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농번기와 겹친 지방선거…농촌 일손부족 부채질
농민들 “농번기에 선거 피할수 없나” 시기 변경 필요

6·13지방선거에 무안에서만 공식 선거운동원으로 매일 600명이 투입됐다. 지방선거가 농번기를 맞은 농촌의 일손부족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고령화에 농촌 일손이 가뜩이나 부족한데다 선거철 선거운동원으로 나서는 사람이 많아 인력난이 가중되고 있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도지사와 교육감선거는 읍·면수 이내에서, 군수선거와 국회의원 선거는 이의 3배수에 5명을 더할 수 있고 도의원 후보는 10명, 군의원 후보는 8명의 선거사무원(운동원)을 둘 수 있다. 여기에 선거사무장이나 선거연락소장을 1명씩 둘 수 있다.

이를 합산하면 무안에서 선거운동 기간 동안 매일 도지사 50명, 교육감 30명, 국회의원 66명, 군수 198명, 도의원 66명, 군의원 171명, 군의원 비례대표 20명 등 총 601명이 선거사무원으로 투입된다.(표 참조)

올해 6·13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기간은 5월31일부터 6월12일까지 13일이다.

‘부엌 부지깽이도 나와서 일을 돕는다’는 농촌의 가장 바쁜 시기가 5~6월이다. 특히 무안은 양파·마늘·보리·밀 등 밭작물 수확과 고구마 삽목, 모내기까지 한꺼번에 겹쳐 선거운동 기간인 5월 말부터 6월 중순이 가장 바쁜 시기다.

비수기에는 6~8만원 정도 형성되던 인건비가 이 시기만 되면 10~20만원 사이를 오가며 “인건비 주고 나면 헛농사”라는 농민들의 탄식 나온다. 무안에서 많이 재배하는 양파와 마늘은 기계화가 덜돼 사람이 직접 손으로 수확해야 한다.

비공식 통계지만 이 때 무안지역에 매일 약 3,000명의 인력이 수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1,000명은 무안 자체 노동력, 2,000명은 불법체류 외국인이나 외지에서 공급되는 인력이다.

선거운동으로 받는 공식선거 하루 일당은 7만원이지만 보통 대부분 후보 진영마다 선거운동원들의 활동을 독려하는 차원에서 웃돈을 얹어준다. 때문에 땡볕아래서 힘든 농사일을 하는 것보다는 집중적으로 일하는 시간이 짧은 선거 운동을 선호하고 있어 농촌지역 인력난을 부채질 하고 있다.

양파농가 김모 씨는 “고령화에 양파를 들 수 있는 젊은 인력들이 선거운동에 나서고 있어 돈을 더 준다 해도 일손을 구하기 어렵다”면서 “외국인들 일당도 갈수록 올라 농사짓기 점점 어려워 진다”고 말했다.

농민 박모 씨는 “농번기에 농민들은 일하는데 정치인들은 선거에만 몰두하는 모습이 정치에 대한 불신을 키우는 것 같다”면서 “4년에 한번이지만 선거운동원이 가장 많이 투입되는 지방선거인 만큼 농번기를 피해 선거일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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