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총선 실패 후 ‘호남 회초리 맞겠다’던 민주당 ‘독주·오만’
중앙당만 있고 지역 민심은 팽…무소속·反민주 화근 키워

특정후보 맞춤형 경선룰 불구, 민심이 당심 이겨
오락가락 경선룰, 공정성 시비…ARS 투표 지역민심 반영 미미

[무안신문] 더불어민주당 후보 경선이 마무리 됐지만 후유증이 만만찮다. 민주당의 텃밭인 광주·전남지역에서 6·13 지방선거 후보 경선을 둘러싼 잡음이 점입가경이다. 후보선출 방식이 원칙 없는 오락가락 고무줄 룰과 군수·지방의원 컷오프 과정도 형평성 및 기준 적용에 대해 일부 후보들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탈당 하는 등 민심만 돌려놓은 상황이 됐다.

문제는 룰이 그때그때 바뀌면서 중앙당이 특정 후보에게 유리한 맞춤형 룰을 만들어 주었다는 비난을 면치 못했다. 이 과정에서 무안지역 국회의원·군수 경선에서 상대당 지지자들의 후보 역선택도 없지 않았다는 것도 지역민의 민심을 무시한 민주당 중앙당의 횡포라는 판단이다.

특히, 광주·전남 국회의원 재선거에서는 특정 후보에게 불리한 페널티 룰을 주어 ‘중앙당 지원설’을 업은 후보들이 줄줄이 경선에서 탈락했다. 기초단체장 공천을 둘러싸고는 불복과 급기야 탈당에 무소속 출마까지 거친 후유증이 이어지고 있다.

2년 전, 총선에서 호남 참패 후 ‘뼈아픈 회초리를 맞겠다’던 민주당에 대해 결국 지역 정치권에선 ‘민심이 당심을 이겼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한편, 무안지역은 국회의원(‘일반여론조사 100%), 군수(일반여론조사 50%, 권리당원 ARS 투표 50%), 도의원(권리당원 ARS 투표 100%), 기초의원 단수 확정 등 경선룰이 각각 달랐다. (편집자주)

◆ 오만한 민주당

민주당은 이번 광주·전남 경선에 대해 높은 지지율만 믿고 ‘민주주의 꽃’인 유권자들의 후보 선택권마저 빼앗는 오만함을 보였다는 지적이다. 특히, ‘중앙당 특정세력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는가 하면 도당 심사에서 탈락한 후보가 중앙당에서 다시 구제되는 등 경선이 ‘고무줄 룰’이 되면서 문재인 정부가 표방한 공정한 룰에 의한 공정한 기회, 공정한 사회 구현 원칙이 훼손됐다는 지적이다.

이는 광주·전남에서 민주평화당과 바른미래당 등이 인물난으로 경쟁구도를 만들어 내지 못하면서 ‘민주당 공천=당선’이라는 과도한 자신감이 오만함으로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민주당의 ‘폭거’에 대해 공정성 시비를 언급, 탈락한 예비후보들은 탈당했고, 지역민들 사이에서는 “민주당이 높은 지지율만 믿고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는 반발기류도 나타나고 있다.

지역민 A씨는 “더불어민주당이 인기 있는 게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의 인기에 영합돼 있는 데도 착각하고 있다. 사실 국회 운영 실정을 보면 여야가 똑같지 않느냐”면서 “지지율만 믿고 오만하게 구는 민주당이 싫어 야당이든, 무소속이든 경쟁력 있는 후보를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지역정가 한 관계자도 “민주당이 지역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갑질’을 자행한다면 후폭풍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면서 “지역민과 당원의 후보 선택권과 결정권을 빼앗는 것은 민주화와 개혁을 위해 투쟁 해온 60여 년 민주당의 역사와 전통을 부정하는 폭거다”고 말했다.

◆ ARS 경선, 흥행·민의 반영 실패

더불어민주당이 전남도지사 후보를 비롯해 도내 22개 시군 단체장 및 지방의원 ARS 여론조사를 통해 흥행을 기대했지만 사실상 실패했다.

경선 여론조사 설문이 많고 후보가 다수인 경우에는 시간이 길어 업무 중에 응답이 어렵고, 설문 하나하나 듣고 숫자를 눌러야 하다보니 시골 고령층들은 전화작동 방법을 몰라 중간에 끊어 버리는 경우가 많았다는 전언이다. 여기에 일반적으로 ‘02’, ‘070’ 번호는 광고성으로 인식하고 있어 번호만 보고 끊는 것도 여론조사 참여가 낮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로 지난 18∼20일 사흘간 진행됐던 광주시장 경선 중 권리당원 4만3381명 중 1만8567명이 투표해 42.08%의 투표율로 권리당원 10명중 4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국민여론조사에서는 6만명 가운데 3천200여명만 투표(5.41%)해 광주시민 10명 중 1명에도 못 미치는 낮은 투표율을 보였다.

