. 무엇보다 이번 지방선거 후 낙선자 대부분이 플래카드를 걸고 문자를 통해 “고맙고 감사하다”는 낙선인사와 무안발전을 이뤄달라고 당부했다는 점과는 다소 배치된 모습이라는 점이다. 결국 낙선인사가 겉으로는 ‘화합·소통’으로 승복문화를 보이면서도 속내는 ‘다음 선거(?)’ 에 두고 보자는 갈등의 씨앗을 여전히 내포함으로 비쳐졌다.

그러나 세상은 이번 선거에서도 보았듯이 선거문화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4년 후 재기를 기대하지만 때가 되어 나타나는 후보의 식상함에 유권자는 등을 돌리게 되어 있다.

지역 발전의 장애물이 곧 정치인들이라고 생각한다면, 아픔과 상처는 가둬 두고 화합의 장소로 나서야 함이 대의의 길이다. 물론 여기에는 승자의 포용이 따라야 함은 당연하다. 내 의사를 존중 받고자 한다면, 당연히 배려가 있어야 한다. 승자만 존중 받아야 한다는 독선이 갑질 세상을 만들었고, 편가르기 갈등을 만들었다.

상생이란 둘 이상이 다 같이 잘 살아감을 의미한다. 정체성을 공유하는 구성원들이 전체의 공동이익을 위해 개개인들의 개별이익을 희생하는 마음을 뜻한다고 볼 수 있다.

이제 6·13 지방선거가 끝났다. 당선 후보들은 후보시절 공약을 챙겨야 하고, 낙선 후보들은 4년 후를 기약해야 한다. 선거기간 중 서로 다른 지지 후보에 따라 비방과 반목으로 갈등만 남았다. 이러한 갈등을 조정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선거과정에서 나타난 주민 상호 경쟁과 갈등의 흔적은 하루빨리 지워져야 하고, 화합하고 상생할 수 있는 길만이 무안 발전을 앞당길 수 있다.

미래학자들은 ‘상생의 원리’가 21세기 인류를 이끌 지침이 된다고 했다. 우리가 나갈 길은 명약 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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