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신문] 고대 중국에 자산(子産)은 정치를 어떻게 해 나갈 것인가에 대해 “정치에는 두 가지 방법밖에 없다. 하나는 너그러움이고, 하나는 엄격함이다. 덕망이 높고 큰 사람만이 관대한 정치로 백성들을 따르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군민들은 이번 선거에서 김산 후보를 군수로 선출했다. 하지만 김 당선자는 이번 선거 결과만 가지고 보자면 압도적 당선에도 불구하고 군수 공천 교체라는 다소 씁쓰름한 성적표가 숨어 있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실제로 민주당의 프리미엄도 없지 않았다고 본다면 전임 군수들을 군정을 타산지석 삼아 새로운 환경이 요구하는 자치 군수의 덕목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계기가 됐을 것으로 본다.

김 당선인은 당선소감에서 “반칙 없는 공정한 무안과 모범군수”를 약속했다.

이제는 언행일치만 남았다. 능력을 고집하지 않고 상대방의 이견을 수렴하고, 상대방의 능력을 믿으며 소통하면 된다. 이때 소통을 빙자한 일방적 지시는 소통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변화는 수용하려는 자세와 깨어 있는 마음가짐에서 바뀌게 된다. 지역간 무한경쟁시대로 치닫는 자치단체장의 순간 선택은 지역의 운명을 좌우한다. 자치행정을 혁신시켜 나가는데 공직자들에게도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사용할 줄 아는 행정 리더심이 요구된다.

무안시 승격, 무안국제공황 활성화, 그리고 앞으로 정부 주도의 행정구역 개편에 다른 인근 시군과의 행정구역 통합 등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해야 한다. 이때 지금까지 지역의 몇몇 리더 기득권층이 지배해온 문화를 타파하고 전문성을 갖춘 다양한 계층으로 구성이 절실하다. 중앙정치의 식민지가 되어 있는 자치정치판을 주민주체의 생활행정으로, 기득권층과 일부 정상배들의 지역 놀음판을 군민들이 참여하는 지역 살리기 판으로 바꾸어야 한다.

또한, 김 당선인은 과거 군수가 직접 챙기는 행정업무가 무안군 발전의 정체성을 가져 오지는 않았는지도 고민해 보고 실과소 전결권 확대도 제고해 볼 필요가 있다. 행정중심적 리더십보다는 민과 행정이 파트너십을 이루는 민관협치 소통형 리더십이 요구되고 있다.

최근 들어 자치단체는 엄청난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중앙정부의 지원배분 방식이 달라져 자치단체 스스로 자생의 방법을 찾지 않고서는 갈수록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중앙정부는 과거 획일적인 메뉴를 만들어 상향식으로 내리 밀던 방식에서 자치단체들이 원하는 메뉴를 짜도록 바꾸었고, 균형발전특별회계를 통해 기초자치단체의 자율관리를 유도하고 있다.

때문에 김 당선인은 과거 군수들이 4년 후의 재선 군정을 해 온 것과는 달리 당장 지역활성화의 비전을 세우고 지역자원을 창조적으로 재조직할 수 있는 경영마인드가 요구된다. 다양한 매체를 접촉하며 살아가는 요즘 군민들의 요구에 행정의 변화는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주민들의 다양한 욕구와 이해집단 간의 갈등을 조정하고 설득할 수 있는 민주적 리더십도 요구된다.

변화의 과정에서 권력은 양날의 칼처럼 잘 쓰면 보약이 되지만 잘못 쓰면 독약이 된다. 그 만큼 변화 추세에서는 군수의 덕목이 중요하다. 지역의 창의성을 살려 창조적으로 혁신시키면 지역활성화의 기회를 맞게 되지만 안주하면 지역을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위기를 맞게 된다.

농산물 수입이후 무안은 생존의 벼랑 끝으로 내 몰리면서 침체의 늪에 빠져 있다. 농민들이 사지로 몰리는 현실 문제를 어떻게 풀어 나갈 것인가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

무안의 신성장동력을 찾지 못하고 벼랑 끝에 선 지역경제를 무안국제공항 활성화, 남악 주변개발, 무안읍 2만자족도시 건설, 도농복합도시 등으로 시너지 효과를 어떻게 추진하여 희망이 넘실거리는 지역으로 바꿀 것인지는 김산 군수 당선인에게 달려 있다.

아울러 전지전능한 군의원 당선자들에게도 당부한다.

지역의 참일꾼이 돼 보겠다고 도전장을 내밀어 출마자 19명 중 7명이 선택받아 4년간 의정활동을 하게 됐다. 문제는 당선자들의 건망증이다. 후보시절 새벽부터 부지런히 뛰던 당선자들이 당선 후에는 ‘참 일꾼’ 단어를 잊고 상전이 되간다는 것이다.

이번 제8대 무안군의회는 제7대 의원 6명 중 4명이 연임했다. 연임이 권력의 범주와 비례하지 않기를 바란다. 아울러 초선 당선자들도 군의원의 옷이 자신에 맞는지 살펴보고 옷매무세를 단정하게 만들어 나갔으면 한다. 정말 자신의 능력으로 군민 대표가 되었는지 아니면 정당의 가면을 쓰고 당선된 것은 아닌지 냉철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다.

특히, 과거 전례를 보면 의원 신분만으로 공직자들에게 갑질하는 의원들도 많았다. 지역의 소소한 개인민원을 가지고 실과소장이나 담당자를 불러 으름장을 놓거나, 해당 읍면 일까지 관여해 행정에 편법을 자행토록 하는 기득권 문화 만들기 의원들이 없지 않았다. 의원 본분의 역할인 행정 감시와 견제보다 지역 소규모 사업 등 잿밥에 관심이 깊다면 의회의 발전은 있을 수 없다. 자신의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허세를 부리지 않으려면 늘 초심을 잃지 않아야 한다.

아울러 후보시절 공약이 역대 의원들이 대부분 내세웠다가 실패했던 공약이 많다. 이번 당선자들도 연속되는 공약이 되지 않도록 후보시절 의원이 되면 대안 제시를 하겠다고 했던 그 전지전능한 해법들을 꺼내 지역 발전에 도움을 주었으면 한다.

내 흠은 감추고 상대의 흠집만 보는 시각은 이제 접고 화합하고 상생하여 지역발전을 위해 정당을 떠나 군민의 역량을 모으는데 앞장섰으면 한다. 당선자들의 공약들이 자신이 살아가기 위한 권모술수가 아니고 참일꾼, 군민의 대변인, 낮은 자세로 듣는 몸가짐들의 약속이 허언이 아니길 바란다. 4년 후 그들이 머물다 간 자리가 향기로 남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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