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속작물(양파)연구소 시급…FTA 개방과 기후변화 대응
양파종자 채종기술 높여 자가 보급률 높여야

기후 온난화…중만생 양파에서 (극)조생 양파로 경쟁력 키워야
인력난 해소, 경영비 절감 대안은 기계화

[무안신문=서상용 기자] ◆ 양파 주산단지 무안, 입지 갈수록 좁아져 = 본지는 그 동안 ▲무안 양파재배역사 85년 ▲양파재배 경쟁지 경상도 ▲양파재배 전국화 ▲ 무안양파 주산단지 입지 유명무실 등의 주제로 4회에 거쳐 양파주산단지 무안의 현실과 타 지역 양파재배 사례를 현장 취재해 집중 보도했다. 이번에는 마지막으로 무안양파 명성 이어갈 수 있는 대안 찾아보고자 한다.

먼저 기후의 온난화로 양파 재배가 전라북도 고창, 충남 서산, 충북 보은군을 비롯해 과거에는 엄두조차 못냈던 강원도 철원, 경기도 파주 등에서도 재배될 만큼 북상했다. 곧 양파재배가 전국화 되어 양적 팽창이 되고 있다. 따라서 무안의 양파 재배 면적이 예전에 비해 줄지 않았지만 전국재배 양파면적 대비 매년 줄어 주산단지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점은 분명하다.

무엇보다 무안과 견주는 경상도는 양파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는 가운데 재배 경쟁력을 유지해 가고 있고, 전북과 충청권은 양파를 농가 대체소득작물로 육성하고 있다. 특히 이들 지역은 90여년 동안 한곳에서 양파를 재배해 오는 과정에서 연작피해 등 각종 땅병이 창궐하는 무안에 비해 새로운 땅에서 재배해 양파 저장력이 뛰어나고 구의 크기도 무안양파에 비해 커 무안은 갈수록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 양파종자 채종기술 높여 자가 보급해야 = 현재 무안은 양파종자 보급에 있어 자가 채종 보급율은 2%에 불과하다. 지난해도 씨앗을 맺을 당시 날씨가 더워 2∼3Kg 채종에 불과할 만큼 채종은 겨우 명맥만 유지해 오고 있다.

따라서 양파 종자개량 및 채종기술 향상이 시급한 실정이다. 현재 양파채종은 농촌지도자회에 종자대 50%를 지원, 위탁하고 있다. 그러나 회원들의 고령화로 어려움이 큰 것도 사실이다.

무안군은 젊은 사람들로 구성된 위탁 법인체를 육성, 종묘다운 종묘를 개발 채종하는 기술을 향상시켜 나간다는 계획이지만 쉽지만은 않다는 설명이다. 현재 양파 생산비 중 종자대 비중이 높아 자가 채종이 이뤄질 경우 종자구입을 위해 종묘법인에 매년 지급되는 비용 4∼5억원은 줄일 수 있다는 게 군의 설명이다.

◆ 파속작물(양파)연구소 설립 시급 = 양파 주산단지 경쟁지인 경남 창녕군이 양파 경쟁력을 유지해 나가는 데는 양파연구소가 설립돼 경남도와 양파연구소 주관으로 양파연구를 지속적으로 해오고 데 있다. 양파연구소 운영은 군 자체 예산 운영에는 한계가 있어 도 지원하에 끊임없는 양파종자 연구와 채종에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반면 무안군의 실정은 다르다. 양파재배 87년의 역사를 가졌지만 반복적으로 재배만 해 왔을 뿐 종자 대부분은 매년 종묘회사를 통해 구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무안군은 청계면 청천리 소재 농촌진흥청(국립원예특작과학원) 바이오에너지작물센터를 국립 파속작물(양파)연구소로 전향하거나 파속작물(양파) 연구소 설립이 필요하다고 정부에 건의해 둔 상태다. 특히, 무안군은 양파 종묘회사 대다수가 전남에 소재해 시범포 운영이 유리하단는 장점을 들어 현경면 용정리 일원에 2만4,000㎡(시범포, 시설 등), 연구동 1동을 2017년부터 2019년 사업으로 건의해 두고 있다.

무엇보다 전남 서남권은 무안의 양파를 접어 두고라도 파속작물 전국 최대 주산지라는 점도 파속작물연구소 설립 당위성으로 부각된다. 양파, 마늘, 파 등 파속작물은 고흥, 해남, 신안, 진도 등 전남 서남권이 주산단지이다.(표 참조) 그러나 이에 대한 연구소는 없다. 기후, 토양 등 생육환경이 이들 지역이 최적지임을 감안하면 파속작물(양파)연구소 설립은 시급하다. 특히, 파속작물 다양한 연구 기능 강화로 FTA 개방과 기후변화에 대응 차원에서도 필요하다.

