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마름병에 중하품 많아…판로 막혀
양파즙 가공 등 중하품 소비대책 절실
양파수입보장보험 가입 604농가 혜택

무안 도로변 곳곳에 양파 성벽이 쌓이고 있다. 올해도 ‘양파산성’이 재현될 조짐이다. 올해 유독 잎마름병이 심하게 온 무안지역은 상품성이 떨어지는 중하품 양파가 많이 생산돼 판로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무안지역에선 604농가 513ha가 양파수입보장보험에 가입해 그나마 혜택을 볼 전망이다.

양파수확이 한창인 요즘 무안지역에 ‘양파산성’이 만들어지고 있다. 예년 같으면 저온저장창고로 들어가야 할 양파가 올해는 과잉생산으로 판로를 찾지 못해 길거리에 쌓이고 있다.

특히, 무안을 비롯한 전남지역은 잎마름병이 창궐해 품질 저하로 상인들이 거들떠보지 않는 지름 7.5cm 이하 중하품 양파가 많이 생산돼 문제가 되고 있다.

농협전남지역본부는 올해 전남 생산량의 약 40~45%는 중하품 양파로 추정하고 있다. 이로 인해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무안지역 저온저장창고 공실이 많지만 중하품을 입고하려 하지는 않는다. 잎마름병 피해를 입은 양파는 저장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전남을 제외한 전국적인 작황은 평년작 이상이라 굳이 상품성이 떨어지는 중하품을 상인들이 매입할 이유도 없다.

최근 산지 양파 가격은 20kg망 기준으로 상품은 6천원에서 7천원, 하품은 2천원에서 3천원선에서 거래가 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절반도 안 되는 가격이다.

따라서 생산비도 건지기 어려운 상황에 판로마저 막막해 양파즙 가공, 소비촉진 등 대책마련이 절실한 실정이다.

무안읍에서 양파 농사를 짓는 박모 씨는 “좋은 양파는 상인들이나 농협이 사려하지만 중하품은 팔 곳이 없어 쌓아두고 있다”면서 “농사도 못 지었는데 판로마저 없어 큰 손해를 볼 지경”이라고 말했다.

전남서남부채소농협 배정섭 전무는 “올해 양파 야적(가저장)이 유독 많을 것”이라면서 “중하품은 판로가 없어서, 상품은 매입가격이 낮아서 팔지 않으려는 농가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무안지역에선 올해 첫 도입된 양파수입보장보험에 가입한 농민들이 17% 가량 돼 혜택을 볼 전망이다. 무안군에 따르면 지난해 군비 13억원을 지원해 무안지역에서 604농가 513ha가 양파수입보장보험에 가입했다.

양파수입보장보험은 정부가 50%, 전남도·무안군 등 지방자치단체에서 35%를 지원해 농민들은 15%만 보험료를 내면 되다. 이 보험에 가입하면 자연재해, 짐승 피해, 화재를 당하거나 가격이 하락했을 경우에 수익을 보장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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