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선 KTX 경유 확정, 광주 민간공항 조건없이 이전
제주항공·티웨이항공, 무안공항 활성화 견인…국제선 5개국 7개 노선 운항

제주항공, 무안發 3개 국제노선 탑승률 79%…7월 타이베이 신규취항
휴가철 맞아 중국·일본 등 노선 대폭 늘려…무료주차·시외버스 운행으로 편리
대중교통망 확충·국제선 증편·활주로 연장 등 풀어야 할 과제도 산적

올 들어 무안국제공항 하늘길이 활짝 열리면서 개항 10년만에 국제공항 면모를 갖춰 가고 있다.
지난해 11월 호남고속철(KTX) 무안공항 경유 확정으로 시작된 무안국제공항은 올들어 사드 여파로 끊겼던 중국 하늘길이 다시 열렸고, 저가항공들의 무안공항 기점으로 동남아 정기 국제선이 대폭 늘었다. 여기에 지난 6월22일 민선 7기 이용섭 광주시장측이 조건없는 광주 민간공항 무안공항 이전을 약속해 그 동안 엉킨 민간공항 이전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여기에 흑산공항 개항까지 더해지면 무안공항은 명실공이 서남권 거점공항 위상을 찾아갈 것으로 보인다.

◆ 무안국제공항 10년만에 비상

공항은 여객과 화물의 항공운송을 직접 지원하는 터미널이자 사회 발전을 위한 여러 파생기능을 가지는 종합적이고 광범위한 사회간접자본이다. 무안국제공항이 올해 들어 활성화 전기를 맞고 있다.

무안공항은 개항 10년 동안 국제 정기선 한 편 제대로 없을 만큼 매년 적자에 허덕였다. 지난해에만 124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하지만 지난해 호남 고속철(KTX)의 2단계 노선(광주송정∼목포)이 무안국제공항 경유로 확정되면서 활성화에 탄력이 붙고 있다. 2단계 노선은 2020년에 착공하여 2025년에 개통한다

사드 여파로 끊긴 중국 노선이 다시 연결됐고, 24시간 잠자지 않는 공항의 장점을 활용한 동남아 국제선 취항도 잇따르고 있다.

올해 무안국제공항 이용객 수는 50만 명까지 예상되고 있다. 올해 5월 말 현재 무안국제공항 전체 이용객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60% 증가한 19만8,500명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간 대비 국내선 이용객은 72.6%, 국제선 이용객은 48.5%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제주노선 증편 및 올해 잇따른 국제선 정기노선의 신규 취항과 더불어 부정기 노선 탑승객도 지난해에 비해 큰 폭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현재 무안국제공항에는 제주 국내 정기노선(2개 항공사, 일 1회)이 취항 중이며, 제주항공의 정기노선 일본 오사카(주 8회), 베트남 다낭(주 2회), 태국 방콕(주 4회) 및 중국동방항공 상하이(주 2회), 코리아익스프레스에어의 일본 키타큐슈(주 3회) 등 6월 기준 국제선 5개국 7개 노선이 운항 중에 있다.

아울러, 하계 휴가시즌을 맞아 베트남 나트랑, 몽골 울란바타르,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및 하바롭스크, 일본 삿포로, 나고야, 제주 등의 부정기편 추가 운항이 예정되어있다. 8월부터는 제주항공의 무안-타이베이(주 5회) 정기노선도 추가될 예정이다. 실제 제주항공이 운항중인 국제노선 첫달 탑승률이 79%에 달할 만큼 노선이용도도 높은 편이다.

제주항공에 따르면 4월30일부터 5월2일까지 일본 오사카, 베트남 다낭, 태국 방콕 등 3개 노선에 3일 동안 잇따라 취항했다. 5월 한 달간 3개 노선에서 총 125편을 운항해 탑승객수는 1만8100여명을 기록했으며, 탑승률은 다낭 96%, 오사카 77%, 방콕 75% 등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부산 김해공항에서 출발하는 동일노선 탑승률이 80% 중반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무안공항 취항 첫 달 성적으로는 매우 양호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제주항공의 이 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무안공항 5월 전체실적은 총 210편 운항과 2만9800여명의 여객이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동기 대비 운항편수는 2배, 이용객은 2.7배 증가한 셈이다.

◆ 저비용 항공사 국제선 큰 몫

오랜 침체기에 빠졌던 무안국제공항이 저비용항공사(LCC)의 신규 취항으로 활기를 찾고 있다. LCC의 틈새 공략은 만성 적자를 면치 못하던 무안공항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선 LCC에 지방공항 진출이 아직까지 수익성이 뚜렷하게 높은 사업 모델은 아니지만, 성장세와 함께 향후 지방공항 선점 경쟁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무엇보다 포화 상태에 놓인 인천공항, 김해공항, 제주공항의 여건도 무안공항 활성화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팬퍼시픽, 코리아익스프레스, 에어필립 등 저비용 항공사들이 무안공항을 주목, 새롭게 취항하거나 취항을 앞두고 있다.

