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경 석북마을 주민들 돌풍 피해 막대
주민들 “20년 전부터 선착장 건설 요구했지만 외면”

[무안신문=서상용 기자] “20년 전부터 마을 선착장을 만들어 달라고 무안군에 요구했지만 아직도 건설되지 않았습니다. 선착장만 있었어도 이런 날벼락 같은 피해는 입지 않았을 것입니다.”

2월 마지막 날 불어 닥친 돌풍 때문에 마을에 있는 어선 절반이 파손된 현경면 수양리2리 석북마을.
41가구 56명의 주민이 거주하는 석북마을은 인근 함해만 바다에서 숭어, 낙지, 전어, 병어, 돔 등을 잡아 생활하는 어촌마을이다. 이 마을엔 1~3톤 급 어선이 20척이나 되는데 지난 2월 28일 낮 1시께 불어 닥친 돌풍으로 절반이 넘는 11척이 파손되는 피해를 입었다.

정박할 곳이 없어 바다에 닻을 내린 배들은 돌풍과 너울에 이리저리 쓸려다니며 솟구쳤다 꼬꾸라지기를 반복, 방파제에 부딪쳐 깨지고 뒤집혀 침몰했다.

전파가 5척, 70% 손상 4척, 반파 2척 등 어민들이 어림잡아 추산한 피해액만 5억원에 달한다.

어민들은 부서진 배를 둑에 올려놓고 일부는 마을로 옮겼지만 워낙 손상이 심해 수리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배들이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아 피해는 고스란히 어민들 몫이다.

이곳 석북마을 선착장은 접안시설도 없다. 그래서 주민들은 바다에 닻을 내리고 방파제에 배를 묶어두며 바람이 불때마다 불안한 날을 보냈다.

마을이장 강평원(58) 씨는 “배가 2~3척 있는 마을도 선착장이 있는데 20척이나 되는 우리 마을엔 선착장이 없다”면서 “20년이 넘도록 선착장을 만들어달라고 군수·의원들에게 요구했지만 들어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무안군은 “정식으로 무안군에 선착장 건설 민원이 접수된 건 지난해고 예산이나 갯벌습지보호구역인 관계로 콘크리트 공사는 할 수 없는 여건이어서 1억5천만원을 들여 물양장과 부잔교 등 접안시설을 설치해 어민 편의를 도모하기로 했다”면서 “당시 기상특보가 내려진 상태도 아니고 피해액이 재난기준에 미치지 못해 보상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태풍이 불 때 배를 육지로 옮길 수 있도록 인양기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무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