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까지 인상…한계가구·영세 자영업 이자부담 ‘직격탄’
1419조 가계부채…대출규제에 어려움 불가피

올해 국내 가구당 평균 부채 첫 7천만원 돌파
광주·전남 가계 빚 42조7437억…가구당 평균 3270만원

[무안신문]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1일 현재의 연 1.25%의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연 1.50%로 정하면서 한계가구와 영세자영업자들이 ‘빚 폭탄’을 맞을 것이라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실질소득은 감소하는데 빚만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위기 이후 지속했던 저금리시대가 끝났음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면서 이들의 고통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금리 인상의 충격파는 문자 그대로 한계 상태에 내몰린 한계가구(고위험가구)와 영세 자영업자들이 가장 먼저 받는다. 한계가구는 가구당 3∼4명으로 가정하면 100만명 안팎이다. 한계가구는 약 3곳 중 1곳 꼴로 자영업자다.

국내에서 금리 인상은 경기회복이 궤도에 올랐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1419조 가계부채의 뇌관을 건드려 가계 이자 상환 부담이 커지고 부실기업들도 생존이 어려워진다. 내년부터 신(新)DTI(총부채상환비율)·DSR(총체적상환능력심사제) 도입으로 대출이 줄어드는데 금리까지 오르면 부동산 시장에도 충격이 불가피하다.

올해 처음으로 부채 규모가 분석된 자영업자 실태에 따르면 약 150만명의 자영업자가 빚을 지고 있다. 이 가운데 ‘생계형 자영업’이 48만명, ‘일반형 자영업’이 85만명이다. 생계형 자영업자들이 38조6천억원, 일반형 자영업자들이 178조원의 빚을 지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1인당 평균 부채가 3억2천400만원으로 비자영업자, 즉 직장인의 1인당 평균 부채(6천600만원)보다 훨씬 많다. 특히 음식점, 소매업 등을 주로 하는 생계형 자영업자의 경우 규모가 영세해 연 소득은 1천600만원에 불과하다. 월 100만원 남짓 버는 수준이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서 금리 인상은 이들의 부채가 상대적으로 악성이고 고금리라는 점에서다. 지금까지는 여러 곳에서 대출을 받아 ‘돌려막기’를 해왔지만 금리가 올라 빚 상환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 뻔하다.

광주·전남 지역의 경제사정도 이번 금리 인상으로 인해 제2금융권에 몰린 가계부채와 시중은행에 몰린 기업대출은 지역경제의 뇌관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들의 자금조달능력이 한계에 달한다면 서민경제 전반에 심한 후폭풍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광주·전남은 가구(총 131만2000가구) 당 평균 부채는 3천80만원 가량이었다. 하지만, 1년 만에 가계 빚이 평균 190만원 증가해 3천270만원이 됐다. 이 중 서민들이 가장 많이 찾는 주택담보대출(지난 9월 기준)은 21조4901억원으로 전체의 50.3%를 차지했다. 주택담보대출은 3.24%에서 3.32%로 0.08%포인트 금리가 상승했다.

반면, 매년 늘어나는 가계 빚과 달리 소득은 정체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월평균 명목 가구소득은 453만7천원으로 1년 전보다 2.1% 증가했지만 물가 상승률을 고려한 실질소득은 월평균 439만2천원으로 1년 전보다 0.2% 감소했다. 물가 상승분을 제외하면 실제로 가구가 손에 쥐는 돈은 줄었다는 의미다. 실질소득은 2015년 4분기 이후 쭉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금융부채 보유 가구의 연간 평균 이자비용이 308만원에서 476만원으로 168만원 늘어나고, 한계가구는 803만원에서 1천135만원으로 332만원 증가할 것이라”며“한계가구와 영세 자영업자 등 취약 계층에 금리 인상에 따른 대비책이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1월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 가계신용은 1천419조1천억원이었다. 통계청의 올해 가구 추계(1천952만 가구)를 고려하면 가구당 7천269만원씩 부채를 짊어진 셈이다. 가구당 부채가 7천만원을 넘어선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저작권자 © 무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