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신문] 요즘 출근 할 때면 가을의 끝자락 풍경에 감탄사가 절로 난다. 만산홍엽(滿山紅葉) 단풍은 출근을 포기하고 풍경에 취해 멍 때리기라도 하고 싶어진다. 바람에 쓸려 떨어지는 단풍잎이나 이미 기력을 상실해 떨어져 뒹구는 낙엽조차 아름답다.

하지만 시간에 쫓겨 자연이 베푸는 선물조차 팽개치는 게 다반사의 날들이다. 과학의 발달로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는 산업화 속에 끼여 존재감 없이 살아가는 삶이 주위를 돌아보는 여유조차 노략질 해 갔다. 아침에 눈 뜨면 출근을 서둘러야 하고 직장에 도착하면 무의식속에 익혀진 숙련 솜씨로 업무를 하다 퇴근하는 생활의 반복이다. 이런 반복생활은 듣고 보고 살아가는 공간까지 제한시켜 단순한 삶의 사회구조를 만들어 냈다.

똑 같은 뉴스를 접하고 직장에서 똑같은 일을 하다 보니 같은 생각, 단순함은 어쩔수 없다. 이런 와중에서도 우리는 아직도 과학의 발달이 가져올 편리함에 목말라 하는 것은 뭘까. 편리함이 우리에게 여유까지 챙겨주지는 못했다는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오히려 과학이 창조해낸 산업의 편리함을 통해 얻어진 게으름(휴식)으로 행복을 저울질 하며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무엇보다 사람의 게으름에는 과학이 선봉에 섰다. 과학은 생활의 편리 제공 명분하에 간편한 창조물을 매일매일 만들어 냈다. 그 창조물에 사람들은 쉽게 익숙해져 복잡한 생각을 뒤로한 채 획일화 되어 갔다. 세계 1% 가량 천재적 능력을 지닌 과학자들이 창조해낸 창조물로 99%의 사람들은 시나브로 길들여지고 있다는 점이다.

가정에서만 봐도 그렇다. 퇴근해 집에 가면 전기 스위치부터 켜고, 똑 같은 뉴스로 앵무새 말을 반복하는 텔레비전을 켜는 습관은 이미 전기나 전자제품에 길들여진 익숙함의 행동이다. 과거로 회기하여 호롱불 밑에서는 살수 없게 됐고, 우물에서 물을 길어다 쓰는 것도 상수도가 집집마다 연결돼 수도꼭지만 틀면 콸콸 쏟아지다보니 생각조차 하기 싫다. 빨래도 세탁기 없이는 엄두조차 안낸다. 음식 역시 인스턴트식품이 젊은 세대들에게 편리하게 익어 있다. 농경민족으로서 쌀이 남아 돌거라고 몇십년 전만해도 생각할 수 없는 일이었는데 말이다.

문제는 과학의 발달이 지금까지는 사람들을 단순화 시켜왔지만, 앞으로는 황폐화 시킬수 있다는 점이다. 로봇의 등장은 미래 공상영화를 현실로 끌어오고 있다. 과학자들의 천재성은 급기야 신의 범주로 포함하는 인간의 지능을 닮은 로봇까지 만들어 냈다. 이들 로봇에게 인간이 지배받는 세상이 오지 말라는 것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더구나 살인로봇까지 만들어 낸다니…

세계적 물리학자 영국의 스티븐 호킹 박사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인공지능(AI) 기술이 인류 문명사에서 가장 큰 사건이 될수 있고, 최악의 사건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봇들의 인간지배를 배제하지 않는 대목이다.

그는 “이론상으로 컴퓨터는 인간의 지능을 모방하고, 나아가 뛰어 넘어설 수도 있다”며 “AI의 잠재력이 인류가 변형시킨 자연을 원상태로 되돌리거나 가난·질병 문제를 해결하는 일 등에 활용될 수 있지만, 우리는 AI로부터 큰 도움을 받을지, 그것에 의해 옆으로 밀려나거나 파괴될지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AI의 잠재적인 리스크에 대비하지 않는다면 AI는 소수가 다수를 억압하기 위한 수단으로 변질될 수 있다”면서 “AI 제작사들의 효율적인 관리 체계를 위한 법안을 만들어 미리 대비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AI는 몇 년 전부터 친숙하게 익어있다. 용케도 인공지능 AI(Artificial Intelligence)와 질병으로 다가오는 조류인플루엔자 AI(avian influenza) 용어가 같다는 점도 이채롭다.

지식백과에 따르면 인공지능 AI는 컴퓨터에서 인간과 같이 사고하고 학습하고 판단하는 논리적인 방식을 사용하는 인간지능을 본 딴 고급 컴퓨터프로그램을 말한다. 조류인플루엔자 AI는 닭, 오리, 야생조류에서 발생하며 사람에게서도 발생하는 급성 바이러스성 전염병이다.

지난해는 컴퓨터 인공지능 AI가 세계 최고의 바둑 대결에서 승리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조류인플루엔자 AI는 2013년 중국에서 H7N9이 유행하여 400명 이상이 감염됐고, 국내에서는 2014년 H5N8이 조류에서 문제가 되었고 2016년에는 H5N6가 확인되었으나 아직까지 사람에게 감염된 사례는 없다. 다만 중국에서 2014년부터 2016년 11월까지 16명이 H5N6에 감염돼 그 중 10명이 사망했다. 향후 조류독감의 변형이 사람의 전염병으로 바뀔 가능성에 대해 각국이 주시하고 있다.

편리함을 위해 단순화를 쫓는 사람들의 현실이 머지않은 미래에는 조류인플루엔자(AI)가 됐건 인공지능(AI)이 됐든 재앙으로 둔갑하지 않을 수 없다는데 경계하고 대비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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