김영록·장만채 후보가 맞붙은 전남지사 후보 결선투표 경선도 마찬가지 결과를 보였다. 권리당원 5만7000명 중 2만6204명이 투표해 45.97%의 투표율을 보였고, 국민여론조사에서는 6만명 중 2천566명이 투표해 4.27%의 투표율에 그쳤다. 전남지역 전체 유권자 154만9440명(제6대 지방선거 기준)중 1.8%인 2만8770명이 참여해 민주당 전남지사 후보를 선출한 셈이다.

광주·전남에서 권리당원 투표율이 과반을 넘지 못하고, 일반 유권자들의 투표율이 4∼5%에 그친 것은 지역민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 영암무안신안 국회의원 선거 룰 경선 1주일 앞두고 바껴

서삼석-백재욱 후보가 맞붙은 영암무안신안 국회의원 재선거 경선은 논란이 많았다.

재선거 지역 확정 후 고 김대중 대통령 3남 홍걸씨의 전략공천설이 난무, 유권자 선택권을 빼앗아간다는 여론이 높자 경선지역으로 확정했다. 경선은 ‘일반여론조사 50%, 권리당원 ARS 투표 50%’였다. 그러나 경선 1주일을 앞두고 경선 룰이 100% 일반여론조사로 바뀌었다. 기존 경선룰이 그동안 지역에서 활동해 온 서삼석 후보에게 유리하기 때문에 권리당원을 제외한 100% 국민여론 조사로 돌렸다는 전언이다. 이 같은 경선룰이 정해지기 전 중앙당은 백재욱 후보에게 전략공천을 하려 했다가 광주 서구가 전략공천으로 분류되면서 호남 두 곳의 전략공천이 될 경우 민심이반을 염려해 경선지역이 됐다는 이야기도 흘러 나와 ‘특정 후보를 위한 경선’ 룰 변경이라는 지적을 면치 못하게 됐다.

더구나 지난 4월 23일과 24일 실시된 ARS경선에서 서삼석 후보측 대리투표 의혹이 붉어져 선관위와 무안경찰이 조사해 ‘혐의점이 없다’고 밝혀졌는데도 중앙당이 결과 발표를 미루고 직접 실사에 나서 지난 27일 개표해 서삼석 후보를 최종 공천자로 낙점했다는 것도 중앙당의 의중을 의심케 했다.

고무줄 경선룰은 광주 서구 국회의원 재선거도 경선→전략공천→경선으로 오락가락 했다. 이곳은 당초 ‘일반여론조사 50%와 권리당원 ARS 투표 50%’ 경선이었다. 그러나 전략공천으로 분류했다가 다시 경선으로 돌리면서 권리당원 100% 경선을 하도록 했다. 이를 두고도 권리당원을 관리해 온 박혜자 전 제19대 국회의원을 염두에 둔 공천 룰이었다는 시각이 적지 않았고, 결국 송갑석 후보가 확정돼 중앙당의 꼼수(?)는 무색해졌다. 이밖에도 중앙당이 이유없이 목포시장과 신안군수 경선을 보류했다가 목포는 경선지역으로 신안은 추미애 대표 비서실 부실장을 지낸 천경배 예비후보가 전략공천되면서 텃밭 주자였던 임흥빈 예비후보가 ‘낙하산 공천’에 반발,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는 빌미를 제공했다.

◆ 군수후보 경선

무안군수의 구속으로 인해 무주공산이 되면서 예비후보들의 활동에도 불구하고 지역민심과 달리 군수후보 전략공천설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일찍부터 김산-정영덕-이동진-홍금표 등 4명이 예비후보를 등록했고, 경선지역으로 확정됐다. 이들 후보들은 전남도당 1, 2차 서류심사를 통과, 지난 22일과 23일 ‘일반여론조사 50%와 권리당원 ARS 투표 50%’ 경선을 통해 정영덕 전 도의원이 최종 후보로 확정되면서 정 후보는 민주당의 프리미엄을 업고 한발 더 당선권에 다가서게 됐다.

하지만 군수 경선 2차 심사에서 이동진 후보가 컷오프 됐지만, 이 후보는 상대 모 후보와의 형평성을 제기, 중앙당에 즉각 재심을 청구해 부활 4인 경선이 치러졌다. 이는 전남도당 후보 심의를 무용지물로 만들었는가 하면, 군수 2∼3인 경선 원칙을 스스로 어긴 셈이 됐다.

◆ 도의원 경선

도의원 경선은 1선거구 김성숙-백창석-이혜자 3명과 2선거구 나광국-김갑송-김영석-임성주 4명이 예비등록해 서류심사에서 2선거구 김영석, 임성주 후보만 컷오프 됐다.

지난 25일과 26일 ‘권리당원 ARS 투표 100%’ 경선으로 치러져 1선거구에 이혜자, 2선거구에 나광국 후보가 확정됐다.

하지만, 1선거구 백창석 후보는 “결과가 황당하다”면서 이의를 신청했지만 기각됐고, 김영석 후보는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 출마로 선회했다.

