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농업연구소 정영호

[무안신문] 해가 갈수록 심각한 기후변화와 마늘·양파 연작재배로 무안양파산업은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지난 20여 년 동안 무안은 균핵병, 노균병, 잎마름병 등의 연작병이 심각하게 발생하였다. 이로 인해 농업생산비가 급증하고 저장성이 떨어져 양파품질이 저하되었다. 농가소득은 줄어들고 무안양파의 경쟁력이 해가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

이는 무안에서 농민운동을 시작했던 2002부터 무안양파산업에 제기되었다. 해가 갈수록 연작병은 심각하게 발생했다. 그때마다 농민들은 장기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였다. 2000년대 초반 연작병 발생에 따른 경쟁력 상실과 농가소득 감소에 대한 장기적인 대안 모색이 제기되었지만 휴경제는 도입되지 못했다. 오히려 연작병을 막기 위해 또다시 지자체와 농협차원에서 농약지원이 실시되었고 땅은 더욱 병들어갔다. 지자체와 농협이 세운 대책은 농민을 위한 정책이 아닌 업자를 돕는 정책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유통업체들은 연작병이 발생하지 않는 무안 밖의 타 지역 양파를 들여와 무안양파로 둔갑해 판매하는 유통체계를 고착화시켜 나갔다. 이것이 현재 무안이 안고 있는 심각한 양파산업의 위기다.

휴경제가 도입되지 못한 근본적 원인중 하나는 대체작물에 대한 경제적 보상체계가 세워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양파과잉재배가 발생하면 막대한 산지폐기보상비를 써야 함에도 불구하고 주산지에서 휴경생산제 도입을 고민하지 않고 있다. 산지폐기보상비의 극히 일부예산만으로도 휴경보상제의 도입이 가능하고 주산지에서 일정정도 생산조정이 이루어지게 된다. 휴경제는 생산조정과 소득보장을 위한 선제적 조치이다. 지자체 차원에서 대체작물 운영에 대한 체계적 대안마련이 이루어지지 못한 점도 휴경제가 십 수 년 동안 도입되지 못하게 만든 원인중 하나다.

휴경제의 대체작물은 보리, 밀 등의 동계 식량작물이며 이것을 가축 사료화 하는 문제이다. 그동안 지자체 차원에서 농민들의 자발적인 생산조정은 유도해왔으나 생산조정에 따른 농가의 소득감소에 대한 지원 대책이 없었고 산업화의 구체적 방안도 부재했다.

또한 농민들의 과도한 욕심도 휴경제를 가로막는 원인 중 하나다.

휴경제는 장기적으로 무안양파산업의 경쟁력을 회복할 근본적인 대안이다. 일시적인 생산감소로 무안양파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휴경제 도입을 꺼리는 이들이 많다. 이들의 논리는 모순투성이다.

휴경제를 통해 땅은 연작을 떠나 건강해질 것이고 건강한 땅을 통해 농민들은 생산비를 줄이고 건강한 양파를 생산하게 될 것이다.

무안 전체 생산면적의 5%정도를 휴경제로 실시하고 휴경제에 농민에 대한 현실적 보상체계와 축산사료화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해 나가면 된다. 휴경제를 통해 축산업에서 GMO옥수수에 대한 근본적 전환이 가능해진다. 장기적으로 먹거리 안전에 관한 국민적 요구에 부합해 무안축산업의 경쟁력이 높아지게 된다.

정치지도자가 되고자 하는 이들이 조금만 더 깊이 사고하고 장기적인 안목을 갖춘다면 잃어버린 무안농업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다. 지방선거를 앞둔 이 시점에 이러한 바람은 정녕 무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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