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해설가, 서울서 매년 계절마다 남산 찾아 ‘나무 사랑’
“남산, 다양한 수종 서식, 자연 해양 생태수목원 가치”
숲가꾸기 사업, 소나무만 남기고 베는 것은 자연 보고(寶庫) 상실

[무안신문=박승일 기자] “남산은 무안군민들의 휴식처지만, 이곳에 서식하는 나무와 풀 등을 보면 자연해양 생태수목원으로 조성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다양한 수종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무안이 고향으로 서울에서 살고 있는 향우, 박양수(70) 숲 해설전문가(산림교육 전문가)는 무안읍에 소재한 남산(해발 191m)을 무안의 자랑거리로 삼는다.

사계절 많은 무안 사람들이 휠링장소로 찾는 높지 않는 산이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남산에 어떤 나무와 풀이 서식하고, 꽃을 피우다 지는지는 잘 모른다. 곧 자연과 늘 밀접한 생활을 하는 특혜를 받고 사는 무안사람에게는 그 나무가 그 나무고, 그 풀이 그 풀일 뿐이다.

그러나 자연의 수종에는 모두 이름이 있고, 우리 토종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관심 속에서 사라졌던 나무와 풀들이 많다.

박양수 숲해설가는 서울에서 매년 숲 해설인들을 동반해 봄, 여름 가을, 겨울 일년에 4번 이상 빠짐없이 남산을 방문한다. 자생식물을 연구하기 위해서다. 그 만큼 남산은 그에게 자연의 보고(寶庫)다.

대학졸업 후 서울 송파지역 중학교에서 37년간 교사로 봉직한 그는 2003년 은퇴 후 제2의 인생을 준비를 숲에서 찾았다. (사)한국숲해설가협회 숲 해설가 양성교육아카데미 과정 및 전문가 양성과정을 2년간에 걸쳐 이수, 현재 숲 해설가 및 (사)한국 숲 해설가협회내 목본연구회 회장으로 50여명의 회원들과 나무사랑을 펼치고 있다.

박 회장이 무안 남산을 자주 찾는 데는 다양한 수종 때문이다. 어느 날 고향을 방문했다가 우연히 오른 남산의 다양한 수종이 서식한 것을 보고 가슴이 설랬다고 한다.

특히, ‘모새나무’는 그가 발견하고 관심을 갖는 나무다. 잎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고, 꽃은 하나씩 액생, 홍백색을 띠며, 열매는 검은색, 흰가루로 덮여 있다. 진달래과에 속하며 해양성 식물로 남부해안 및 섬에 분포하고, 제주도에서는 사람 키 정도 자라지만 남산에서는 50Cm이하로 성장하는 귀한 식물이다.

모새나무 서식에 대해 박양수 숲 해설가는 “모새나무가 키가 작다는 것은 남산이 서식지로 남방 한계선을 의미할 만큼 학술적 가치도 크다”고 말했다.

또한 남산에는 참나무, 졸참나무, 정금나무, 돌가시나무, 층꽃나무, 마삭줄 등은 주로 바위틈에 뿌리를 내리고 힘들게 살고 있다. 해양성 기후인 남부지방에서 흔희 볼 수 있는 상동잎 쥐똥나무, 가막살나무, 감태나무, 장구밥나무, 산검양 옻나무, 꾸지뽕나무, 예덕나무, 참느릅나무 등도 바람에 잘 견디고 있다. 사스래피나무는 군락지를 형성하고, 청미래덩굴 등은 우거진 나무를 타고 자라고 있다. 합다리나무, 폭나무, 굴피나무는 하늘을 찌른다. 작은 키로 자라는 자금우, 산철쭉, 쇠물푸레나무, 가막살 나무 등도 서식한다.

박 회장은 “남산에는 우리가 흔히 접했던 이름을 가진 나무도 있고, 생소한 이름을 가진 나무도 있지만 이들 나무의 공통점은 국산 토종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관심 속에서 사라졌던 나무들이 많다.”면서 “남산은 해양성 기후로 살아 숨 쉬고 있는 산림(숲)의 형태를 이루고 있어 다양한 수목을 전시한 자연수목 전시장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그는 “지형에 따라서 환경에 맞게 살아가는 해양성 자연생태 수목원으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어 이곳을 해양성 자연생태 수목원으로 육성 발전시키고 싶은 게 꿈이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에게 남산은 아쉬움도 크다. 지난해 우연히 발견한 대패집나무 2그루 중 한그루가 톱으로 절반이 잘려져 있었고, 올해 봉합을 해 두었다고 한다. 남산 팔각정에서 성암저수지로 내려가는 곳에 서식하는 사스래피나무 군락지는 보전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박 회장은 “숲가꾸기 사업 과정에서 소나무만 남기고 가치있는 다양한 수종들을 모두 베는 것이 무엇보다 아쉽다”면서“남부지역 수종인 상록수 등을 보전해 가면 훗날 남산은 더 좋은 수목공원으로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는 만큼 무작위 벌목 숲가꾸기 사업 등은 고려해 보아야 한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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