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박금남

[무안신문] 또 한해가 저물었다. 언제나 그랬듯이 지난 한해 역시 국가나 우리지역 모두 다사다난했던 한해로 기억된다.

국내외적으로는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돼 영어(囹圄) 생활을 하고 있고, 5월에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섰다.

북에서는 수차에 거쳐 미사일을 쏟아대며 한반도 긴장을 높이고 있는가하면, 우리나라는 안중에도 없이 미국의 맞대응 횡포는 자주국방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상기 시키고 있다. 그렇다고 경기가 좋아 국민들의 행복지수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현상 유지만 해도 다행이라고 할 만큼 국내경기는 어렵고, 지역경기는 바닥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 한국은행의 금리인상은 금리·부채·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중산층이 붕괴, 가계부채는 부유층과 빈곤층 양극화가 더 벌어질 듯 싶다. 중산층이 얇아지면 사회통합, 관용 등의 국민적 기초도 붕괴되게 되어 있다.

설상가상, 우리지역의 지난 한해는 다시는 되돌리기 싫은 정치적 고난사이기도 했다.

국회의원은 1·2심에서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아 현재 대법원에 상고 중이고, 군수 역시 1심에서 당선 무효형을 받아 구속돼 있는 상태다. 두명 뿐인 도의원 중 한명은 의원직을 상실했다. 당연히 지역 발전은 정체될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지난 11월말에는 군민들의 숙원사업이었던 호남고속철 2단계(광주 송정-목포) 구간 중 무안국제공항 경유가 확정돼 그나마 숨통이 트였다. 무안으로서는 지역의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던 터라 신성장 동력의 한 축을 마련했다는 점은 미래 무안에 대해 상당한 고무적인 현상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여건이 좋아졌다고 해서 이를 리더할 사람이 자격이 없다면 무슨 소용이랴. 구슬도 꿰어야 보배가 된다.

무술년 새해가 밝았다.

우리 지역 발전의 걸림돌은 정치가 가장 큰 문제다. 지금까지 우리지역 정치는 오직 자신들의 생존권 다툼에만 방향키를 꼽고 갈등과 반목을 만들 뿐. 화합과 소통은 없었다. 정치적으로 고발, 고소, 진정 등 반목과 갈등이 역대 최고조에 이르러 사람간 신뢰까지 추락시킬 만큼 생채기가 커져 있다.

목전에 지방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누구를 선출하느냐에 따라 무안의 미래가 바뀐다. 능력있고, 소통할 수 있는 리더라면 충분히 미래가 보장되지만, 돈이나 조직으로 당선된 후보라면 과거의 전철을 밟을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올해 치러지는 6·13 지방선거는 ‘자치분권 원년’을 여는 중요한 선거다. 문재인 정부는 자치입법권·자치행정권·자치재정권·자치복지권 등 4대 지방 자치권을 헌법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실질적인 지방분권 확대를 위해 주민투표 확대, 주민소환 요건 완화 등 주민직접참여제도도 확대할 계획이다.

곧 중앙집권 체제를 끝내고 시민이 주체적인 의사결정 권한을 갖고 일상을 가꿔나가는 구조로의 대전환이 이뤄진다.

따라서 자치단체장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함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교수신문’이 매년 연말이 되면 한해를 정리해 발표하는 사자성어가 회자된다. 2016년에는 군주민수(君舟民水)를 선정, ‘군주는 배요, 백성은 물이다. 물은 배를 띄울 수도, 뒤집을 수도 있다.’ 고 했다. 결국 현직 대통령이 탄핵돼 권좌에서 쫓겨났다.

2017년 사자성어는 파사현정(破邪顯正)을 꼽았다. “그릇된 것을 깨뜨려 없애고 바른 것을 드러낸다” 는 뜻이다. “적폐청산이 제대로 이뤄졌으면 한다”는 게 추천 이유다.

지금까지는 정치인들이 교묘하게 포장하고 속이면 넘어갔던 국민이었다. 이제는 이미지 정치인에게 속지 않아야 한다. 한때 실세였던 사람들이 검찰에 불려 나갈 때는 입을 맞춘 듯 거짓과 위선의 ‘모르쇠’ 일관하는 모습은 일말의 가책이나 선과 악의 최소한의 보편 가치기준마저 보여주지 않고 있다. 과거 정권의 불통, 불신 속에서 진행됐던 적폐청산을 보면서 분노와 울분을 삭이며 국민들은 지켜보고 있다.
모든 갈등은 하나로 흐르는 맥이 있다고 한다. 그 맥의 중심에는 정치인과 기득권이 있다. 때문에 정치가 변하지 않으면 갈등 치유의 해법이 없다. 지역내 갈등 극복도 기득권의 반성에서부터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된다. 생존권 영위에만 열중하는 정치인과 지역 기득권층들이 지역발전을 위해 상생과 협력, 공감 등 사회통합 정책을 펴는 기적을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기대해 본다.

새해 혁띠를 더 조여매고 살얼음판 같은 녹녹치 않는 격랑의 한해를 또 살아야 할 것 같다.

무안신문은 새해에도 ‘소통과 화합, 나눔’에 역점을 두고 서민층 대변 역할에 충실하려고 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저작권자 © 무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