◆ 군의원 컷오프 하나마나

무안지역 기초의원 컷오프는 오히려 편만 갈라 갈등만 심화됐다.

군의원 공천은 사실상 큰 의미가 없다. 광역단체장·군수 등과 달리 군의원 선거는 인물, 인지도 등이 표심에 대거 반영될 가능성이 높아 정당 지지율과 상관없는 선거 결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소지역주의가 강해 읍면 인구수에 따라 당락이 상당히 좌우된다. 때문에 정당 공천을 받으면 정당의 프리미엄은 있지만 상대당 및 무소속 후보와 싸워 당선권 순위에 들려면 같은 정당 후보와도 ‘전쟁’을 해야 한다. 실제로 과거 무안지역은 민주당 텃밭속에서 군의원은 무소속 당선자도 속출했다.

무안지역은 이번 민주당 경선에 11명이 신청, 가선거구 3명, 나선거구 4명 등 단수 공천했다. 이 과정에서 김태중, 나금남, 정해만, 김인숙 후보 등 4명이 컷오프 탈락했다. 이에 김태중, 김인숙, 나금남 후보는 민주당을 탈당, 무소속 출마를 굳혔고, 정해만 후보는 민주평화당 공천을 받아 기초의원 출마를 한다. 결국 민주당의 후보확정이 후유증만 남기게 된 셈이다.

따라서 이번 군의원 선거는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맞서는 야당과 무소속 후보들의 선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최근 민주당이 높은 지지율에 취한 나머지 독선과 오만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 여론이 확산 되고 있어 야당과 무소속 후보들은 견제 심리(?)를 이용한 반사 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 상대당 역선택

이번 무안지역 국회의원·군수 경선에서는 상대당 지지자들이 민주당 후보 역선택도 없지 않아 정당 선거의 의미를 희석시켰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무안지역 민주평화당은 경선없이 후보가 단수공천 됐다. 반면 더불어민주당만 경선이 치러져 상대 당 지지자들이 비교적 싸움이 쉽다는 민주당 후보 역선택 ARS 투표도 없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1990년대 지방자치 실시 후부터 지역의 정치 양대산맥으로 갈라져 선거 때마다 지역민 갈등을 불러 온 서삼석-이윤석 후보가 이번에도 맞붙게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서삼석 후보 승리를 막기위한 상대당 백재욱 후보 역선택 지지가 없지 않았고, 군수 경선도 모 후보 2명이 서 후보와 친분이 있다는 설로 특정 후보에게 역선택 투표를 무시할 수 없게 됐다.

한 유권자는 “이번 민주당 경선 과정을 보면 민주평화당과 민주당 특정 후보간에 ‘무안통합당’이 생긴 것처럼 정당의 정체성마저 사라지게 만들어 혼란스러웠다”며 “선거 결과에 따라 지역 고질적 병폐인 국회의원과 군수간의 갈등이 또 빚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 그들만의 리그, 진흙탕 싸움

선거 때만 되면 아름다운 경선과 깨끗하고 선진화된 선거문화 풍토 조성 선거가 표어가 된다. 이번 6·13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자들이 원팀(One Team) 선거운동을 선언하고 페어플레이를 다짐해 화제가 됐다.

원팀운동이란 부산을 시작으로 울산, 대전, 경남, 제주, 경기, 강원 등 전국적으로 확대된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자들의 공명선거 캠페인으로 △비전과 정책을 제시하는 선의의 경쟁 △상대 후보 비방 및 공격 배격 △경선과 공천 결과에 승복 △본선 승리를 위한 합심과 단결 △당의 명예 실추 및 갈등과 분열 방지 등이다.

그러나 지방선거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정확한 근거도 없이 국회의원·군수·도의원·군의원 후보 가리지 않고 네거티브 전이 무차별 확산돼 혼탁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결국 네거티브전에 유권자들의 피로감만 쌓이고 있고, 일부 시민들은 ‘그 후보가 그 후보다’는 선거 무용론까지 말한다. 정작 지역발전을 위한 청사진이나 후보 개인의 소신 있는 정책선거는 뒷전으로 밀려나 유권자들의 정치 무관심만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것.

지역민 A씨는 “명함에 자신의 이력만 빼곡히 써서 다닐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정책이 담긴 명함을 제작해 배포했으면 한다”면서 “후보자들이 지역발전을 위한 로드맵 등 정책선거로 깨끗한 정치 정정당당한 선거로 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역민 B씨는 “일부 정치인들의 네거티브 낡은 정치 청산이 더불어 민주당의 구태의연한 낡은 정치 쇄신이다”면서“타 지역의 민주당 후보들이 ‘원팀 경선’으로 후보 간 시너지를 내고 있는 것처럼 지역사회에서 지나친 정쟁과 헐뜯기는 그만하고 제발 후보의 능력과 정책으로 대결하는 지방선거 좀 만들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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