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눈높이 높아지는 관광객들 무안 관광 외면
무안연꽃축제 21회 개최 불구, 차별화·정체성 못찾아…예산 낭비 지적
폭염·태풍·비 연꽃축제 변수…‘개최시기, 핵심 킬러콘텐츠 고민 필요’

[무안신문] 대부분 축제들은 이름만 다를 뿐 프로그램은 서로 베껴먹기 식으로 포장만 근사한 붕어빵 축제다. 이름만 바꿔 달면 어느 축제가 어느 축제인지 알 수 없을 만큼 명맥만 유지한 채 개최되는 경향이 없지 않다. 따라서 지자체의 예산낭비라는 지적까지 받고 있다.

진단 - 무안대표 축제 고민할 시점이다

◆ 지자체당 2.7개 축제 ‘축제공화국’

우리나라 지역축제는 1995년 지방자치제가 도입된 이후 지역경제 활성화와 관광상품 개발 등을 이유로 우후죽순 생겨나 ‘연중무휴‘ 열리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13-2017 전국 시도별 축제 현황’에 따르면 5년간 정부나 지자체로부터 예산을 지원받는 축제는 3천397건에 달한다. 1년 평균 679개의 축제가 공식적으로 개최되고 있는 셈이다. 전국지방자치단체수가 243개(17개 광역+226개 기초)를 고려하면 한 지자체당 1년 평균 2.79개의 축제를 열고 있다. 하지만 실제 개최되는 축제는 더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전남도 22개 시군에서도 최근 5년 동안 총 307회의 축제가 열렸다.

◆ 축제 예산 투입 대비 성과는 초라

문제는 축제 개최수가 많다고 해서 축제들의 성적표가 좋은 것만 아니다. 지자체들이 경쟁적으로 무분별한 축제만 양산, 적잖은 예산의 투입에도 불구하고 정체성이 모호한 축제들로 예산 투입에 비해 성과는 기대에 못 미쳤다는 지적이다.

행정안전부 지방재정통합공개시스템 ‘지방재정 365’의 지자체 축제·행사 원가 회계정보를 보면 그 초라한 성적표는 확연해진다.

지난해 전남도와 지자체들이 개최한 축제·행사(사업비 규모 도 5억원 이상, 시·군 3억원 이상)는 모두 31개다. 그런데 수익률이 제로인 축제가 대부분이다. 이들 31개 축제에는 총 351억3000만원 막대한 비용을 쏟아 부었지만 총 수익은 121억500만원으로 투입 대비 34%에 머물렀다. 특히 재정자립도 수익을 내는 행사는 거의 없고 수익을 1원이라도 올린 축제·행사는 35.4%인 11개인 반면 수익이 0원인 축제·행사는 17개로 전체 중 54.8%에 달했다. 그나마 흑자를 낸 곳은 함평군 축제 2개 뿐이었다. 함평나비대축제가 8억7천100만원을 투입해 9억900만원의 수익을 얻어 3천800만원의 흑자를 냈고, 5억5천억원을 들인 대한민국 국향대전에서 7억5천600만원의 수익을 얻어 2억600만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무안군은 무안연꽃축제에 매년 5억 이상을 쏟아 부어 매출액은 1억8천여만원이다. 이중 물놀이장(1억4천7백)과 캠핑장(8천여만원), 음식점(6천6백) 수입이 주류다. 농특산물(1억1천), 기념품(3천1백), 체험장(2천6백) 수입은 크지 않다.

◆ 관광객 무안 축제 외면

지난해 10월 전남도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이명수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열린 전남지역 23개 대표 축제를 다녀간 관람객은 610만305명으로 파악됐다.

관람객 수가 가장 많았던 축제는 구례 산수유축제로 90만명, 광양 매화축제는 하루 짧은 축제 기간에도 85만명이 찾아 두 번째로 많았다. 전남도가 진행한 명량대첩축제는 22만9652명이 다녀간 것으로 나타났다.

무안군의 경우 지난해 8월12일부터 15일까지 4일간 열린 제21회 무안연꽃축제에서 관광객 19만8천여명이 다녀갔다. 하지만 실제 숫자 그대로 믿는 사람은 없다.

아울러 지난해 11월8일 한국관광공사 광주전남지사가 전남 주요 관광지에 연중 입장한 관광객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순천만국가정원과 순천만습지를 방문한 관광객이 543만2000여명이었고, 여수 엑스포해양공원이 307만4000여명으로 뒤를 이었다. 여수 오동도 280여만명, 여수 돌산 공원 247만2000여명으로 3, 4위를 기록했다. 이어 담양 죽녹원이 136만1000여명으로 5위를 달렸다.