◆ “광주 민간공항 조건 없는 이전” 연내 이전 구체화

군 공항 이전과 맞물리면서 차일피일 연기됐던 광주공항과 무안국제공항의 통합 문제가 민선 7기 들어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이용섭 당선인 민선 7기 광주 혁신위원회가 지난 6월22일 “민간공항은 군 공항 이전과 별개로 조건없이 무안공항으로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시기는 오는 7월 나올 예정인 광주전남연구원의 연구용역 결과를 반영해 전남도와 협의하기로 했다. 김영록 당선인의 취임준비 기획단도 즉시 환영 입장을 표명하면서 올해 내 광주공항 이전이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는 지난 1월 광주전남연구원에 ‘광주·무안공항 통합 시기에 대한 연구’라는 제목의 정책연구과제를 의뢰했다. 연구과제에는 광주공항 이전 적정시기, 광주시민의 무안공항 접근성 개선방안 등도 포함됐다. 결과물은 7월 중 나올 예정으로 광주공항 이전 논의가 빠르면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의 이같은 조건없는 민간공항 이전통합은 전북 새만금공항 설치 움직임으로 서남권 거점공항인 무안국제공항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는데다, 일본·중국·동남아 등을 찾는 시도민들이 인천·김해공항을 이용해야 하는 불편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민간공항은 공군으로부터 임대 사용 중이기 때문에 이전 시기만 결정되면 바로 절차에 착수할 수 있다.

◆ 무안공항 일대 ‘항공 특화산업단지 조성 사업’ 탄력

무안공항 일대 ‘항공 특화산업단지 조성 사업’도 윤곽이 나오고 있다.

무안군은 인도네시아 가루다항공 자회사인 GMF, 말레이시아 투자사인 TWA와 항공정비(MRO)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무안군은 무안국제공항 주변 39만㎡에 항공 특화산업단지를 개발해 임대한다. GMF는 항공정비와 관련해 지역 대학과 연계한 기술교육을 하고, TWA는 750억원 규모 시설 투자를 할 예정이다. 무안군은 고부가가치인 항공정비 사업 투자가 계획대로 추진되면 연관 산업 유치도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6월20일 북유럽 리투아니아의 항공정비회사 FLTechnics Asia CEO인 Martynas Grivigalacius가 무안국제공항 항공특화산업단지 예정 부지를 방문, “무안군이 갖춘 자연 환경과 각종 SOC는 향후 항공분야에서 성장할 수 있는 뛰어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며 적극 투자 의사를 밝혔다.

FLTechnics는 북유럽 리투아니아의 Avia Solutions Group 계열사이자 유럽, 중동, 아시아 등에 진출해있는 글로벌 그룹(연매출 1조원, 고용인원 3,000명)으로 주종목은 항공기 정비에서 가장 중요한 엔진분야이며, 세계 최고의 항공기 제조업체인 보잉사, 에어버스와 골든케어 협약이 되어 있다.

또한, 정부는 항공업계 정비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5년간 4천명의 정비인력을 양성하기로 했고, 무안군과 전남도교육청은 2020년 구 현경고에 항공정비학교를 개교한다.

◆ 공항 접근성 개선 및 정부 대규모 투자 반영 과제로

무안군제공항은 군 공항과 별개로 민간공항을 서둘러 이전해야만 지역의 하늘길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고, 명실상부한 서남권 거점공항으로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를 끌어낼 수 있었다.

전남도는 당장 활주로 길이 2800m에서 3200m로 연장(354억원), 수하물 처리 확대(46억원), 계류장 확대(80억원) 등에 모두 526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도는 2010년 이후 매년 이 예산을 반복해 요청했으나 국토부는 번번이 반영하지 않았었다.

이와 함께 미흡한 공항 편의시설의 대폭 개선, 광주·전북·충남·경남 등에서의 무안공항 접근성 향상을 위한 기반시설 설치 등을 위해서는 정부의 대규모 투자가 필수적이다. 현재의 일본, 중국 위주 노선에서 탈피해 해외 주요 도시를 연계하는 노선, 러시아 등 극동 지역 국제노선을 개발하는 한편 국제선 연결 기능을 하는 무안~인천, 무안~김해 노선 신설 등을 통해 무안공항을 명실상부한 허브공항으로 격상시키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무안공항의 접근성 개선은 당장 풀어야 할 과제다. 현재 광주에서 무안공항까지 고속버스는 하루 5회, 무안터미널에서 공항까지 버스노선도 4편에 불과하다.

서남권 거점공항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공항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지난 2007년 개항 이후 멈춰버린 정부 투자를 단기간에 대규모로 이끌어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정부가 지금까지 광주공항과의 통합 후 무안공항 시설 보완 방침을 고수하면서 제4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2011∼2015)에 이어 제5차 계획(2016∼2020)에서도 무안공항에 대한 투자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배후지역이 풍부하지 못한 공항의 경우 거점 LCC가 들어선다고 해도 공항의 활성화를 도모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LCC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소규모 항공사들은 성장은 커녕 살아남기조차 버거울 것이란 회의적인 시각이 항공업계에 팽배하다.

이런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배후지역 개발’이 공항과 거점항공사를 모두 키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각 지방을 거점으로 하는 관광상품을 적극 개발하는 것만이 지방공항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이란 얘기다. 아울러 호남고속철도 무안국제공항 경유에 따라 이용권역이 전북·충남 일부까지 확대되고, 인천국제공항이나 제주공항의 대체공항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하면서 무안공항이 서남권 거점공항으로서의 위상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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