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 인력난에 바빠… 그들만의 잔치 관심없어
후보들, 마을 표심얻기 전략 사실상 포기, 읍·면상가 집중
6월 지방선거, 농어촌 지역 특수성 고려 시기 변경 필요

[무안신문] 무안지역에 본격적인 농번기가 도래하면서 6·13지방선거 출마 예비후보들의 표심잡기에 변수가 발생했다.

농어촌 지역은 도시와 다른 특수성이 있어 5∼6월이면 ‘고사리 손도 필요하다’고 할 만큼 일년 중 농사 일이 가장 바쁘다. 양파·마늘 수확작업과 모내기가 겹쳐 인력난이 최고로 심각해 진다.

요즘 대부분 농민들은 새벽부터 논밭에 나갔다가 어둠이 깔리고서야 집으로 돌아온다. 양파작업, 논물대기 및 로터리, 모내기 작업 등이 한꺼번에 겹쳐 있다보니 낮에는 마을을 가도 사람 구경이 어렵다.
동절기 마을회관에 모여 있는 상황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다.

때문에 6·13지방선거 출마를 굳히고 뛰고 있는 예비후보들은 안절부절이다. 선거가 한달이 채 남지 않아 한 사람이라도 더 만나야 하는 조바심과는 달리 사실상 마을 순회 표심잡기는 개점휴업에 들어간 실정이다.

이러다 보니 후보들은 3∼4명씩 모여 있는 식당이나 읍·면소재지 상가 중심을 돌며 표심잡기에 주력한다. 농번기철을 맞아 지역의 크고작은 행사도 없다. 때문에 장례식장은 후보들이 요즘 가장 많이 찾는 곳 중 하나다.

농민들은 후보들의 악수도 귀찮다는 반응이다.

“바빠 죽겠는데 그들만의 잔치에 말을 들어 줄 시간이 없다”면서 “일 할만한 사람들도 선거판에 들어가 그나마 부족한 인력난을 부추긴다”고 시선도 곱지 않다.

후보들 역시 이같은 농민들의 사정을 모르는게 아니다. 농민들을 보면 괜히 미안해진다고 말한다.

A 후보는 “농가들이 일하는 밭에 나가 일을 도울수도 없어 후보자 옷을 입고 마을에 가면 눈치를 보게 된다”면서 “6월 실시하는 지방선거는 농촌 실정에는 맞지 않다”고 선거 시기 조정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이같은 농어촌지역 6월 선거 실시는 투표율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지난 2014년 지방선거가 도지사, 도교육감, 군수, 도의원. 군의원 등의 선거가 동시 치러졌지만, 무안지역 투표율은 64.06%에 불과했다.

전남 평균 투표율 65,6%보다 1,54% 낮아 전남 22개 시군중 17위, 17개 군 단위 중에서는 17위 꼴찌 투표율을 보였다.

이 같은 투표율은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서 무안군 전체 투표율이 72.63%의 비교적 높았을 뿐 2010년 투표율에서도 65.2%에 불과했다. 올해 투표 역시 65% 정도로 전망된다.

농번기와도 무관하지 않은 투표율이다. 새벽 들녘에 나갔다가 저녁이 되어서야 귀가하다 보니 사전투표를 하지 않는 경우 투표 포기로 이어진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6월 지방선거는 농어촌 지역 예비후보들에게는 표심잡기와 투표율 높이는데 한계가 있고, 상대적으로 조직과 인지도가 높은 기득권 정치인들에게 유리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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