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박금남

[무안신문] 지난 18일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이 목포신항을 떠났다. 세월호가 지난 2015년 4월16일 침몰한지 1313일, 목포신항에 거치된 지 233일만이다.

권재근씨와 그의 아들 혁규군, 단원고 양승진 교사, 단원고 남현철·박영인군 등 5명의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은 기자회견에서 “비통하고 힘들지만 이제 가족들을 가슴에 묻고 목포신항을 떠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더 이상의 수색은 무리한 요구이며, 저희를 지지해주시는 국민들을 더 이상 아프게 하지 않아야겠다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같이 울어주고 아파해주신 국민들에게 평생 갚지 못할 큰 사랑을 받았다”고 감사의 말을 잊지 않았다.

하지만 가족들을 찾지 못한 것과 관련,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겠다”면서 “지금껏 뼛조각 하나라도 찾아 따뜻한 곳으로 보내주고 싶다는 심정으로 여기까지 왔던 만큼 2기 특조위가 구성돼 한점 의혹없는 진상규명이 꼭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여론조사기관 우리리서치가 참여연대·공공의창 의뢰로 지난 16일 성인 1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2일 여론조사 발표에 따르면 참가자 국민 10명 가운데 6명이상인 63.8%가 ‘노력하면 성공한다’에 공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한, ‘정부는 약자를 대변한다’에 55.9%가 ‘언론은 약자를 대변한다’에 74.1%가 공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새 정부의 적폐청산에 관해 67.5%가 ‘불법 행위에 대한 당연한 처벌’이라고 평가했고, ‘과거 정권에 대한 정치적 보복’으로 보인다는 참가자는 25.7%에 그쳤다.

촛불집회는 75.1%가 ‘긍정적’,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당했으므로 목적이 완성됐다’는 응답은 17.3%에 그쳤다. 반면 ‘앞으로 근본적 개혁을 완성해야 한다’가 71.1%로 훨씬 많았다.

촛불집회 확산 계기는 ‘최순실 등 비선실제의 국정개입’(44.1%)에 이어 ‘대통령의 권력사유화’(23.5%), ‘세월호 참사 부실 대응’(7.1%), ‘재별과 권력의 유착’(7.1%),‘ 부정입학 등 불공정 문제’(5.0%) 등이 뒤를 이었다.

아울러 문재인 정부가 촛불집회에서 나타난 국민의 뜻을 얼마나 잘 계승하고 있냐는 질문에는 긍정적 답변이 69.8%였다.

한국대학신문이 최근 전국에 재학 중인 대학생 1천203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3.4%는 빈부 격차 해소가 가장 시급한 사회문제라고 답했다. 가장 불신하는 집단으로는 응답자 3명 중 1명이 정치인(30.7%)을 꼽았다.

우리 국민들이 함께 풀어나가야 할 우리 사회 현실의 숙제들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정부의 공공적 역할과 언론의 공익적 기능에 대한 불신이 크다는 점도 문제다. 시민 10명 중 7명은 지난해 촛불집회의 목적이 아직 달성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은 당연지사다. 따라서 정부와 언론, 그리고 정치가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세월호를 떠난 미수수습자 가족들은 유해를 찾아 떠나는 가족들을 부러워하며 남아있는 가족들끼리 서로를 위로하면서 고통스런 날을 견뎌냈다.

세월호는 우리 어른들이 각성해야 하는 반성의 역사다. 정부가 어떻게 해야 국민을 아프지 않게 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반성의 상징물이 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징적 차원에서 선체 보존으로 활용하는 것도 바람직할 듯 싶다.

온 나라가 시끄럽다. 지난 5월 새 정부가 들어선 후 ‘적패청산’을 들고 나오면서 그 동안 기득권을 유지해 왔던 정치인들은 정치보복으로 매도하며 맞서는 양상이다. 국민들이 보기에는 ‘거짓’인데도 정치인들은 ‘진실’이라고 우긴다.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고 수사를 받으면서도 할복자살 운운, 결백을 주장하며 정의의 사도처럼 외치는 우리 사회가 아직도 적패 청산이 멀었다는 면을 보여 주고 있다. 국민 10명 중 7명이 지난해 촛불집회의 목적이 아직 달성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은 당연지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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