전남도가 지난해 10월, 10일간의 추석 황금 연휴기간(9월30∼10월9일) 동안 전남을 찾은 관광객 수 집계 발표에서도 무안방문은 거의 없었다. 282만 명 중 순천만정원에 63만 1000명, 여수 오동도 등에 30만 6000명, 곡성 기차마을에 7만 40000명, 강진 가우도에 5만 5000명, 담양 죽녹원에 3만 9000명이 다녀갔다.

◆ 무안 관광지 대표성 미약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1995년부터 전국 지역축제를 대상으로 매년 문화관광축제를 선정해 지원해왔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2017 문화관광축제 41개 가운데 전남은 담양대나무축제, 강진청자축제, 진도신비의바닷길축제 등 3개는 최우수축제, 정남진장흥물축제, 보성다향대축제, 영암왕인문화제는 유망축제로 6개 축제가 선정됐다.

2018 문화관광축제 선정 85개 가운데서도 전남은 9개 축제가 선정됐지만 무안지역 축제는 없다. 보성 다향 대축제는 기존 유망축제에서 우수축제로, 목포 항구축제는 유망축제로 새로 진입했다. 강진 청자축제, 진도 신비의 바닷길축제, 담양 대나무축제는 최우수축제 자리를 지켰다. 순천 푸드&아트 페스티벌과 영광 불갑산 상사화 축제는 육성축제로 뽑혔다.

또한, 2017∼2018 한국 대표관광지 100선에도 무안은 없다. 전남지역 △순천만습지&순천만 국가정원 △보성녹차밭 △곡성 섬진강 기차마을 △담양죽녹원 △여수오동도&엑스포해양공원 △신안홍도 △완도 청산도 △장흥정남진토요시장 △강진가우도 등 9곳이 선정됐다.

전남도가 지난해 4월 봄나들이 철을 맞아 각 시·군에서 선정한 55곳을 대상으로 온라인 선호도 조사, 언론인과 경관 전문가 현장 평가 등을 거쳐 ‘으뜸 경관 10선' 발표에도 무안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으뜸 경관 10선은 △여수 밤바다, 오동도 △순천 순천만 국가 정원, 생태공원, 낙안읍성 민속 마을 △담양 메타세쿼이아 길, 죽녹원 △곡성 섬진강 기차 마을, 전통시장 △고흥 소록도, 거금대교 △보성 녹차 밭 △장흥 편백숲 우드랜드, 정남진 토요시장 △해남 두륜산, 대흥사 △영광 백수해안도로 △완도 청산도다.

◆ 성년(21년) 맞은 무안연꽃축제 현실

무안연꽃축제는 1998년 군민화합과 지역 농산물과 연계한 소득축제를 도모한다는 취지로 일로 회산백련지를 대상으로 무안대표축제로써 21회를 치렀다.

그동안 연꽃축제로 시작해 백련축제-백련대축제-연산업축제-백련문화마당에 이어 2012년부터는 무안연꽃축제로 6번째 이름을 바꿔 개최해 오고 있지만, 전국의 40여 자치단체 및 사찰 등에서 개최하는 연꽃축제와 별반 다름이 없어 한번 방문한 관광객 재방문률이 떨어지고, 지역 주민들의 동참도 점점 약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무안군에 따르면 매년 무안연꽃축제 때면 수십만명의 관광객이 축제장을 찾는다. 2016년 개최한 무안연꽃축제는 35만명, 황토갯펄축제에 6만명이 다녀갔다. 2017년 연꽃축제 역시 19만명이 다녀갔다고 집계했다. 그러나 관광객 집계에 허수가 많다는 지적이 일반적이다.

◆ 무안군의회, “차별화된 지역축제” 지적

지난해 12월 무안군의회 제244회 제4차 본회의에서 지역 축제 부실화를 우려하며 축제 개최 시기 조정 등 개선책 마련을 촉구했다.

김만수 전 의원은 “무안연꽃축제와 황토갯벌축제 하나라도 제대로 운영되도록 격년제로 하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지적했고, 이요진 의원도 “예산이 많이 투입되는데 관광객이 줄어드는 상황”이라며 축제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진단 - 무안대표 축제 고민할 시점이다

오늘날 관광산업은 지식정보산업, 환경산업과 함께 자연친화적인 관광활동에 대한 수요 증가로 체험관광, 생태관광, 문화관광, 자연관광, 녹색관광 등으로 날로 각광을 받는 성장 산업이다. 따라서 미래의 관광시장은 환경보전에 대한 인식 증대 등으로 인하여 자연환경과 고유문화를 보전하면서 체험하는 대안적 관광의 중요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견줄 때 무안은 서해안고속도로 개통이후 좋은 관광객 유치 여건을 갖추고 있고, 바다. 황토 등 천혜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그 가치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관 주도의 실적 위주로 흘러 축제의 성격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관 주도 축제는 지역민을 자연스럽게 동원할 수 있다는 장점을 이용, 축제에 대해 전문성이 부족한 공무원들이 단체장의 입맛에 맞는 프로그램에 치중하다 보니 축제가 공감을 얻지 못하고 지역민들에게는 축제 피로감만 안겨줄 뿐이다.

