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최승자

[무안신문] 아침이면 쌀쌀한 바람이 얼굴을 스치고 지나갈 때면 왠지 모르게 마음 한 켠이 서글퍼진다. 멀리 두고 온 고향 부모, 형제, 친지들 생각이 나 금방이라도 닭똥 같은 물방울이 볼 위로 흘러내릴 듯이...

무안군은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문을 열고 결혼이민자들과 함께한지 올해로 9년째이다.

처음시작은 지자체에서 1년 동안 직접 운영하다가 지금은 민간단체에 위탁 운영 하고 있다.

무안군의 다문화가정, 즉 결혼이민자 가정은 얼마나 될까?

2017년 10월 현재 무안군에 다문화가정은 600여 세대이며 베트남이 50%를 차지하고 있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는 결혼이민자들에게 우리말을 가르치고 가족 간 관계개선, 상담, 교육, 2세들에게 언어교육, 발음교정 등 많은 일을 진행하고 있다.

나이가 많아도 장가를 가지 못하고 있는 남자들이 택한 혼인방법의 하나인 국제결혼. 과연 국제결혼의 성공률은 얼마나 될까? 궁금해진다.

대부분 다문화가정의 결혼이민자들은 우선 문화의 차이에서 많은 혼란을 겪는다. 또한 남편과 부인과의 나이차가 워낙 크기 때문에 이중으로 혼란을 겪는다. 물론 모르고 결혼을 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설마”하는 마음으로, 또는 한국은 “부자나라닌까” 또 “설마 그렇게까지”. 하는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한국 땅 무안까지 시집은 온 결혼이민자들의 삶이란 참 가슴이 아프다.

물론 시골에서 노부부 모시고 잘 사는 가정도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결혼이민자 가정은 경제적인 것들을 이민자 스스로가 해결해야 한다. 결혼하면서 친정을 도와주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다 보면 결국은 본인들 스스로가 돈벌이를 해야 하고 또 그 돈으로 친정을 돌봄은 물론 한국가정의 가사까지도 이끌고 나가야 하는 현 실정 등... 대다수의 결혼 이민자들은 평범한 가정에서 평범한 사람으로 살고 싶어 한다. 그러나 현실은 이들을 밖으로 내 몰고 있다.

먼저 문화와 이해차이로 인한 갈등이 가장 심하고 두 번째는 경제적인 문제가 해결돼지 않기 때문에 시간제 일자리나 공장, 들로 나가 품팔이 일을 해야만 그들이 원하는 수입을 얻을 수가 있다.

우리 농촌은 노인인구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결혼이민자 가정이 아닌 일반부부 가정은 농촌에 남으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결혼이민자들은 우리 농촌사회에 큰 기여를 하고 있음에도 항상 뒤로 물러나 있음은 우리사회의 이해 부족이 아닌가 생각한다.

어떤 이들은 한국에 와서 공부를 다시 시작하고 자격증을 취득해서 안정적인 4대보험 직장을 다니지만 소수에 불과하며 대다수의 이민자들은 공장을 다니거나 시간제 노동을 하고 있다.

한국어를 제대로 깨우치지 못한 상태에서 우선 돈벌이에 전념하다보니 미래가 안정적이고 자신의 적성을 살린 직장에 취업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2세 아이들 교육 또한 소홀 할 수밖에 없다. 아이들은 제대로 가정교육이 않된다.

물론 집에는 할머니나 아빠, 또는 할아버지가 계시지만 그 가족들도 생계를 위해 바쁘다는 이유로 아이들은 일찍 어린이집에 가도 방치되곤 한다.

지금 농촌은 아이울음소리를 듣기 어렵다. 결혼이민자 가정이 아니면 아이들 구경하기가 어려운 농촌의 현실이다. 그럼에도 이민자들에 대한 눈총은 따갑기만 하고 어느 누구 한 사람도 이민자들의 편에 서서 이야기를 해 주려 하지 않음은 먼 훗날 뼈아픈 우리시회로의 지름길이 될까 두렵다.

그들도 군민의 한 사람이고 한 가정의 일원이다. 분명 군민임에도 항상 뒤에 쳐져있음은 우리사회가 이민자들에게 문을 열어주려 하지 않기 때문은 아닐까?

600여 가정이 부부와 아이들 그리고 시부모님들 하면 꽤 많은 숫자임에도 대두분의 사람들은 그들의 문제와 상황에 관심이 부족하다.

앞으로 농촌은 이민자들이 일구는 다문화 가정일 수밖에 없다.

이들이 우리 사회의 주역으로 자리를 잡고 살아갈 수 있도록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준비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학업을 지속하도록 배려하고 직업교육을 시켜서 이민자들이 안정적인 삶을 추구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한 마음이 된다면 이민자들의 사회가 또한 우리군정이 밝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가져본다.

그들도 우리 군민임을, 한 가정의 일원임을 잊지 않고 삶을 영위해 갈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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