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강 신청·기준학점 채우면 졸업…현 초등학교 5년생 고1부터 도입
토론·실습 위주, 학년 구분 없어…교사 업무량 증가, 인프라 부족 해결 시급

[무안신문] 고등학생들이 희망진로에 따라 필요한 과목을 선택해 배우고 기준학점을 채우면 졸업을 인정받는 고교학점제가 지금 초등학교 5학년이 고1이 되는 2022년 시행된다.

교육부는 지난 11월27일 발표한 ‘고교학점제 추진 방향 및 연구학교 운영계획’에서 중장기적 준비와 검토, 충분한 공론화를 거쳐 2022년 고교학점제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교학점제는 입시를 전제로 한 획일 교육이 아니라 진로 개척과 잠재능력 개발을 목표로 한 실리추구형 학사제도다. 교육과정 이수 여부를 형식적인 출석 일수가 아니라 학점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영역·단계별 선택이 가능한 학점 기반 교육과정으로, 수강신청을 통해 배울 과목을 스스로 선택한다. 사회·교양·예체능 분야는 필요한 과목을 추가 개설할 수 있고, 수학·과학 등은 난이도와 학습량에 따른 수준별 수업 편성도 가능하다. 수업은 학년 구분 없이 들을 수 있고 토론·실습 중심으로 운영된다.

평가는 성취평가제(절대평가제)를 적용해 과정 중심으로 이뤄지며, 중장기적으로는 대학의 F학점과 비슷한 개념의 이수·미이수 제도 도입도 검토된다.

고교학점제는 2021년까지 2차례에 걸친 연구·선도학교 운영, 정책연구·종합 추진계획 마련, 현장 의견수렴 및 제도 도입을 통해 단계적으로 추진된다.

이 같이 고교학점제는 학생의 과목 선택권 보장과 교수학습·평가 개선을 통해 고교교육의 실질적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정부는 기대한다.

하지만 교사의 가중되는 업무부담과 부족한 인프라, 대학입시에 유리한 과목으로 쏠림 현상 등 산적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도입되면 학교 현장에 큰 혼란이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특히 고교학점제가 안정적으로 정착되려면 교사의 업무량 증가와 인프라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게 최우선 과제다. 개설 과목이 늘어나면 교사의 수업과 평가 관련 부담도 당연히 늘어나게 된다.

또 고교학점제가 수업과 평가, 졸업 등 고교 교육과정 전반은 물론 대학입시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치밀한 연구와 준비를 거쳐 도입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학교와 교사의 과목 개설권 범위와 낙제 제도 도입 여부 등 기본개념도 정립돼 있지 않는 만큼 학점제 도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국가교육회의가 출범하면 충분한 논의를 거쳐 도입을 결정해야 한다. 고교학점제를 일방적으로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면서 내년 100곳의 시범·선도학교 지정 계획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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