지난해 바이오센터가 무안군 양파종자 품종육성지원사업으로 개발한 중조생 ‘맵시왕’이 보급돼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점도 파속작물연구소 설립으로 종묘 개발 시급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 (극)조생 양파 육성으로 경쟁력 강화 필요 =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최근 2018년산 전국 양파 재배의향 결과 전국적으로 3∼6%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무안지역도 지난 20일 양파 정식을 대부분 끝낸 재배면적 의양조사결과 올해 전년대비 5%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양파재배면적이 2,860ha 였지만 올해는 78ha 늘어난 2,938ha로 추정했다. 이는 육묘상태가 양호하고, 올해 양파가격이 좋은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이처럼 전국적으로 양파재배면적이 늘어나면서 무안지역의 중만생 양파 경쟁력은 갈수록 떨어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중만생종 양파를 줄이고 극조생 및 조생양파로 경쟁력을 키워 나가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올해 무안지역 양파재배 2,938ha 중 조생종 재배는 460ha(하우스 80ha, 노지 380ha)로 중만생 2,478ha의 19%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최근 5년 무안군 평균 양파재배면적 3.439ha 중 매년 조생 400ha∼500ha, 중만생이 2,500ha∼3,000ha로 조생종 재배는 늘지 않고 있다.

조생종 양파 전향은 온난화로 인한 피해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 이유이기도 하다. 중만생은 24도 이상이면 잎마름병 증상이 증가하고, 25도 이상이면 뿌리활착이 떨어져 구 형성이 잘 안된다. 아열대 기후 변화로 무안지역이 5년 전부터 잎마름병 증상이 증가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따라서 기온이 서늘할 때 성장해 잎마름병 피해가 없는 조생종이 경쟁력이 있다. 또 비가림하우스에서 생산되는 극조생 재배를 위해 시설에 대한 투자도 이루어져야 한다. 무안 조생종이 제주보다 1주일만 당겨 생산되면 물류비 등에서도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다.

◆ 논 양파 재배 필요…기계화 쉽고 경영비 절감 = 무안지역은 1938년 양파보급 당시 청계를 중심으로 한 논 양파재배가 주류였다. 그러나 현재는 전체면적 5/1가량만 논양파가 재배되고 나머지는 밭양파가 차지한다.

무안지역 밭양파 보급은 80년대 구일산업 영향이 크다. 당시 구일산업 양돈에서 나오는 돈분이 인근 지역 농가에 보급되면서 밭이 주종을 이룬 현경, 망운, 운남, 해제 등 무안 해안변 중심으로 밭양파 재배가 급속히 늘어 지금까지 밭양파 중심으로 재배되고 있다.

그러나 같은 땅에서 수십년 양파를 반복재배하다 보니 타 지역에 비해 땅 자체 경쟁력이 떨어지고 수년 전부터는 땅병 등 각종 질병이 극성을 부려 수확량 감소와 저장성 저하 피해도 커지고 있다.

이에 논양파 재배로 의식 전향이 필요하다. 논양파는 늦가을에 정식해 모내기 전에 수확이 가능하여 윤작으로 병충해 피해를 막을 수 있다. 또한, 양파 구의 균일성 생산으로 상품성이 높고, 부패율도 적어 저장성이 높아진다. 특히, 논양파는 기계화 정식 재배가 쉬워 경영비 절감으로 경쟁력을 키워 나갈 수 있다.

전북 김제는 경지정리된 논 양파 재배가 많아 기계화로 경영비를 절감해 소득을 높이는 것도 일례다. 우리 지역에서는 올해 박상복(운남) 씨가 창포간척지 5만여평을 임대, 논양파를 재배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브랜드화로 가려면 양파의 구가 굵어야만 된다는 생각을 이제는 잊어야 한다. 지금까지 무안양파는 구의 성장에만 농가들이 신경 쓰다보니 비료와 물로 양파를 키워 저장성이 떨어져 상인들이 기피하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무안군은 3월 하순까지만 비료하고 4월부터는 비료를 자중해 줄 것을 당부하지만 농가들이 듣지 않는다.

무안군은 앞으로 양파 중간 굵기 육성을 위해 농협에 계약재배 하여 농협 수매 물량만큼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아울러 농협이 실시하는 생산약정제를 강력하게 적용, 계약 농가가 피해를 봤다면 생산비를 지원해 주는 등 충분한 양 확보로 지속적으로 가락동 등에 제공, 무안양파의 명성을 이어 간다는 계획이다

이제 양파는 경영비 절감 싸움이다. 매년 인력난으로 폭등하는 인건비 감당을 못할 경우 양파는 더 이상 소득작물이 되기 어렵다. 경영비 절감을 위해서는 정식기, 파종기 보급 등을 통한 기계화가 대안이다. 하지만 농가들은 아직도 논양파 재배 기피와 기계 정식이 수확률을 떨어뜨린다는 인식이 크다. 그러나 무안군에 따르면 기계화정식이 오히려 생산율을 높인다는 시험 결과까지 나왔다.

기계화를 위해 무안군은 올해 특색사업으로 양파모종 50% 지원사업도 펼쳤다. 무안군의 지난해 기계화 정식이 501ha에서 올해는 557ha로 늘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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