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안신문 발행인 박금남
최근 겨울을 실감 시켜 준 추위가 맹위를 떨치고 지나갔다. 입춘(2월4일)이 무색할 만큼 하루 종일 영하의 한파가 10여일간 동장군의 매운 맛을 충분히 보여줬다.

아침에 일어나면 밤새 내린 눈으로 곧고 푸른 상록수마저 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고개를 숙인 채, 무게를 치워 줄 바람과 햇빛을 기다리는 모습은 엄숙하기까지 했다. 발목까지 쌓인 눈은 세상을 하얗게 덮어 사람을 불가항력으로 만들었다.

이런 눈을 살아생전 몇 번이나 볼수 있을까 싶어 눈은 호강했지만 몸으로 견디기에는 큰 불편이 따랐다. 당당한 걸음걸이도 총총걸음이 됐고, 먼저 가려는 차량들의 속도 경쟁도 없었다. 자연의 순리를 거스리지 말고 살라는 동장군의 횡포가 보여준 교훈이었다.

그리고 눈이 흔적을 감춘 지금 우리는 며칠 전 자연 앞에서 무능했던 기억을 상실한 채 다시 인간이 최고의 만물 영장 인냥 시끄럽게 살아가고 있다.

요즘 우리나라 정세를 하나의 그릇에 담아 섞어보면 ‘검은 색’이 나타나지 않을까 싶다. 국내 정치를 비롯해 사회 곳곳에 쌓여있다가 드러난 적폐는 파고 들어갈수록 검은 사회를 가관으로 드러내고 있다. 화합과 정의는 어디에도 찾아보기 어렵고 흠집과 생채기 내기 뿐이다.

지구인의 축제 동계올림픽이 평창에서 열려 세계 각국의 눈이 한국에 쏠리고 있다. 88올림픽이 경제대국을 열었다며, 이번 평창올림픽을 통해 제2의 국가 도약기를 가져야 할 호기다.

그러나 정치는 오는 6·13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국가 생채기 내기에 급급하다. 미국은 평창 올림픽이 끝나면 금방 군사행동을 감행, 한반도 전쟁을 일으킬 것처럼 엄포를 놓고 있는데도 야당은 남의 나라 일이다.

마치 전쟁을 부추기는 분위기다. 북한 선수 참가와 단일팀 구성, 북한 고위직 방문을 평양올림픽으로 치부하고 연일 정부를 공격한다. 야당 대표는 막말 퍼레이드를 벌이면서 언론 기사에는 내로남불이다.

야당의 말대로라면 현 정부 지지자는 좌파고 그들만이 애국자다. 그렇다면 좌파정권이 들어선 지금 이 나라는 진즉 적화통일이 됐어야 했다.

뭐가 국민을 위하고 정의고 진실인지 여의도 정치 색깔은 검은색 일로다. 국가적 축제때는 자국의 이익 챙기기를 우선해 여야가 앞장 서 국민화합을 도모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들에게는 당리당략만 있다는 게 한심하다.

또한 사회는 어떤가, 현 정권의 과거 부패 적폐청산을 두고 보복이라며 연일 다투던 정치가 잠잠해 지는가 싶더니 이번에는 여성의 성희롱이 사회 문제로 등장, 여성들의 ‘미투’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폐쇄된 검찰 조직내에서 시작돼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조직이 있는 곳은 어디나 관행처럼 성희롱이 있었음을 보여 주고 있다. 따라서 요즘 같으면 조직내 갑의 위치에 있는 남자들은 누구도 자유롭지 못할 죄인으로 여겨지는 분위기다.

사법부도 이번 적폐청산 과정에서 권력자와 기업가들은 검찰 및 법정 출두 날자나 교도소 가는 날을 그들이 정해 가는 모습에서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법치 불신사회를 보여줬다.

그렇다고 우리 지역인들 다른게 있나 싶다.

지역 일꾼으로 뽑았던 사람들 중 지역구 국회의원이 지난 8일 의원직을 상실했고, 군수는 1·2심에서 직위 상실형을 받아 대법원 상고 상태며, 지난해 1선거구 도의원이 직위를 상실했다.

이 지경까지 이른 데는 원칙도 정의도 없는 선거 모리배들의 선동정치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들은 선거 때마다 갈등과 반목을 조장, 개인의 이익과 기득권 연장을 위해 특정 후보에게 편승했고, 유권자는 십수년째 이들의 감언이설에 속아 표를 던지는 들러리(?) 역할을 했다.

결국 선거가 끝나면 유권자는 안중에도 없고 형제보다 끈끈하게 맺어진 모리배들의 끼리끼리 문화는 더욱 견고하게 쌓아진 모습을 보면서도 늘 선거 때만 되면 바른 눈을 가지지 못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선거 모리배들만 나무랄 수도 없다.

올해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그들의 수십년 해묵은 반목과 갈등을 조장하는 정치 수법이 등장해 아수라장을 만들어 가는 양상이다. 더 이상 들러리 유권자는 되지 말자는 것이다.

이번 설날은 많은 향우들이 고향을 찾아 올 것으로 보인다. 지역에 살고 있는 우리들의 낯간지러움이 더해질 것 같다.

우리의 희망없는 아수라 사회에서 우리 자녀들이 그들의 적폐사회에서 살면서 미래의 꿈을 꾸는 것이 사치가 되도록 해서는 안된다. 요즘 같다면 세상에 섞여 궁상맞기보다는 외로움이 낫다는 생각이 든다.
수년째 이어진 지역경기 침체에서 근근이 살아가는 군민들이 즐거운 설날을 보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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