곧 주민들은 관이 벌인 굿판에 끌려나온 들러리에 불과해 축제가 끝나면 남는 게 없다. 그래서 주민들은 본인들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수억원의 혈세가 드는 축제가 지역 소득에 도움은 커녕 오히려 불편만 안겨 주고 있다고 말한다.

물론 축제를 단순히 수익창출을 못한다고 해서 ‘혈세 낭비’니 ‘폐기 및 축소해야한다’는 잣대만 들이대는 것은 무리다. 축제가 열리면 어느 정도 지역경제의 활성화에 기여하고 돈으로는 환산 불가한 지자체의 이미지 홍보 등 무형 자산이 크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안연꽃축제와 황토갯벌축제에 대해 차별화를 통한 관광객을 유혹할 수 있는 새로운 역발상을 위해 백지 상황에서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축제의 성공은 관광객 방문숫자에 비례하고 연중 방문객이 이어질 때 그 효과가 커진다. 지금까지 유지해 온 동양최대의 면적 10만평의 백련지 자랑으로만은 관광객을 홀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 차별화를 통한 관광객을 유혹할 수 있는 새로운 역발상이 필요하다.

연꽃은 동아시아에서 경쟁력이 큰 만큼 백련지는 축제가 아닌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 대한민국 최대 백련 자생지에서 개최되는 최초의 우리나라 연꽃축제라는 근원성을 강조, 연꽃의 정적인 면에서 벗어나 역동성을 가미해 프로그램 소재를 재밌게 꾸미면 된다. 생태계는 예민한 만큼 백련지 주변 논들을 임대, 계절에 맞는 다양한 꽃을 식재해 관광객의 눈높이를 따라갈 필요도 있다. 특히, 관광객을 끊임없이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자원중심이 아니라 시장중심으로 바꾸어야 한다. 핵심 가치는 세상에서 하나뿐인 것을 만들어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전략 투자가 필요하다.

연꽃축제는 개발만 있고 상품과 서비스가 없는 것도 문제다. 지역 최대 농축수산물과도 연계해 생산적인 소득산업 축제로 승화시켜 나가야 한다.

아울러 폭염이 쏟아지는 8월 개최보다 앞당기는 시기 조정 고민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수익창출 축제가 어렵다면 일로지역민들의 지역축제로 돌리는 방안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황토갯벌축제 역시 먼저 황토냐 갯벌이냐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황토와 갯벌을 융합시키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아울러 갯벌의 한계는 들물 썰물 때문에 시간적 한계가 주어진다. 이 시간을 메우는 프로그램을 황토 체험 등 일탈형 프로그램 개발 방안 등을 찾아야 한다.

황토갯벌축제를 갯벌문화제 개최로 가야 한다는 의견도 무시할 수 없다. 멸종위기종 ‘흰발농게’ 서식지 훼손 문제가 매년 축제때면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생태갯벌센터 앞 연안갯벌에는 저서동물 229종, 조류 38종, 염생식물 21종, 식물성 플랑크톤 2목13과 8속 79종. 유용 수산생물 26종 등 다양하게 서식하고 있어 보존 가치가 높다. 최초 습지보호지역(2001년 12월28일), 람사르습지 공식지정 등록(2008년 1월14일, 제1742호), 전라남도 갯벌도립공원(37.123㎢, 2008년 6월5일) 지정 등 생태적 가치와 중요성을 국내외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도 문화제 개최와 무관하지 않다.

무엇보다 천혜의 자연·문화유산을 갖춘 무안 주력 산업인 관광·문화 정책이 군수가 바뀌면 관광문화 정책도 바뀌고 문화관광과장을 비롯한 직원들의 잦은 순환보직도 전문성을 살리지 못하는 한 요인으로 지적된다.

무안군은 지난 2016년 무안관광원년을 선포하고 관광객 150만 유치로 삼았지만, 메아리 뿐이다. 올해도 무안군은 제22회 무안연꽃축제 개최와 관련해 예산 7억여원을 세워두고 있다. 김산 군수의 결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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